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하마을 찾은 이재명 “실용적 민생 개혁”

민지형 기자 oasis@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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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무조정실장 정진상 내정
수석사무부총장엔 김병기

이재명 대표 등 민주당 지도부 봉하마을 참배. 연합뉴스 이재명 대표 등 민주당 지도부 봉하마을 참배.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14일 지도부와 경남 김해 봉하마을을 찾아 고 노무현 전 대통령 묘역을 참배하고 권양숙 여사를 예방했다. 이 대표를 비롯한 새 지도부가 권 여사와 상견례를 하는 차원에서 마련된 자리로 정치 현안에 대한 대화는 없었지만, 이 대표의 통합 행보로 평가된다.

 이 대표는 지난 2일 광주에서 최고위원회를 개최한 데 이어 16일에는 전북에서 회의한다. 대외적으로 민생 기조를 강화하는 동시에 당 지지 기반도 분주하게 다지는 셈이다. 이 대표는 이날 참배 후 방명록에 “실용적 민생 개혁으로 국민의 삶을 책임지겠습니다”라고 썼다. 권 여사도 이 대표에게 “요즘 어려운 민생을 잘 챙기고, 사회적 약자를 잘 보살피는 민주당이 됐으면 좋겠다”는 요지로 덕담을 했다.

 이 대표는 이날 최측근 인사로 꼽히는 정진상 전 경기도 정책실장을 당대표 정무조정실장에 내정했고, 주요 당직의 마지막 퍼즐이었던 수석사무부총장에 이재명계로 불리는 김병기 의원을 앉혔다. 취임 17일 만에 사실상 ‘이재명 친정 체제’를 구축한 셈이다. 이 대표가 정 실장을 정무 총괄역에 배치한 것은 자신을 둘러싼 ‘사법 리스크’에 맞서 최전선에서 뛰어달라는 주문으로 풀이된다.

 당내 상설위원회에는 친문계 의원들을 두루 배치했다. 국민통합위원회와 국제위원회 위원장을 친문 핵심인 홍영표 의원과 황희 의원이 맡았다. ‘윤석열 정권 정치탄압대책위원회’ 상임고문 5명 명단에 비이재명계인 고민정·설훈·전해철·송갑석 의원(가나다 순)과 박균택 부위원장의 이름이 오른 것도 계파 안배 성격으로 해석된다.

 한편 민주당은 당론으로 채택한 ‘김건희 특검’ 추진 동력 살리기에 안간힘을 쓰는 분위기다. 법사위원회 소속 시대전환 조정훈 의원의 특검 반대로 패스트트랙 추진이 어려운 상황인데, 조 의원에 대한 압박 수위를 높이는 모양새다. 법무부 장관을 지낸 민주당 박범계 의원은 이날 라디오 인터뷰를 통해 “본인의 앞으로 의정활동에 도움이 될는지 (모르겠다)”고 조 의원을 겨냥한 뒤 “조 의원이 어떻게 해서 국회에 들어오게 됐는지 한번 되돌아봤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조 의원은 21대 총선에서 민주당의 비례 위성정당이었던 더불어시민당 소속으로 비례대표에 당선됐다. 장경태 최고위원도 전날(13일) 라디오에서 조 의원을 향해 “불공정한 수사가 계속되는 것을 방치하는 것도 거기에 동조하는 행위이기 때문에 그 역사적 책임은 아마 본인이 혼자 지기는 어려워 보인다”며 입장 선회를 요구한 바 있다.


민지형 기자 oasis@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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