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수능 검정고시·졸업생 31.1% ‘26년 만에 최대’

이대진 기자 djrhee@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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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 지원자 50만 8030명 집계
정시 확대로 졸업생 비중 증가
높은 표준점수 기대심리 반영
언어와매체·미적분 선택 늘어

2023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을 앞두고 마지막 모의평가 치러진 지난달 31일 부산 중구 남성여자고등학교에서 고3 학생들이 시험을 보고 있다. 올해 수능이 문·이과 통합 체제로 치러지는 것처럼 모의평가도 문·이과 구분 없이 국어와 수학 영역은 '공통과목+선택과목' 구조로 시행된다. 김종진 기자 kjj1761@ 2023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을 앞두고 마지막 모의평가 치러진 지난달 31일 부산 중구 남성여자고등학교에서 고3 학생들이 시험을 보고 있다. 올해 수능이 문·이과 통합 체제로 치러지는 것처럼 모의평가도 문·이과 구분 없이 국어와 수학 영역은 '공통과목+선택과목' 구조로 시행된다. 김종진 기자 kjj1761@

오는 11월 17일 시행되는 2023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 지원자 중 검정고시·졸업생 비율이 30%를 넘겨 26년 만에 최고를 기록했다. 지난해 통합형 수능에 따른 선택과목 간 유불리 현상이 생기면서 고득점에 유리한 선택과목으로 수험생이 몰리는 현상도 나타났다.

6일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이 발표한 올 수능 응시원서 접수 결과에 따르면, 모두 50만 8030명이 지원해 지난해보다 1791명(0.4%) 줄었다. 재학생이 35만 239명 지원해 전년보다 1만 471명 감소한 반면, 졸업생(14만 2303명)은 7469명, 검정고시생 등(1만 5488명)은 1211명 늘었다. 비중으로도 재학생(68.9%)은 1.9%P 줄었지만, 졸업생(28.0%)과 검정고시생(3.1%)은 각각 1.6%P·0.3%P 증가했다. 졸업생과 검정고시생을 합한 비율은 31.1%로 1997학년도 수능(33.9%) 이후 26년 만에 최대 규모다. 졸업생 비율만 따져도 2001학년도(29.2%) 이후 22년 만에 가장 높았다.

부산지역도 전체 지원자가 2만 7628명으로 전년보다 796명 감소한 가운데, 재학생(1만 9546명)이 1310명 줄어든 반면 졸업생(7150명)과 검정고시생(932명)은 각각 413명·101명 늘었다. 비중 역시 재학생(70.7%)은 2.7%P 줄었지만 졸업생(25.9%)은 2.2%P, 검정고시생(3.4%)은 0.5%P 증가했다.

진학·입시 전문가들은 최근 수도권 대학을 중심으로 수능 중심의 정시 비중이 확대되면서 졸업생 지원자가 증가한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고등학교 1~2학년 학생부 교과성적이 낮은 학생들 중 일부는 자퇴한 뒤 검정고시를 거쳐 수능 위주 정시모집에 지원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임성호 종로학원 대표는 “정시확대와 통합수능으로 문과생들은 피해의식, 이과생들은 유리하다는 기대심리로 재도전을 하고, 의·약학계열 선호 등도 복합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영역별 선택과목에서도 쏠림이 나타났다. 지난해 첫 문·이과 통합수능에서 선택과목 간 유불리 현상이 생기면서 국어·수학 영역에서 높은 표준점수를 받을 수 있는 특정 선택과목으로 수험생들이 몰렸다.

국어영역 지원자 가운데 화법과 작문 선택자는 33만 2870명(65.9%), 언어와 매체는 17만 2263명(34.1%)으로, 화법과 작문은 전년보다 4.7%P 줄었고 언어와 매체는 같은 비율만큼 늘었다.

수학영역도 확률과 통계 선택자 24만 669명(50.0%), 미적분 21만 199명(43.7%), 기하 3만 242명(6.3%)으로, 확률과 통계가 3.2%P 감소한 데 비해 미적분은 5.5%P 증가했다.

국어영역의 언어와 매체, 수학영역의 미적분은 모두 높은 표준점수를 받는 데 유리한 것으로 알려진 선택과목이어서, 지난해 과목별 유불리 현상이 수험생의 선택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부산지역 수험생들도 1만 8621명(67.7%)이 국어영역 중 화법과 작문을 선택해 전년보다 5.1%P 줄어든 반면 언어와 매체는 8875명(32.3%)으로 5.1%P 늘었다. 수학영역도 확률과 통계 1만 2733명(48.3%), 미적분 1만 2162명(46.1%), 기하 1482명(5.6%)로, 확률과 통계 선택 비율은 3.4%P 줄고 미적분은 5.3%P 증가했다.

부산지역 한 진학전문가는 “수험생들의 선택과목 이동 흐름을 볼 때 이과생들의 문과 침공 현상이 올해도 여전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선택과목에 따른 유불리는 그냥 두고 볼 문제가 아니라 교육부에서 대책을 내놔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대진 기자 djrhee@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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