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법원 가처분 심문… 국힘 ‘운명의 주’

이은철 기자 euncheol@busan.com
부산닷컴 기사퍼가기

인용되면 비대위 두 번 무산 초래
양측 모두 승리 자신하는 분위기

국민의힘 이준석 전 대표가 4일 오후 대구 중구 김광석 거리를 찾아 당원·시민들과 인사하고 있다. 이 전 대표는 기자회견 방식으로 지역 당원들과 시민들을 만났다. 연합뉴스 국민의힘 이준석 전 대표가 4일 오후 대구 중구 김광석 거리를 찾아 당원·시민들과 인사하고 있다. 이 전 대표는 기자회견 방식으로 지역 당원들과 시민들을 만났다. 연합뉴스

 이준석 전 대표가 국민의힘과 정진석 비상대책위원장을 상대로 낸 효력정지 가처분에 대한 법원의 심리가 14일 열린다. 이번 주가 내홍을 겪는 국민의힘에 ‘운명의 주’가 될 전망이다.

 12일 여권에 따르면, 서울남부지법은 14일 오전 11시 이 전 대표가 제기한 ‘전국위원회 개최 금지 및 전국위의 당헌 개정 의결 효력정지’ 가처분 심문 기일을 진행한다. 이날 심리의 대상은 국민의힘이 전국위에서 비대위 설립에 필요한 ‘비상상황’ 요건을 구체화하는 당헌 개정안을 의결한 것과, 지난 8일 정진석 국회부의장이 비대위원장으로 임명된 것이다.

 정치적 파장이 큰 사안인 만큼 앞서 ‘주호영 비대위’ 심리가 길어진 것처럼 이번에도 최종 결론까지는 다소 시간이 소요될 것이라는 예상이 나온다.


국민의힘 정진석 비상대책위원장이 12일 오후 국회에서 주요 당직자 회의를 마친 뒤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힘 정진석 비상대책위원장이 12일 오후 국회에서 주요 당직자 회의를 마친 뒤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법원 판단에 따라 국민의힘 내홍 사태가 일단락될 것이란 관측이 제기된다. 다만 양측의 감정 골이 깊어진 만큼 당분간 혼란 상황은 지속될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우선 가처분 신청이 기각될 경우 이 전 대표의 국민의힘 복귀는 사실상 불가능해지며 이로 인한 정치적 타격이 적지 않을 전망이다. 특히 국민의힘 윤리위원회는 이 전 대표의 최근 발언을 상대로 추가 징계를 검토하는 상황이다.

 반면 법원이 이 전 대표의 가처분 신청을 인용할 경우 국민의힘은 윤석열 정부 출범 4달여 만에 두 번의 비대위 무산이라는 유례 없는 위기를 겪을 것으로 보인다. 당내에서는 친이(친 이준석)계를 중심으로 이미 이번 비대위 출범에 공개적으로 반대하는 목소리가 분출하기도 했다.

 또 새 비대위원장 모시기가 녹록지 않다는 점도 국민의힘에 부담이다. 국민의힘은 정진석 비대위 인선 과정에서 재신임이 유력했던 주호영 전 비상대책위원장이 고사한 데 이어 비대위원장 가능성이 높았던 박주선 전 의원도 거절하며 심각한 구인난을 겪었다.

 양 측은 모두 승리를 자신하는 분위기다. 정 비대위원장은 법원의 결정을 앞둔 상황에도 12일 당직자 회의를 열어 비대위 인선 막바지 작업에 나섰다. 비대위 규모는 9~10명으로 잡았으며 ‘주호영 비대위’에 참여했던 인사들을 배제한 채 새로 선임하겠다는 방침을 전했다.

 이 전 대표도 추석 연휴 기간인 지난 11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태풍 ‘힌남노’로 큰 피해를 입은 경북 포항에서 봉사활동을 한 뒤 당 지지율 위기 책임으로 윤석열 대통령과 ‘윤핵관’를 지목하는 게시물 올리거나 “모두 당원 가입하기 좋은 연휴”라고 밝히는 등 여유로운 모습을 보였다.


이은철 기자 euncheol@busan.com

당신을 위한 AI 추천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