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힌남노] 초고층 엘시티 빌딩풍도 ‘역대급’

손혜림 기자 hyerimsn@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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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대 권순철 교수 연구팀조사
초당 최대 62.4m 풍속 기록

제11호 태풍 ‘힌남노’가 부산에 상륙했을 때 초고층 건물인 엘시티 인근에서 역대 가장 강한 수준의 빌딩풍이 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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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일 부산대 사회환경시스템공학과 권순철 교수 연구팀에 따르면 지난 6일 새벽 부산 해운대구 중동 엘시티 인근에서는 태풍 힌남노의 영향으로 순간최대풍속 62.4m/s 수준의 강한 바람이 불었다. 이는 연구팀이 지난해부터 빌딩풍 측정에 나선 이후 기록된 가장 높은 수치다. 기상청에 따르면 육상에서 순간풍속이 26m/s를 넘어서면 강풍경보가 내려진다. 힌남노 영향으로 엘시티에 불었던 바람은 강풍경보 기준 순간풍속보다 배 이상 강력했던 것이다. 고층 건물이 밀집한 해운대구 우동 마린시티에서도 강한 빌딩풍이 관측됐다. 연구팀에 따르면 같은 날 마린시티에서도 순간최대풍속 47.2m/s의 강한 바람이 불었다.

권 교수는 “태풍이 불면 이 정도로 강한 바람이 불 것이라는 추정은 하고 있었지만, 객관적인 관측값으로 확인된 것은 처음이다”며 “심증은 있었지만 물증이 없었는데, 이번 관측을 통해 물증이 생긴 셈이다”고 설명했다. 연구팀은 이번 태풍으로 인한 부산지역 피해가 크지 않았을 뿐 태풍이 예상보다 약했던 것은 아니라고 분석했다. 권 교수는 “태풍으로 상당히 위험할 수 있다는 인식이 생기면서 선제적인 대응을 한 덕분에 부산지역에 피해가 줄었던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권 교수는 건물 앞에 임시구조물을 설치하는 방식으로 바람의 흐름을 쪼개 풍속을 줄일 수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이번 태풍 때 제주도에서는 상가 유리창이 깨지지 않게 트럭이 가게 앞에 일렬로 서기도 했는데 확실히 효과가 있었을 것이다”며 “살수차나 트럭 위에 방풍 펜스를 설치해 바람의 힘을 찢으면 사람 키만 한 트럭이 바람을 막아 보행자 안전도 확보하고 트럭 위로 지나가는 바람의 힘도 줄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손혜림 기자 hyerimsn@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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