대우조선 “초고난도 선박 ‘셔틀탱커’ 적기 인도 성공”

김민진 기자 mjkim@busan.com
부산닷컴 기사퍼가기

2020년 노르웨이 크누센사 수주
12만 4000t급 2척 납기 내 인도
‘형님뻘’ 현대·삼성중 지연 작업
첨단 기술 동원 정교하게 완료

대우조선해양이 고도의 기술력이 필요해 납기를 맞추기 힘든 셔틀탱커 선박 2척을 지난달 제때 인도해 선사가 감사 편지를 보내 왔다. 거제 옥포조선소에서 선박이 진수되는 모습. 대우조선해양 제공 대우조선해양이 고도의 기술력이 필요해 납기를 맞추기 힘든 셔틀탱커 선박 2척을 지난달 제때 인도해 선사가 감사 편지를 보내 왔다. 거제 옥포조선소에서 선박이 진수되는 모습. 대우조선해양 제공

큰형도 못 한 일을 막내가 해 냈다? 세계 조선업계 부동의 1위 현대중공업조차 납기를 맞추지 못해 애먹었던 초고난도 선박을 대우조선해양이 제때 인도했다.

특히 한 달 넘게 이어진 하청노조 파업에도 휴가까지 반납하며 밀린 공정을 만회한 끝에 선주사와의 약속을 지켜냈다는 점에서 시장의 기대에 걸맞은 생산 경쟁력을 입증해 냈다는 평가가 나온다.

대우조선해양은 2020년 2월 노르웨이 크누센(Knutsen NYK Offshore Tankers AS)사로부터 수주한 12만 4000t급 셔틀탱커 2척을 납기 내 인도 완료했다고 5일 밝혔다.


셔틀탱커는 먼바다에 있는 해양플랜트에서 생산한 원유를 육상 저장기지까지 수송하는 특수선이다. 해상에서 원유를 옮겨 실어야 하는데, 북해의 변화무쌍한 기상 환경에도 안정적으로 작업을 수행해야 하는 탓에 첨단 기술이 총동원된다.

대표적인 게 선박의 중심을 원하는 범위 내에서 정교하게 제어할 수 있는 ‘자동위치제어시스템(DPS, Dynamic Positioning System)’이다. 대우조선해양이 자체 개발한 이 시스템은 7개의 보조 추진장치(Thruster)와 GPS 시스템을 토대로 선체 위치를 오차 범위 3m 이내로 유지한다.

또 해상 원유 선적·하역 시 유출 사고를 막는 ‘선수적재 시스템(BLS, Bow Loading System)’, 거친 해상에서 선박 중심을 잡아주는 ‘아지포드 시스템(ATS, Azipod Thruster System)’도 탑재한다. 아지포드는 제자리에서 선체를 360도 회전시켜 기동성을 높이는 설비다. 두꺼운 빙하를 깨고 운항하는 쇄빙선의 쇄빙 능력을 극대화하기 위해 개발된 기술이다.

이 때문에 1척당 1500억 원, 동급 일반 원유운반선에 비해 1.5배 이상 비싼 가격을 받는다. 하지만 설비 하나, 하나가 최고 수준의 기술력을 요구하는 데다 이를 상용 선박에서 제대로 구현해 내기가 쉽지 않다. 게다가 발주량이 적어 조선사별 건조 노하우도 턱없이 부족하다. 대우조선해양과 함께 세계 조선업계 ‘빅3’로 손꼽히는 현대중공업과 삼성중공업마저 6~8개월가량 인도를 지연했을 만큼 까다로운 조업이다.

크누센사는 여기에 친환경에너지인 LNG, LPG를 추진 연료로 사용할 수 있는 장비와 ‘휘발성 유기 화합물 복원 설비(VOC RS, Volatile Organic Compounds Recovery System)’ 적용까지 요구했다. VOC는 발암·지구온난화 원인 물질로 주로 원유 선적 시 다량 방출된다. 유럽이나 북해지역에서 운용이 잦은 해양 설비나 셔틀탱커는 VOC 배출 규제를 받는다.

건조 계약 당시 약속한 납기일은 2022년 8월. 2021년 3월 생산에 착수한 대우조선해양은 지난달 약속한 사양의 선박을 완성해 선주사에 인도했다. 특히 발생한 VOC를 다시 압축·저장한 뒤 선박 연료로 사용할 수 있도록 해 연료 효율을 높이면서 환경규제에도 대응할 수 있도록 했다.

대우조선해양은 “선주사의 유기적인 협의와 인도 일정을 준수하기 위해 여름휴가도 반납한 채 구슬땀을 흘린 모든 구성원의 노력 덕분”이라고 밝혔다.

대우조선해양 입장에선 새로운 공법을 적용한 셔틀탱커 건조 기술력을 확보했다는 점도 고무적이다. 운항용 LNG 연료를 탱크로리 트럭을 이용해 선박에 공급하는 TTS(Truck To Ship) 벙커링에 성공해 멀리 있는 저장기지로 이동하지 않고도 LNG 공급이 가능해져 친환경 추진 선박 건조 시 시간적 여유를 확보하게 된 것이다.

대우조선해양 관계자는 “선주 측도 감사 편지를 보내는 등 만족감을 표했다”면서 “앞으로도 최고 품질의 선박으로 선주사 믿음에 보답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대우조선해양은 올해 현재까지 LNG 운반선 21척, 컨테이너선 6척, 해양플랜트 1기, 창정비 1척 등 총 29척(기), 66억 7000만 달러 상당을 수주하며 수주 목표(89억 달러)의 75%를 달성 중이다.


김민진 기자 mjkim@busan.com

당신을 위한 AI 추천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