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국 내 입지 ‘흔들’ 궁지 몰린 푸틴…

이승훈 기자 lee88@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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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임 요구 지방 대표 50명 달해
국제사회 휴전 압력도 거세져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13일(현지시간) 모스크바 외곽의 노보오가료보 관저에서 집단안보조약(CSTO) 집단안보위원회 비상회의에 화상으로 참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13일(현지시간) 모스크바 외곽의 노보오가료보 관저에서 집단안보조약(CSTO) 집단안보위원회 비상회의에 화상으로 참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하르키우 등 점령지를 잇달아 우크라이나군에 빼앗기며 전쟁에서 수세에 몰린 데 이어 자국 내 입지도 흔들리고 있다.

13일(현지시간) 미 CNN에 따르면 푸틴 대통령의 사임을 요구하는 청원에는 현재 50명에 육박하는 지방 대표가 서명했다. 청원서에는 “러시아 지방 대표들은 푸틴 대통령의 행동이 러시아와 국민의 앞날에 해롭다고 믿는다. 우리는 푸틴 대통령의 사임을 요구한다”고 적혔다. 상트페테르부르크 세메노프스크구 크세니아 토르스트롬 의원은 CNN에 “사임 요구 청원에 47명이 서명을 마쳤다. 더욱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지역 대표는 정치적 영향력이 크지 않은 당국자들이어서 청원의 효과가 크지 않을 거라는 시각도 있다.


앞서 12일 뉴욕타임스는 러시아군이 하르키우 등 우크라이나 동북부 지역에서 최근 잇따라 퇴각한 것을 두고 “푸틴 대통령이 20년간 쌓아온 권력의 이미지가 흔들리고 있다”고 평가했다.

푸틴 대통령의 연설비서관 출신이자 정치평론가인 압바스 갈리야모프는 “우크라이나에서 악전고투가 이어질수록 러시아 집권층이 푸틴의 후계자를 세우려고 나설 수 있다”며 “지금처럼 러시아군의 패퇴가 이어진다면 이런 움직임도 가속화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최근 우크라이나는 서방의 무기 지원에 힘입어 전선 곳곳에서 성과를 거두고 있다. 이에 러시아 내외에서는 현재 보유한 전력으로 파죽지세의 우크라이나를 얼마나 저지할 수 있을지에 대한 의문이 커진다.

CNN은 13일 러시아가 하르키우주에서 퇴각하면서 푸틴 대통령 앞에 놓인 선택지가 확전을 위한 총동원령, 전술핵 등 대량파괴무기 사용, 재충전을 노린 협상 등이 남았다고 진단했다. 그러나 이들 선택지 모두 정치적, 군사적 리스크가 커 사실상 푸틴의 출구전략이 마땅치 않다는 분석이 나온다.

러시아를 향한 국제사회의 휴전 압력도 거세지고 있다.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는 이날 푸틴 대통령과 90분간 통화하며 신속한 휴전과 러시아군의 완전한 퇴각 등을 요구하며 전쟁의 외교적 해결을 촉구했다. 이승훈 기자·일부연합뉴스


이승훈 기자 lee88@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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