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장 뚫린 원·달러 환율… 6거래일 연속 연고점

김진호 기자 rplkim@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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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일 12.5원 오른 1384원 마감
외환 당국 개입에 다소 진정돼
시장선 1400원도 현실화 우려

원·달러 환율이 13년 5개월 만에 처음으로 1380원을 돌파한 7일 오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 모습. 연합뉴스 원·달러 환율이 13년 5개월 만에 처음으로 1380원을 돌파한 7일 오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 모습. 연합뉴스

원·달러 환율의 천장이 ‘무너진 모습’이다. 6거래일 연속 연고점을 경신하며 1400원을 돌파할 것이란 우려가 현실화되는 분위기다. 강달러 압박에 코스피도 한 달여 만에 2400선이 붕괴됐다.

7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12.5원 오른 1384.2원에 장을 마쳤다. 지난 2009년 3월 30일(1391.5원)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원·달러 환율은 개장 이후 불과 10분 만에 1380원 대를 뚫었다. 이후에도 계속 상승하며 오후 한때 1388.4원으로 1390원 선을 위협하기도 했다. 원·달러 환율의 장중 연고점은 6거래일째 경신 랠리를 이어가고 있다.

1390원 선을 위협하던 원·달러 환율은 외환당국의 개입성 조치 이후 다소 진정됐다. 서울외환시장협의회는 이날 오후 회의를 열어 원화 약세가 가팔라진 시장 상황을 점검할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은행 역시 이날 오후 이승헌 부총재 주재로 ‘긴급 시장 점검회의’를 열어 외환시장을 점검했다. 한은은 회의 이후 최근 원화가 한국경제 펀더멘털에 비해 약세가 과도하다며 시장 안정을 위해 적극 노력하겠다는 입장을 냈다.

문제는 강달러 기조가 워낙 강해 원화 가치가 추가로 하락할 수 있다는 점이다. 시장 일각에서는 1400원 돌파가 사실상 시간 문제라는 비관적인 전망마저 제기되고 있다.

미국 연준의 고강도 긴축 기조를 필두로 중국 위안화와 유럽연합의 유로화 약세가 달러를 밀어 올리는 데다 우리나라의 경상수지 흑자 규모가 줄어든 것으로 나타나며 원화 가치 하락이 가속화되고 있다.

주요 6개 통화에 대한 달러 가치를 보여주는 달러인덱스는 110.691선까지 치솟은 상태다. 이는 2002년 6월 18일(111.280) 이후 20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환율 급등은 국내 증시에도 상당한 영향을 끼쳤다. 이날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33.56포인트(1.39%) 내린 2376.46에 장을 마쳤다. 종가 기준으로 2400선이 무너진 것은 올해 7월 22일 이후 처음이다.



김진호 기자 rplkim@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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