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션 프런트 ‘지렛대’ 국제관광 거점 조성… 오사카 경제 깨운다

김영한 기자 kim01@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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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간기획 오사카를 가다] 2025엑스포 준비 현장

개최 장소 막바지 기반 조성 공사 한창
카지노 포함 통합형 리조트 추진 관심
비즈니스 기능 갖춘 복합 시설 조성도
향후 생명과학 등 신산업 세계거점 꿈꿔
인공섬 유메시마·재개발 북항 ‘두 도시’
모두 ‘변화’ 모색… 서로 다른 듯 닮아

일본 오사카시 관계자들이 오사카부 청사에서 2025오사카간사이엑스포 박람회장인 유메시마 조성 과정을 설명하고 있다. 멀리 보이는 인공섬 유메시마에는 현재 막바지 지반 조성 공사가 한창 진행되고 있다. 일본 오사카시 관계자들이 오사카부 청사에서 2025오사카간사이엑스포 박람회장인 유메시마 조성 과정을 설명하고 있다. 멀리 보이는 인공섬 유메시마에는 현재 막바지 지반 조성 공사가 한창 진행되고 있다.

동아시아의 주요 두 도시(지역)가 나란히 최대 규모 엑스포인 세계박람회(월드엑스포)를 계기로 새로운 도약을 꿈꾸고 있다. 바로 부산과 일본의 오사카다. 오사카를 포함한 일본 간사이지역은 2018년 2025월드엑스포 유치에 성공해 한창 준비에 들어갔고 부산은 차기 엑스포인 2030월드엑스포 유치에 도전한 상태다. 시차를 두고 같은 꿈을 향해 달리는 두 도시는 서로 다른 듯 닮아 있다. 오사카의 행보가 부산에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



■역사적 장소로 남을 박람회장

지난달 30~31일 둘러본 2025오사카간사이엑스포 개최지인 오사카시의 인공섬 유메시마에서는 막바지 기반 조성 공사가 한창이었다. 불과 2년 반 후 당대 세계 최고 기술과 가치가 넘실댈 ‘축제의 장’으로 변신할 곳이라고 아직 실감할 수는 없었다. 하지만 오사카간사이박람회기구의 엑스포 준비 속도는 한층 빨라지고 있다. 전체 박람회장을 구성할 구상에 들어갔으며 전시관 등 지상 시설 건설을 위한 사전 준비도 착착 준비되고 있다. 참가 신청을 마친 국가나 기업들은 자국의 전시장 설계를 진행하고 있으며 박람회기구 측은 10월부터는 건축허가 절차를 밟을 수 있도록 대비하고 있다. 내년 상반기가 되면 유메시마 상부에도 전시 시설이 하나둘 들어설 것으로 보인다. 오사카 엑스포 행사장 건설비만 1850억 엔(한화 1조 8500억 원가량)에 달한다.

오사카는 월드엑스포 유치로 유메시마를 활용하기 위한 새로운 구상에 들어갔다. 2030월드엑스포 유치를 계기로 북항재개발 지역을 미래 도시로 조성하려는 부산시 구상과 맞닿아 있는 대목이다. 오사카항 앞바다에 조성된 인공섬 유메시마는 2008년 하계올림픽 유치를 겨냥해 조성된 곳으로, 올림픽 유치에 실패한 뒤 10년 넘게 방치되다시피 했다. 오사카와 유메시마를 잇는 해저터널도 장기 방치됐다. 그러나 엑스포 유치 이후 오사카는 오션 프런트라는 점을 살려 국제관광 거점으로 조성, 오사카 경제에 활력을 불어넣는 지역으로 조성할 계획을 잡고 있다. 특히 카지노를 포함한 통합형 리조트 추진은 오사카 주민들 사이에 벌써부터 큰 관심을 모으고 있다. 오사카만박추진국 가와사키 야스노리 기획과장은 “장기적으로 박람회 부지에 새로운 엔터테인먼트 기능과 비즈니스 기능을 갖춘 복합 시설을 조성하고 유메시마 남쪽 부지는 장기체류가 가능한 일상을 즐기는 도시를 조성하려고 한다”면서 “아직 구상 단계여서 앞으로 구체적으로 개발 계획을 확정해 나가야 한다”고 전했다.

부산에서 북항은 오사카의 유메시마 이상의 가치를 지니는 곳이다. 유메시마는 완전히 새로 조성한 인공섬인데 반해 북항은 부산항을 세계적 항만으로 성장시킨 역사성을 지닌 장소인 데다 부산 도심 구조를 바꿀 핵심 지역에 자리 잡고 있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부산이 북항의 미래를 더 치밀하게 고민해야 하는 이유다.


■간사이 변화 이끌어 낼 2025엑스포

2025월드엑스포 개최는 오사카뿐 아니라 간사이 전체를 들썩이게 만들고 있다. 간사이는 엑스포 개최가 새로운 도약의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2018년 엑스포 유치 성공 당시 간사이경제연합회를 이끌던 마쓰모토 마사요시 회장은 일본 전체 GDP에서 간사이 지역이 차지하는 비율을 20%까지 다시 높이고 싶다는 의견을 피력했다. 일본 전체 GDP에서 간사이 지역이 차지하는 비중은 점점 하락해 2017년에는 15.8%까지 떨어진 상황이었다. 2000년대 들어 월드엑스포는 막대한 인파가 몰리는 초대형 이벤트를 넘어 실속 있는 행사로 변모했다. 오사카는 이런 효과를 톡톡히 본 도시다. 1970년 오사카엑스포는 6400만 명 넘는 관람객을 불러들이며 오사카에 막대한 유·무형의 성과를 남겼다. 일본 국가적으로도 선진국 진입 사실을 세계에 알린 이벤트였다. 일본 정부는 2025오사카간사이엑스포 경제 효과를 2조 엔가량으로 추산하고 있다. 이 중 50~60%는 간사이에 남을 것이라는 조사 결과도 있다.

오사카를 비롯한 간사이는 외형적 효과보다는 생명과학을 비롯한 신산업 부문 세계 거점으로 성장하는 발판이 되기를 기대한다. 오사카, 교토, 고베 등 간사이 주요 도시에는 생명과학을 필두로 한 첨단 산업 분야를 선도하는 다수의 국립대학과 기업, 연구소가 포진해 있다. 2025오사카간사이엑스포 주제 '생명이 빛나는 미래사회의 디자인(Designing Future Society for Our Lives)’ 역시 간사이 지역의 역량과 자산을 바탕으로 정한 것이다. 오사카는 2025엑스포에서 생명과학과 인공지능, 첨단 모빌리티 부문의 앞선 기술을 전시하거나 관련 실험을 진행함으로써 관련 산업을 육성하고 기업 투자와 공동 연구를 진행할 파트너를 찾는 기회로 삼을 것으로 전망된다.


김영한 기자 kim01@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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