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가슴 쓸어내린 ‘힌남노’ 피해 복구 만전 기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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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형 재해 없이 지나가 국민들 안도
허점 보완 등 세밀한 후속 조치 필수

제11호 태풍 ‘힌남노’가 6일 남해안을 지나 동해로 빠르게 나가면서 한반도도 태풍 영향권에서 완전히 벗어났다. 힌남노가 지나간 6일 오전 부산 수영구 광안리해수욕장 일대 도로의 모습. 김종진 기자 kjj1651@ 제11호 태풍 ‘힌남노’가 6일 남해안을 지나 동해로 빠르게 나가면서 한반도도 태풍 영향권에서 완전히 벗어났다. 힌남노가 지나간 6일 오전 부산 수영구 광안리해수욕장 일대 도로의 모습. 김종진 기자 kjj1651@

제11호 태풍 ‘힌남노’가 6일 남해안을 지나 동해로 빠르게 나가면서 한반도도 태풍 영향권에서 완전히 벗어났다. 역대급의 강력한 태풍으로 전국을 초긴장 상태로 몰아넣었지만, 다행히 우려했던 대형 재해는 없어 온 국민이 가슴을 쓸어내렸다. 그래도 한반도 상륙 때까지 강한 위력을 지녔던 만큼 부울경을 비롯한 전국 곳곳에 적잖은 피해를 남겼다. 울산·포항에서 모두 12명이 사망·실종되는 인명 피해가 났고, 부산에선 1만 1000여 가구의 정전을 포함해 해안가 침수 피해가 잇따랐다. 또 부산 기장군 고리원자력본부에 있는 신고리 1호기의 터빈 발전기도 멈춰 섰다. 이제는 태풍 피해 수습에 나설 차례다.


힌남노 피해가 적은 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이만하기가 다행이라는 게 대체적인 국민 분위기다. 처음엔 엄청난 피해를 남겼던 ‘사라’와 ‘매미’에 버금가는 위력으로 대형 재해가 걱정됐다. 그런데 태풍 진행 속도가 제주도부터 빨라지면서 경남 남해안 상륙 시점이 예상보다 당겨졌고, 또 빠져나가는 시간도 짧아져 그나마 조금이라도 피해를 줄일 수 있었던 원인이 됐다. 여기다 국민들도 어느 때보다 더 경각심을 갖고 철저하게 힌남노에 대비했다. 또 윤석열 대통령을 비롯해 중앙 부처·지자체 가릴 것 없이 철야 비상근무로 대응한 것도 주효했다. 민관이 합심하면 자연재해도 잘 넘길 수 있다는 좋은 본보기가 됐다.

온 나라가 이처럼 초비상 상태인 와중에도 한편에선 이를 비웃듯 일탈 행위를 벌이는 사례가 잇따라 국민적 비난을 샀다. 바로 방파제에서 ‘태풍 중계’를 하는 유튜버들이다. 특히 해운대는 월파 장면 촬영 장소로 인기가 높아 태풍 때마다 이런 일탈이 끊이지 않는데, 특단의 대책을 검토해 볼 때다. 이번에도 5일 자정께 마린시티 방파제 인근에서 경찰 통제를 뚫고 개인방송을 하던 유튜버가 파도에 휩쓸릴 뻔한 상황이 벌어졌다. 또 비슷한 시간대 해운대 해안가의 다른 곳에서도 여러 팀이 경찰의 지시에 불응한 채 개인방송을 하다 통고처분을 받았다. 안전을 비웃는 이 같은 행위엔 앞으로 무거운 책임을 지워야 한다.

힌남노가 큰 탈 없이 지나갔다고 태풍에 대한 관심과 경계를 완전히 놓아서는 안 된다. 대형 재해는 아니어도 힌남노로 인해 크고 작은 피해를 본 시민들이 많다. 추석 대목을 앞둔 상태에서 상가는 부서지고, 집은 침수됐다. 정부와 지자체는 이들의 재기를 위한 지원 대책을 서둘러 마련해야 할 것이다. 덧붙여 힌남노를 계기로 허점이 드러난 시설에 대해서는 철저한 후속 보완 조치가 뒤따라야 한다. 알다시피 기후변화로 인해 태풍의 위력이 갈수록 세지고, 발생 빈도가 높아질 것이라는 점은 이제 상식이다. 올가을 태풍이 더는 없다는 보장도 없다. 오직 완벽한 복구와 철저한 대비만이 우리를 지켜 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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