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대만 이어 멕시코서도 강진… ‘불의 고리’ 심상찮다

이승훈 기자 lee88@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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멕시코 서부서 규모 7.6 강진
건물 잇단 붕괴, 최소 2명 사망
대만서도 강진… 147명 사상
‘환태평양 지진대’ 국가들 긴장

19일(현지시간) 멕시코 콜리마주 만사니요의 한 쇼핑센터 외벽이 지진으로 무너져 내리면서 인근 차량들을 덮쳤다. 로이터연합뉴스 19일(현지시간) 멕시코 콜리마주 만사니요의 한 쇼핑센터 외벽이 지진으로 무너져 내리면서 인근 차량들을 덮쳤다. 로이터연합뉴스

19일(현지시간) 멕시코에서 규모 7.6 강진이 발생해 인명·재산 피해가 속출했다. 대만, 일본에 이어 환태평양 지진대에 속한 ‘불의 고리’ 국가에서 연이어 지진이 발생하면서 대규모 지진 전조가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곳곳에서 태풍으로 인한 홍수 피해도 잇따르는 등 전 세계가 ‘재난 공포’에 휩싸였다.


미국 지질조사국(USGS)에 따르면 이날 오전 1시 5분 멕시코 서부 미초아칸주 플라시타 데모렐로스 인근에서 규모 7.6 강진이 발생했다. 진앙은 멕시코시티를 기준으로 서쪽으로 475km 떨어진 태평양 연안이다. 진원 깊이는 15.1km다. 미초아칸주, 멕시코시티, 푸에블라, 두랑고 등 멕시코 중서부 전역에서 지진으로 인한 흔들림이 감지됐다. 강진 이후 약 2시간 동안 76회의 여진도 이어지며 곳곳에서 피해가 발생했다.

구조 당국에 따르면 콜리마주 만사니요 한 쇼핑센터의 무너진 울타리에 깔려 1명이 숨지는 등 이번 지진으로 최소 2명이 사망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초아칸주 마루아타에서는 한 병원 건물 일부가 붕괴했고, 멕시코시티에서는 인테르로마스 인근 육교가 파손돼 붕괴 우려를 낳았다. 멕시코시티, 콜리마 등지에서 정전 피해가 발생했고, 지하철과 버스 등 대중교통 운행도 한때 중단됐다. 주멕시코 한국대사관도 비상 연락망 등을 통해 교민의 피해 상황을 확인하고 있다.


쓰나미 경고도 발령됐다. 태평양쓰나미경보센터는 진원 300km 이내 해안가뿐 아니라 콜롬비아, 코스타리카, 에콰도르, 엘살바도르 등 인접국 해안에서도 쓰나미 파도가 일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날 강진 직후 수많은 멕시코 시민이 건물 밖으로 긴급 대피하며 놀란 가슴을 쓸어내렸다. 9월 19일은 1985년, 2017년에도 대지진이 발생했던 날이다. 1985년에는 규모 8.1 지진으로 약 6000명이 숨졌고, 2017년에는 규모 7.1 지진으로 350명 이상이 사망했다. 멕시코시티는 반복되는 지진 피해를 막기 위해 매년 지진 훈련을 하는데 이날 훈련을 한 지 1시간 채 되지 않아 다시 지진이 발생한 것이다.

앞서 17~18일 대만에서도 규모 6.8 강진과 함께 73차례의 여진이 이어져 다리가 끊기고 열차가 탈선하는 등 피해가 속출했다. 1명이 숨지고 146명이 부상을 당했으며, 산사태로 도로가 끊기면서 여행객 700명이 고립되기도 했다. 18일에는 일본 오키나와현 서쪽 해역에서도 규모 6.1, 규모 5.5 지진이 잇달아 발생해 관계 당국이 쓰나미 주의보를 내렸다. 이들 국가는 모두 환태평양 지진대에 속해 태평양판과 다른 판이 충돌하면서 생기는 지진, 화산활동이 잦다.

지진과 함께 세계 곳곳에서는 태풍 피해도 잇따른다. 19일 허리케인 피오나가 덮친 카리브해 국가에서는 강풍과 폭우로 인해 7명이 숨지고 1700여 명의 이재민이 발생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허리케인 상륙 전 큰 피해가 예상된 푸에르토리코에 비상사태를 선포했으며, 이날 페드로 피에르루이시 주지사 등과 피해 복구 방안을 논의하기도 했다. NHK에 따르면 제14호 태풍 난마돌이 관통한 일본에서는 2명이 숨지고 최소 87명이 부상을 당했으며 곳곳에서 산사태도 발생했다.

제13호 태풍 므르복의 영향으로 폭풍우가 발생한 미국 알래스카주 해안 지대에서는 수위 상승으로 바닷물이 범람하면서 주민 450여 명이 대피하는 일이 빚어졌다.


이승훈 기자 lee88@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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