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힌남노] 열대 저압부와 만나 ‘1+1’ 위력… 만조 시간대 겹쳐 폭풍해일 우려도

김백상 기자 k103@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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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강력’ 힌남노 요인

서남향 이동, 일반적 경로와 달라
뜨거운 해수면 만나 몸집 키우고
북위 30도선 넘으면서 ‘재강화’


제11호 태풍 ‘힌남노’의 영향권에 들어간 5일 오후 부산 서구 남항방파제에 집채만한 파도가 덮치고 있다. 정종회 기자 jjh@ 제11호 태풍 ‘힌남노’의 영향권에 들어간 5일 오후 부산 서구 남항방파제에 집채만한 파도가 덮치고 있다. 정종회 기자 jjh@


태풍 힌남노가 북상중인 5일 부산 해안가 한 상점 유리창에 파손에 대비한 테이프가 붙어 있다. 연합뉴스 태풍 힌남노가 북상중인 5일 부산 해안가 한 상점 유리창에 파손에 대비한 테이프가 붙어 있다. 연합뉴스

‘힌남노’는 매우 이례적인 태풍으로 받아들여진다. 초강력 태풍 자체로도 위협적이지만, 북상 과정에서 에너지를 잃지 않으면서 한반도에 상륙하는 역대 최강 수준의 태풍이 될 수 있다.

통상적인 태풍은 제주도 부근 이상으로 접근하면 대부분 강도가 큰 폭으로 줄어드는 경향을 보인다. 반면 힌남노는 이례적으로 높은 해수면 온도로 에너지 손실량이 매우 적은 편이었다. 특히 3년째 이어지는 라니냐 현상으로, 남중국해 수온이 평년보다 1~2도 높아진 것이 문제가 됐다. 라니냐 현상은 열대 동태평양의 수온이 낮아지는 현상으로, 이에 따른 반작용으로 한반도 부근의 수온은 올라가는 경향이 있다.


힌남노의 경우 발생 이후 서남향으로 이동하면서 일반적인 태풍의 경로와 다른 양상을 보였다. 공교롭게도 힌남노의 이동 경로가 수온이 높은 지역과 일치하면서 세력이 급속도로 커졌다. 뜨거운 해수면은 태풍의 에너지원인데, 마치 생명체가 먹이를 찾아 움직이듯 힌남노가 에너지원을 따라 이동하면서 몸집을 키운 것이다. 30일 오전 3시까지만 해도 힌남노의 강도는 ‘강’이었지만 이날 오후 9시에 이르러서는 최고 등급인 ‘초강력’으로까지 발전했다. 더욱이 힌남노는 오키나와 인근 해상에 다다라 인근에서 발생한 제23호 열대저압부와 만났다. 사실상 두 개의 태풍이 합쳐진 '1+1 태풍'인 셈이다.

또 힌남노는 매우 이례적으로 북위 30도선을 넘으면서 더욱 발달하는 양상을 보인다.

주변 기압계 상황을 보면 힌남노의 왼쪽과 오른쪽으로 각각 티베트고기압과 북태평양고기압이 자리해 있다. 이들 고기압이 양쪽에 위치해 태풍 진로에 영향을 주면서, 힌남노의 저기압성 회전을 더욱 강화하는 역할도 하고 있다.

기상청에 따르면 약한 태풍의 경우 북위 30도선을 넘으면서 다시 강해지는 양상을 보이기도 한다. 하지만 힌남노처럼 강한 세력을 지닌 태풍이 북위 30도선을 넘어서 ‘재강화’하는 모습은 매우 특이한 사례라고 기상청은 설명했다.

한편, 힌남노 영향에 따른 강풍으로 제주와 남해안엔 폭풍해일경보가 예상된다. 특히 힌남노가 한반도에 접근하는 시간대가 바닷물이 높은 만조 때와 겹칠 것으로 보여 물결이 최대 10m까지 높아질 수 있다. 부산의 경우 만조 시간이 6일 오전 4시 31분으로 예보돼 이 무렵 태풍이 부산 앞바다에 접근할 경우 6년 전 태풍 ‘차바’ 때처럼 폭풍해일 피해가 커질 가능성도 있다.


김백상 기자 k103@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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