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힌남노] 또 가동 중지될라… 고리원전 비상 대응

곽진석 기자 kwak@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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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년 전 태풍 ‘마이삭’ 때 가동 중지
출력감소 운전 등 재난대비 만전

제9호 태풍 마이삭이 부산에 상륙한 2020년 9월 3일 당시 부산 기장군 고리 원전 앞 바다에 큰 파도가 치고 있는 모습. 부산일보DB 제9호 태풍 마이삭이 부산에 상륙한 2020년 9월 3일 당시 부산 기장군 고리 원전 앞 바다에 큰 파도가 치고 있는 모습. 부산일보DB

초강력 태풍 힌남노가 6일 부산에 상륙하면서 원전 안전에도 초비상이 걸렸다. 불과 2년 전 태풍 ‘마이삭’ 여파로 부산 신고리 1·2호기와 고리 3·4호기 가동이 잇따라 중지된 전례가 있어 원전 사고에 대한 우려는 더욱 높은 상황이다.


5일 한국수력원자력 고리원자력본부(이하 고리본부)는 “지난 4일 오후 11시부터 고리 3호기를 시작으로 고리 4호기, 고리 2호기가 순차적으로 출력을 감소해 태풍 내습 전 출력 30% 이하로 낮춰 운전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발전소 출력감소 운전은 태풍 등 재난에 대비한 선제적인 조치이다.

고리본부는 앞서 발전소 내부 설비 손상에 대비한 모니터링을 강화하고 시설물 고정 상태와 배수로 점검 조치 등을 마쳤다. 또 힌남노 부산 상륙에 대비해 비상대응인력 사전배치 등 단계별 조치방안을 설정하고 비상대응 근무 체계를 유지 중이다.

전문가들은 이번 힌남노 태풍으로 인한 원전 위험성을 염분 피해, 강풍, 파도(침수), 폭우 등 네 가지로 꼽고 있다. 강풍과 폭우, 그리고 바닷물을 타고 온 염분으로 인한 원전 전력계통 문제와 부품 파손이 우려되며 파도로 인한 발전소 침수 가능성도 제기한다. 이정윤 원자력안전과미래 대표는 “태풍의 위력이 더욱 강해진 만큼 힌남노가 강풍, 폭우, 파도를 통해 원전에 끼칠 위험성도 그만큼 높아지게 된다”며 비산물 사고 또는 발전소 내부 설비에 문제가 생기진 않는지 확인하는 꼼꼼하고 면밀한 감시가 필수적”이라고 말했다.

2020년 9월 태풍 마이삭의 영향으로 부산 기장군 고리원전의 대부분 발전기가 전력계통 등에 문제가 생겨 가동이 정지된 바 있다. 원자력안전위원회와 산업통상자원부 조사 결과 당시 원전 고장 원인이 태풍에 의한 ‘염해’로 결론 났다. 전력량 측정 설비에 염분이 붙고 송전탑에 전기를 보내는 선로에서도 염분 문제로 불꽃이 튀면서 원전 가동이 중단된 것이다.


곽진석 기자 kwak@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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