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연가스 급등 연료비 부담 증가
가스공사 누적손실 5조 넘어
4분기 조정단가 인상 불가피

다음 달에 전기요금과 가스요금이 당초 예정된 인상분보다 더 큰 폭으로 오를 것으로 보인다. 사진은 19일 서울 시내 주택가의 가스 계량기와 전기 계량기 모습. 연합뉴스

국제 에너지 가격 상승으로 다음 달에 전기요금과 가스요금이 당초 예정된 인상분보다 더 큰 폭으로 오를 것으로 보인다. 천연가스 가격이 급등해 한국전력과 가스공사의 연료비 부담이 매우 커져 정부가 제도 개편을 통한 공공요금 추가 인상을 검토하고 있다.

19일 산업통상자원부와 한전, 가스공사에 따르면 다음 달에는 전기요금 기준연료비와 도시가스 요금의 정산단가 동시 인상이 예정돼 있다.

우선 전기요금과 관련해 정부는 이미 올해 4월과 10월 두 차례 기준연료비를 kWh(킬로와트시)당 4.9원 올리기로 했었다. 그런데 10월에 기준연료비 인상 때 4분기(10~12월)에 적용할 연료비 조정단가를 함께 인상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전기요금은 △기본요금 △전력량요금(기준연료비) △연료비 조정단가 △기후환경요금 등으로 구성된다. 연료비 조정단가는 분기마다 조정되고 기준연료비는 언제라도 올릴 수 있다.

당초 산업부는 6월 말 제도를 개편해 3분기(7~9월)에 적용될 연료비 조정단가를 kWh당 5원 인상했다. 그런데 산업부는 4분기에 제도를 다시 한번 개편해 연료비 조정단가 인상 폭을 5원보다 더 늘리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한전이 요구한 기준연료비 추가 인상 가능성도 있다. 산업부 관계자는 “3분기에도 급박하게 제도를 개편해 연료비 조정단가를 인상했는데 이번에도 제도를 다시 바꿔 더 인상하는 게 필요한지 검토 중”이라며 “워낙 위기 상황이라 기준연료비 인상까지 모든 옵션을 열어두고 있다”고 말했다.

한전이 최근 정부에 제출한 이번 4분기 연료비 조정단가는 kWh당 50원 수준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는 한전이 적자를 면하기 위해서는 4분기 조정단가를 50원 정도 올려야 한다는 뜻이다. 이 때문에 현재 조정단가 상한폭(5원)으로는 턱없이 부족할 수밖에 없다.

이와 함께 도시가스 요금도 다음 달 예정돼 있는 정산단가 인상과 함께 연료비에 연동되는 기준연료비를 동시에 인상하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다.

도시가스 요금은 액화천연가스(LNG) 수입단가인 원료비(기준원료비+정산단가)와 도소매 공급업자의 공급 비용 및 투자 보수를 합한 도소매 공급비로 구성된다.

정부는 정산단가를 올해 5월 0원에서 1.23원으로, 7월 1.23원에서 1.90원으로 인상했고 다음달 1.90원에서 2.30원으로 다시 올린다. 가스공사의 누적 손실이 6월 말 현재 5조 1000억원에 이른다.

산업부는 기획재정부와 협의해 인상 폭을 정할 계획이지만 이들 공공요금을 올리면 물가상승률은 더 높게 나올 수밖에 없어 산업부의 뜻대로 되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김덕준 기자 casiopea@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