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산천 홍수 위험 키운 ‘일맥교’ 주변 교량보다 낮아 재가설 시급

김태권 기자 ktg660@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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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5년 전 건설돼 노후화도 심각
기업체 소유 이유 대상서 빠져

태풍 힌남노가 내습한 지난 6일 오전 5시부터 8시 사이 양산천 일맥교 상판 아랫부분까지 급류가 닿으면서 하류로 흘러가고 있다. 독자 제공 태풍 힌남노가 내습한 지난 6일 오전 5시부터 8시 사이 양산천 일맥교 상판 아랫부분까지 급류가 닿으면서 하류로 흘러가고 있다. 독자 제공

경남 양산 상북면 양산천을 횡단하는 ‘일맥교’ 일대가 집중호우 때 홍수 피해 우려가 커 교량 재가설이 시급하다.

건설된 지 45년이나 된 일맥교는 특히 주변 교량보다 낮아 2017년 재가설 결정이 났지만, 기업체 소유 교량이라는 이유로 제외됐다. 수백억 원을 들여 시행한 양산천 재해예방 사업 효과를 반감시키고 있어 대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15일 양산시와 상북면 주민 등에 따르면, 태풍 힌남노가 내습한 지난 6일 오전 5시부터 8시 사이 양산천 일맥교 상판 아랫부분까지 급류가 닿으면서 하류로 흘러갔다. 전날부터 이날 오전 9시까지 힌남노의 영향으로 양산천 중·상류 지역인 하북면에 295mm, 상북면에 209mm의 폭우가 각각 쏟아졌다. 하북면 강수량은 지역에서 가장 많은 강우량을 기록한 것은 물론 양산지역 평균 강우량(205mm)보다 많았다.


태풍 힌남노가 내습한 지난 6일 오전 5시부터 8시 사이 양산천 일맥교 상판 아랫부분까지 급류가 닿으면서 하류로 흘러가고 있다. 독자 제공 태풍 힌남노가 내습한 지난 6일 오전 5시부터 8시 사이 양산천 일맥교 상판 아랫부분까지 급류가 닿으면서 하류로 흘러가고 있다. 독자 제공

만약 비가 더 내렸다면 교량이 물 흐름을 막아 2016년 태풍 차바 때처럼 침수 피해가 발생할 가능성도 높았다. 실제 2016년 태풍 차바 때 양산천 중·상류 지역에 3시간 동안 무려 233mm의 폭우가 쏟아지면서 범람해 847억 원의 재산 피해가 발생했다. 양산천에 건설된 낮은 교량이 범람 원인으로 지적됐다.

이에 따라 양산시 등은 국비와 도비 등 773억 원을 투입해 설계빈도 50년으로 건설된 양산천 제방과 교량을 100년 빈도로 보강하는 공사를 시행했다. 당시 일맥교를 포함해 양산천을 횡단하는 5개 교량이 재가설 계획에 포함됐다. 하지만 일맥교는 막판에 기업체 소유라는 이유로 재가설에서 제외됐다.


재가설이 시급한 양산천 일맥교 전경. 일맥교는 양산천에 돌출된 암반 위에 건설돼 집중호우 시 물 흐름에 방해를 주고 있다. 김태권 기자 재가설이 시급한 양산천 일맥교 전경. 일맥교는 양산천에 돌출된 암반 위에 건설돼 집중호우 시 물 흐름에 방해를 주고 있다. 김태권 기자

일맥교는 1977년에 건설돼 노후화된 교량이다. 돌출된 암반 위에 교각을 세워 건설된 데다 하천 폭 역시 하류 지역 160~185m에 비해서 110m로 좁아 집중호우 시 물 흐름을 방해하고 있다. 일맥교는 길이 110m 규모로 국도 35호선과 K사를 연결한다. 현재 K사가 진입도로로 사용 중이다.

여기에 양산에 집중호우가 내릴 경우 유독 상·하북 지역에 집중되는 양상을 보인다. 양산천 주변 지역 개발도 가속화되면서 양산천으로 유입되는 빗물의 양이 많아지고 빨라 홍수 위험 역시 커지고 있다.


재가설이 시급한 양산천 일맥교 전경. 일맥교는 양산천에 돌출된 암반 위에 건설돼 집중호우 시 물 흐름에 방해를 주고 있다. 김태권 기자 재가설이 시급한 양산천 일맥교 전경. 일맥교는 양산천에 돌출된 암반 위에 건설돼 집중호우 시 물 흐름에 방해를 주고 있다. 김태권 기자

양산시 관계자는 “일맥교가 양산천 주변 교량보다 낮아 집중호우 시 홍수 우려가 있지만, 국비나 지방비를 투입할 수 없어 교량 소유주인 K사가 재가설을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K사 측 관계자는 “2016년까지 시가 일맥교의 안전점검을 하는 등 사실상 양산시 소유의 교량”이라며 “우리도 현재 사용 중인 부지를 다른 업체로부터 매입하다 보니 일맥교와 관련된 기부채납 등의 서류조차 제대로 없다”고 말했다.


김태권 기자 ktg660@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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