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일CEO아카데미] “올 하반기·내년 경제는 ‘내핍의 시대’… 변화에 투자하라”

임원철 선임기자 wclim@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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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광석 한국경제산업연구원 경제연구실장

부일 아카데미 ‘내년 경제전망’ 강연
‘경제 읽어주는 남자’로 잘 알려져
“투자보다 현금 보유 확대가 바람직”

김광석 한국경제산업연구원 경제연구실장 김광석 한국경제산업연구원 경제연구실장

“올 하반기와 내년 2023년 상반기는 금리의 역습으로 글로벌 경기침체가 우려됩니다. 우리나라는 물론 전 세계 경제가 녹록지 않을 것으로 전망되지만 경제가 어렵더라도 기회는 있고 어떻게 대응하느냐가 더 중요해지고 있습니다.”

언론과 유튜브 등에서 ‘경제 읽어주는 남자’로 잘 알려진 김광석 한국경제산업연구원 경제연구실장은 지난 6일 부산 롯데호텔에서 열린 제15기 부산일보CEO아카데미 2학기 첫 수업에서 ‘2023년 경제전망’을 다소 어둡게 내다봤다.

김 실장은 올 하반기와 내년 경제를 한마디로 ‘내핍의 시대’로 정의했다. 내핍은 허리띠를 졸라매고, 소비를 줄이는 등 일반 소비자와 기업이 수축 전략을 짠다는 의미이다.

그는 “2020년 코로나19 팬데믹 경제위기에 대응하기 위해 전 세계가 유례없는 수준으로 기준금리를 인하하고 유동성을 공급했다”며 “이는 고물가(인플레이션)와 자산 버블, 부채 누증 등의 문제를 불러온 데다 2021년 들어 세계경제가 회복세로 접어들자 이제는 공급망 병목현상마저 심해졌다”고 진단했다. 선진국 회복과 달리 선진국에 원자재와 부품 등을 공급하는 개도국의 회복은 느려 세계적 불균형이 초래됐기 때문이다. 이 같은 공급망 병목현상은 올 들어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더 심해지고 장기화되고 있다고 김 실장은 밝혔다.

김 실장은 특히 세계 경제는 전쟁 전후로 확연히 달라졌다고 강조했다. 게다가 미국의 경제제재는 에너지와 농산물, 식료품 가격 등의 연쇄 상승을 초래, 역으로 인플레이션을 가중시키고 있다는 지적이다.

미국은 40여년 만에 소비자물가 9%대라는 초인플레이션 시대를 맞고 있으며, 우리나라도 IMF 외환위기 당시와 같은 6%대의 높은 물가 고통을 겪고 있다. 미국의 지속적인 금리인상은 이 같은 고물가를 잡기 위한 전략이지만 어쩔 수 없이 경기침체를 용인하겠다는 의미여서 세계적 긴축의 시계는 가속화될 것이라고 김 실장은 설명했다.

김 실장은 “올 들어 미국의 급격한 기준금리 인상은 완화의 시대에서 긴축의 시대로 전환되는 것을 의미한다”며 “금리인상은 이자 부담 증가로 기업 투자 감소, 소비 감소, 내수 위축, 실업률 증가 등의 경기침체 사이클을 보이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로 인해 국내 경기도 올 하반기는 물론이고 내년 상반기까지 힘든 고갯길을 올라갈 수밖에 없다고 예상했다. 우리나라는 이미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처음으로 5개월 연속 무역 적자를 기록하고 있다.

김 실장이 올 하반기와 내년 경제를 ‘내핍의 시대’로 정의한 것은 이 같은 이유이다. 개인은 지갑을 닫고, 기업은 손해와 비용을 줄이는 등 생존을 위한 어려운 시국이 될 전망이다.

김 실장은 이럴 때일수록 “변화에 투자하라”고 강조했다. 그는 “금리 인상과 경기침체 등이 예상되는 만큼 공격적 투자보다는 지키는 투자, 현금보유 비중 확대 등이 바람직하다”며 “기업은 경제를 위협하는 어려움이 어디서 시작되는지 더 깊이 고민하고, 변화에 기민하게 대처해야 기회를 잡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임원철 선임기자 wclim@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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