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롯데 광복점 임시사용기간 단계적 연장

김동우 기자 friend@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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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십 년째 ‘답보’ 롯데타워 완공 ‘압박’
착공 시기 감안 우선 10개월 연장 검토
경실련 “임시사용승인 연장 근거 공개를”

올해 5월 20일 롯데백화점 광복점 임시사용승인 기간 종료를 앞두고 부산시 현장점검이 진행된 부산 중구 롯데타워 건설 현장. 부산일보DB 올해 5월 20일 롯데백화점 광복점 임시사용승인 기간 종료를 앞두고 부산시 현장점검이 진행된 부산 중구 롯데타워 건설 현장. 부산일보DB

이달 말 임시사용승인 기간 만료를 앞두고 있던 부산 중구 롯데백화점 광복점 임시사용이 10개월 더 연장될 전망이다. 부산시는 롯데타워 건립 일정에 맞춰 단계적으로 임시사용승인 기간을 연장해 나간다는 입장이다. 부산시가 임시사용승인 여부를 장기간 롯데타워 완공을 미뤄 온 롯데 측을 압박하는 카드로 계속 쓰겠다는 의도로 보인다.

부산시는 롯데백화점 광복점 임시사용승인 기간을 오는 10월부터 10개월 더 연장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20일 밝혔다. 10개월은 롯데타워 착공까지 예상되는 기간이다. 롯데쇼핑은 지난 8일 부산시에 임시사용승인 기간 연장을 신청했으며, 부산시는 이번 주 내 임시사용승인 연장 여부와 연장 기간을 결정해 통보할 예정이다.


부산시는 일단 롯데 측이 롯데타워 건립 관련 협약에서 제시한 사항을 성실하게 이행하고 있다고 판단했다. 김광회 부산시 도시균형발전실장은 “현재로서는 2025년 완공 목표에 따라 순조롭게 절차가 진행되고 있다”며 “롯데타워가 완공될 수 있도록 끝까지 감독하겠다”고 밝혔다. 올해 6월 부산시는 롯데타워 건립을 두고 롯데 측과 ‘부산 롯데타워 건립사업의 원활한 추진을 위한 업무협약’을 맺었다. 부산시와 롯데는 △2025년까지 타워 완공 △명칭 시민 공모 결정 △2030부산세계박람회 부산 유치 지원 등을 조건으로 합의에 이르렀다.

부산시는 앞으로도 백화점 임시사용승인 기간 연장을 타워 건립 일정에 맞춰 단계적으로 검토한다는 방침이다. 착공 이후 임시사용승인 기간이 만료되면 예상되는 준공 기간만큼 임시사용승인 기간을 또 연장한다는 것이다.

부산시는 장기간 롯데타워 건립에 진척이 없는 상황에서 영업시설인 광복점 임시사용승인만 연장해 롯데 측 편의만 봐준다는 비난을 사 왔다. 부산시의 이 같은 단계적 기간 연장 방침은 그런 ‘꼼수’를 막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올해 5월 경관심의를 조건부로 통과한 롯데타워는 하반기 건축심의를 앞두고 구조설계와 건축기본·실시설계 등이 진행되고 있다. 부산시는 건축심의 통과에 이어 타워 구조 안전에 대한 전문가 심의 등을 거치면 내년 7~8월께 착공될 것으로 보고 있다. 예상 공사 기간은 2년으로 오는 2025년 준공될 전망이다. 롯데쇼핑 관계자는 “임시사용승인 기간이 무리 없이 연장될 것으로 기대한다”며 “시민의 관심에 부응해 롯데타워가 부산을 대표하는 랜드마크로 완공되도록 하겠다”고 전했다.

앞서 부산시는 롯데 측이 롯데타워 건립에 대한 의지가 부족하다고 지적하며 5월 말 종료되는 롯데백화점 광복점 임시사용승인을 연장하지 않겠다고 경고했다. 이후 부산시는 롯데 측이 보강된 외관 디자인을 제출하는 등 건립에 대한 구체적인 계획과 의지를 보였다고 판단했고, 올해 6월 임시사용승인을 4개월 연장했다.

지역 사회는 이미 수십 년 지연됐고 롯데 측이 부산시와 맺은 약속을 수차례 어긴 전력이 있기 때문에 ‘끝’까지 지켜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부산경실련 도한영 사무처장은 “부산시가 롯데타워 건립 감독에 나서는 모습은 바람직하지만 늦은 감이 있다”며 “이제라도 시민들이 지속해서 타워 추진을 감시할 수 있도록 건립 진척 상황 등 백화점 임시사용승인 연장의 근거가 투명하게 공개돼야 한다”고 말했다.


김동우 기자 friend@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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