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힘 PK, 윤 대통령 ‘비판적 지지’…산은 이전·신공항 개항 부진 탓

권기택 기자 ktk@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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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석도 비판… ‘제3의 길’ 분석

당권 도전 의지를 밝힌 국민의힘 안철수 의원이 20일 경북 구미시 금오공과대학교를 찾아 ‘기업가 정신이란 무엇인가’를 주제로 강연 후 학생들과 셀카를 찍고 있다. 연합뉴스 당권 도전 의지를 밝힌 국민의힘 안철수 의원이 20일 경북 구미시 금오공과대학교를 찾아 ‘기업가 정신이란 무엇인가’를 주제로 강연 후 학생들과 셀카를 찍고 있다. 연합뉴스

최근 국민의힘 부산·울산·경남(PK) 정치권에 이상기류가 감지된다. 윤석열 대통령을 맹목적으로 지지하거나 이준석 전 대표를 옹호하지 않고, 당내 현안에 대해 ‘독자 노선’을 밟기 시작한 것이다. 이를 두고 정치권에선 “국민의힘 PK 정치권이 ‘제3의 길’을 걷고 있다”고 평가한다.

현 정부 출범 4개월이 지나면서 가장 달라진 점은 국민의힘 PK 정치권이 윤 대통령에 대해 ‘비판적 지지’로 돌아섰다는 점이다. 윤 대통령이 PK 현안을 앞장서서 챙기고 있지만 산업은행 부산 이전과 가덕신공항 조기 개항 등 주요 현안의 처리가 계속 지연되고 있는 데다 정부와 대통령실, 국민의힘 등 현 집권세력의 3대 핵심부에서 ‘PK 홀대’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어서다. 일부 PK 친윤계 인사들은 권력핵심부에서 밀려나기도 했다.

특히 윤 대통령의 낮은 국정 지지율과 민주당의 지지도 상승세가 국민의힘 PK 정치권의 입장 변화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쳤다는 지적이 나온다. 미디어트리뷴·리얼미터가 지난 13~16일 실시한 여론조사(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 참조)에서 윤 대통령의 PK 국정 지지율은 전국 평균(34.4%)과 비슷한 36.3%를 기록했고, 부정평가는 긍정평가보다 22.9%포인트(P) 높은 59.2%였다. 부울경 정당 지지도도 국민의힘(45.4%)과 민주당(42.2%)이 비슷했다. 지난 대선과 지방선거에서 국민의힘이 PK에서 압승을 거둔 것에 비하면 심각한 민심이반 현상인 셈이다.

지난 19일 실시된 원내대표 경선은 국민의힘 PK 정치권의 입장 변화를 단적으로 보여 줬다는 평가가 나온다. 당초 예상과 달리 이용호 의원이 42표를 획득한 과정에서 PK 현역들의 집중적인 지지가 있었다는 얘기다. 부산의 모 의원은 20일 “상당수 PK 의원이 주호영 원내대표 대신 이 의원에게 표를 던진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몇몇 강경파 친윤계의 일방적인 ‘주호영 지지’에 대한 PK 정치권의 반발도 작용했다는 후문이다.

그렇다고 PK 정치권이 윤 대통령과 대립각을 세우고 있는 이준석 전 대표를 옹호하는 것도 아니다. 오히려 ‘이준석 지지’를 철회하거나 ‘반이준석’ 노선으로 돌아선 의원이 늘어나고 있다. 대표적인 ‘친이준석계’ 의원으로 통했던 조해진 의원은 이날 “이 전 대표가 근래에 발언하는 것을 보면 필요 이상으로 음모론적으로 이야기하는 게 많은 것 같다”고 비판했다. 다른 비윤계 의원들도 이 전 대표에 대한 입장 표명을 유보하고 있다.

부울경 정치권의 한 인사는 “현 여권의 전반적인 분위기가 조속히 바뀌지 않으면 ‘PK 총선 위기론’이 현실화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국민의힘 PK 정치권은 당분간 독자 노선을 견지하면서 현 정부와 일정 거리를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권기택 기자 ktk@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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