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 만에 모처럼 한자리 모여 얼굴 보고 얘기꽃”

김동우 기자 friend@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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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적 거리 두기 해제’ 첫 명절
부산역 이용객 전년보다 배 증가
경부선 상행 열차 예매율 100%
힌남노·고물가·취업·엑스포 등
추석 밥상머리 대화 주제도 풍성

추석 연휴 마지막 날인 12일 부산 동구 초량동 부산역 승강장에서 명절을 보내고 돌아가는 귀성객들이 열차에 올라 가족과 인사하고 있다. 김종진 기자 kjj1761@ 추석 연휴 마지막 날인 12일 부산 동구 초량동 부산역 승강장에서 명절을 보내고 돌아가는 귀성객들이 열차에 올라 가족과 인사하고 있다. 김종진 기자 kjj1761@

추석 연휴 마지막 날인 12일 오후 부산 동구 부산역은 명절을 가족과 함께 쇠고 다시 일상으로 돌아가려는 사람들로 가득했다. 특히 가족 단위 여행객들이 많았다. 손에 명절 음식이 담긴 듯 보이는 보따리나 선물을 들고 이동하는 이들도 눈에 많이 띄었다.

“도착하면 꼭 연락하고. 밥 잘 챙겨 먹어.” “엄마도 병원 빼먹지 말고 다니고….” 부산역 2층 맞이방에서 승강장으로 향하는 출구 앞에서 아쉬운 작별 인사를 나누는 모습도 간간히 보였다. 탑승을 안내하는 방송이 나온 뒤에야 아들을 승강장으로 들여보낸 한 노인은 아들의 모습이 시야에서 완전히 사라지고 나서야 발걸음을 돌렸다. 정 모(62·부산 수영구) 씨는 “서울에 살아 자주 보지 못하는 자식들을 조금이라도 더 오래 보기 위해 배웅나왔다”며 “작년에는 자식들이 추석 전후로 나눠서 왔는데 올해 추석에는 오랜만에 한자리에 모일 수 있어 좋았다”고 말했다.


올해 추석 연휴는 2020년 코로나19 대유행 이후 유지돼 온 ‘사회적 거리 두기’가 해제되면서 처음으로 집합 인원 제한이 없는 상태에서 맞이한 명절이다. 지난해 9월 추석 연휴 때 부산지역에는 사회적 거리 두기 3단계가 적용돼 사적 모임이 4명까지로 제한됐다.

이 덕분에 올해 추석에는 부산역과 버스터미널 이용객도 작년보다 훌쩍 늘었다. 이번 추석 연휴 동안 부산역의 하루 평균 이용객 수는 지난해보다 두 배 가까이 늘었다. 한국철도공사 부산경남본부에 따르면 지난 9일부터 11일까지 사흘 동안 부산역에서 승·하차한 이용자 수는 19만 2897명으로 하루 평균 6만 4000여 명 꼴이다.

아직 집계되지 않은 연휴 마지막 날인 12일 이용객 수를 제외하고도 이미 지난해 이용객 수를 훌쩍 뛰어넘었다. 지난해 추석 연휴 기간인 9월 19~22일 나흘 동안에는 14만 1000여 명, 하루 평균 3만 5000여 명이 부산역을 이용했다. 부산역 한 역무원은 “경부선 상행 열차 예매율이 100%에 이르러 전 좌석 매진됐다”며 “체감상으로도 지난해보다 부산역 이용객이 크게 늘었다”고 밝혔다.

시민들은 이번 추석에 건강과 취업, 학업 등 일상적 안부를 묻는 것 이외에 동남권을 강타한 태풍 힌남노와 고물가 등을 밥상머리 대화 주제로 올렸다. 이날 오후 2시께 부산역 맞이방에서 열차를 기다리던 대학생 김 모(22·울산 울주군) 씨는 “집합 인원 제한이 사라지면서 지난해보다 더 많은 친지들이 찾아왔다”며 “태풍 힌남노가 고향과 사는 곳 주변을 모두 지나가면서 별다른 피해는 없었는지 이야기를 나눴다”고 말했다. 직장인 이민기(33·서울 관악구) 씨는 “회사 근처 식당 밥값이 많이 올랐다고 이야기하니 어머니께서 차례 음식과 반찬을 한가득 챙겨 주셨다”며 “덕분에 한동안 든든할 것 같다”고 전했다.

2030부산세계박람회(월드엑스포)도 추석 대화 주제에서 빠지지 않았다. 스마트폰을 사용하던 대학원생 박 모(30·서울 성동구) 씨는 “타지에 살다 보니 엑스포에 대해 잘 모르고 있었는데 고향에서는 어디를 가더라도 엑스포를 홍보하고 있어 유치 열기를 느낄 수 있었다”며 “친척들과 식사하면서 유치를 두고 부산과 경쟁하는 도시가 어디인지 등에 대해 알게 됐고 관심이 생겼다”고 말했다.



김동우 기자 friend@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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