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자 아닌 ‘함께’ 설 수 있도록 멘토링 적극 나서야 [세상에 홀로 선 보호종료아동]

탁경륜 기자 takk@busan.com , 나웅기 기자 wonggy@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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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개비 서포터즈’ 확대 절실
퇴소 후 사후관리도 강화돼야
자립정착금 등 관리 방안 필요

보호종료아동 기획 취재-부산의 한 양육시설 출신 3명이 지난달 31일 부산 금정구 장전동 부산대 앞 상가에서 보호종료아동을 위한 커뮤니티 공간을 조성하기 위해 카페 공사를 하고 있다. 이재찬 기자 chan@ 보호종료아동 기획 취재-부산의 한 양육시설 출신 3명이 지난달 31일 부산 금정구 장전동 부산대 앞 상가에서 보호종료아동을 위한 커뮤니티 공간을 조성하기 위해 카페 공사를 하고 있다. 이재찬 기자 chan@

최근 광주에서 사회에 첫발을 내디딘 보호종료아동 2명이 극단적 선택을 한 사건과 관련해 정부가 보완책 마련을 고심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재정지원 강화, 자립전담인력 확충에서 더 나아가 지속 가능한 지원 체계 구축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부산일보〉 취재진이 만난 사회복지전문가들은 정부의 보호종료아동 자립 관련 정책이 여전히 금전적 지원에 한정됐다고 지적한다. 보호종료아동들이 세상에 제대로 서기 위해서는 경제적 지원에서 더 나아가 이들이 고립되지 않도록 관리 체계를 유지해야 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공통된 주장이다.


먼저 전문가들은 보호종료아동들이 모여 서로의 안부를 묻거나 다른 보호종료아동들을 대상으로 멘토링 활동을 하는 모임인 바람개비 서포터즈 확대가 이들의 정서적 안정의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전했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이상정 아동정책연구센터장은 “자립에 성공한 이들이 겪었던 어려움과 갓 시설에서 벗어난 보호종료아동이 고민하는 지점은 서로 닮았기 때문에 신뢰관계 형성이 쉽다”며 “멘토를 자처하는 바람개비 서포터즈도 사회적 기여를 하고 있다는 자부심을 느낄 수 있고 멘티 또한 이들을 모델링 하면서 성공적인 자립을 배울 수 있다”고 말했다.

보호종료아동을 위한 커뮤니티케어센터 김주하 국장도 “자립 경험을 강의 형식으로 공유하는 것이 아닌 1대 1 멘토와 멘티 관계를 오랜 기간 유지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 구축된다면 보호종료아동의 심리·정서적 안정과 자립에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들은 시설 퇴소 이후 진행되는 보호종료아동의 사후 관리도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자립전담기관의 인력이 부족하고 시설과 기관 사이 정보 공유도 제대로 되지 않아 보호종료아동들의 사후관리 공백이 발생한다는 지적이다. 이를 위해 자립전담인력이 시설에 있을 때부터 아동들을 관리할 필요가 있다고 당부했다.

이 센터장은 “일반적으로 시설이나 보호 기관은 위탁 업무만, 자립지원 전담기관은 보호종료 이후의 업무만 보는 등 관련 기관 사이 정보가 공유되지 않는다”며 “보호종료아동은 한 명인데 아이가 자라오면서 이를 담당하는 기관이 여러 번 바뀌게 되고, 기관끼리 정보 공유가 이뤄지지 않아 관리의 공백이 생긴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기관끼리의 정보 공유를 강화하고 보호종료아동의 생애주기를 파악해 이들이 자립에 성공했는지 연구를 진행하는 등 자립지원 관련 정책이 효과가 있는지 확인하는 작업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보호종료아동의 성공적인 자립을 위해 이들에게 지원되는 자립정착금과 5년간 주어지는 자립수당 등 경제적 지원을 관리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도 마련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김 국장은 “자립을 하게 되면 아이들에게 갑자기 큰돈이 지급되는데 경제관념이 없다 보니 어떻게 사용해야 하는지 몰라 사기를 당하거나 금방 소진하는 경우 많다”며 “이를 관리할 수 있는 정책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부산시 아동청소년그룹홈협회 이은희 회장은 “아이들의 동의를 전제로 자립정착금을 정부나 기관이 일정 기간 대신 관리해줄 수 있는 시스템도 검토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보호종료아동을 위한 심리·정서적 지원도 결국은 만성적인 인력 부족의 문제를 해결해야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이 센터장은 “심리 정서적 지원은 결국 아이들과 유대감을 쌓아 관계 형성을 하는 등 긴 시간과 많은 인력이 필요한데 자립지원전담 기관 인력은 턱없이 부족하다”며 “개인의 희생으로 수많은 아이들을 관리하는 경우가 많다 보니 정작 도움이 필요한 아이들이 배제되는 경우가 생긴다. 인력 확충을 통한 체계적인 시스템 구축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이에 더해 보호종료아동을 동정 어린 시선으로만 바라보는 사회의 시선도 경계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김 국장은 “사회가 보호종료아동을 불쌍한 존재로만 바라본다면 이들은 오히려 심리적으로 위축되고 안 좋은 방향으로 나갈 수 있다”며 “이들이 우리와 같은 시민임을 인식하고 차별없이 대화하고 소통하는 일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본 기획물은 한국언론진흥재단 의 정부광고 수수료를 지원받아 제작되었습니다.


탁경륜 기자 takk@busan.com , 나웅기 기자 wonggy@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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