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차 이어 이지움서도… 러 철수 후 시신 450구

이승훈 기자 lee88@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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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간인 추정 집단매장지 발견
귀 잘린 흔적에 살인 정황까지
체코 “특별사법재판소 설치”

한 우크라이나 군인이 15일(현지시간) 최근 러시아군으로부터 수복한 동북부 하르키우주 이지움에서 금속 탐지기로 집단매장지를 확인하고 있다. 하르키우 지역 경찰 수사관 세르게이 볼비노우는 우크라이나군이 이지움에 들어간 뒤 인근에서 시신 440구가 넘게 묻힌 매장지가 발견됐다고 밝혔다. 연합뉴스 한 우크라이나 군인이 15일(현지시간) 최근 러시아군으로부터 수복한 동북부 하르키우주 이지움에서 금속 탐지기로 집단매장지를 확인하고 있다. 하르키우 지역 경찰 수사관 세르게이 볼비노우는 우크라이나군이 이지움에 들어간 뒤 인근에서 시신 440구가 넘게 묻힌 매장지가 발견됐다고 밝혔다. 연합뉴스

우크라이나가 러시아로부터 탈환한 하르키우주 이지움에서 약 450구의 시신이 묻힌 집단 매장지가 발견돼 국제사회가 조사를 촉구하고 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지난 15일(현지시간) 이 같은 사실을 전하며 “전 세계가 러시아에 이 전쟁에 대한 책임을 물어야 하고 우리도 할 수 있는 모든 걸 하겠다”고 밝혔다. 시신 규모나 사망 원인은 정확히 밝히지 않았다. 그러나 스카이뉴스에 따르면 하르키우 지역 경찰인 세르게이 볼비노우는 매장지에는 시신 440구가 넘게 있었고, 이들은 총이나 포격, 지뢰 등의 피해를 입었다고 설명했다.


시신 대부분이 민간인이라는 보도도 나오고 있다. AP통신은 우크라이나 군인 17명의 시신이 있고 주위에 무덤 수백 개가 둘러싸여 있다며 현장 상황을 전하기도 했다. 또 AFP통신 등에 따르면 우크라이나 경찰이 매장지를 발굴한 결과 고문을 당한 것처럼 시신의 목에 밧줄이 감겨 있거나 손이 묶여 있었다. 당국은 귀가 잘린 흔적도 있었다고 전했다. 클리멘코 경찰청장은 고문실도 발견했다며 “벽에 구금된 주민들이 쓴 것으로 보이는 기도문과 구금된 날짜 계산 흔적이 있었다”고 말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16일 “군인들이 매장된 이들을 향해 재미 삼아 총을 쐈다는 증거가 있다”고도 전했다. 외국인까지 학대한 고문실도 발견됐다.

유엔 인권최고대표사무소(OHCHR)는 즉각 이지움에 현장 조사팀을 파견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엘리자베스 트로셀 OHCHR 대변인은 “매장지에 묻힌 사람이 군인인지 민간인인지, 이들의 사망 원인은 무엇인지 등을 조사할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과 프랑스, 유럽연합 의장국인 체코 등은 “러시아군의 잔혹한 전쟁 범죄”라며 규탄하고 나섰다. 17일 AFP통신에 따르면 체코는 매장지 조사를 위한 특별 사법재판소 설치를 촉구했다.

한편 올 3월 부차에서는 시신 50여 구가 묻힌 집단 매장지를 비롯해 러시아군에 의해 살해된 것으로 보이는 수백구의 민간인 시신이 발견됐다. 마리우폴에서도 위성사진을 통해 매장터가 무더기로 발견됐다. 이승훈 기자·일부연합뉴스


이승훈 기자 lee88@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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