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 우크라 전쟁서 제 역할 못 했다”… 목소리 키우는 독일·일본

이승훈 기자 lee88@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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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보리 상임이사국 노리는 양국
러시아 퇴출 겨냥 ‘개혁론’ 앞장

20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유엔본부 유엔총회홀에서 열린 제77차 유엔총회 일반토론회에서 각국 주요 인사가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의 연설을 듣고 있다. UPI연합뉴스 20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유엔본부 유엔총회홀에서 열린 제77차 유엔총회 일반토론회에서 각국 주요 인사가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의 연설을 듣고 있다. UPI연합뉴스

20일(현지시간) 개최된 제77차 유엔총회에서는 유엔 안보리의 개혁 문제가 주요 화두로 떠올랐다. 안보리 상임이사국인 러시아의 거부권으로 유엔이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제대로 된 역할을 못 했다며, 러시아의 이사국 퇴출 요구가 잇따른 것이다. 특히 이같은 개혁론에 목소리를 높인 독일과 일본은 이참에 상임이사국 진출까지 노리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교도통신 등은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와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유엔총회 일반토의에서 러시아의 안보리 상임이사국 퇴출론을 강조하고 자국이 대신 빈자리를 채우겠다는 의사를 나타냈다고 보도했다. 유엔 안보리는 미국, 영국, 프랑스, 중국, 러시아 5개 상임이사국과 2년마다 바뀌는 10개 비상임이사국으로 구성된다. 두 나라는 2004년 인도, 브라질과 ‘G4’를 만들어 안보리 상임이사국 진출을 포함한 유엔 개혁을 촉구했다.


숄츠 총리는 “푸틴 대통령이 우크라이나 전쟁에 이길 수 없다는 것을 깨달았을 때만 제국주의 야심을 내려놓을 수 있을 것”이라면서 “제국주의의 귀환은 유럽뿐만 아니라 규칙에 기반한 전 세계 평화질서에 닥친 재앙”이라고 말했다. 기시다 총리는 러시아가 거부권을 행사하면서 유엔 안보리가 우크라이나 전쟁에 대응하지 못했다며 유엔 개혁론을 강조했다. 앞서 우크라이나 전쟁 직후 러시아의 즉각적인 철수를 요구하는 안보리 결의안이 상정됐으나 러시아의 거부권 행사로 부결됐다. 기시다 총리는 “개혁은 30년 가까이 논의돼왔는데 우리한테 필요한 것은 말이 아닌 행동”이라고 말했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사이에서 중재자 역할을 자처하는 튀르키예도 개혁론에 가세했다. 알자지라에 따르면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튀르키예 대통령은 상임이사국 5곳이 수십억 명에 영향을 미치는 중대한 결정에 거부권을 지닌 것이 부당하다는 점을 강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함께 다음 날 공개 연설에 나서는 미국도 ‘안보리 개혁론’을 들어 러시아 퇴출을 압박할 것으로 보인다. 제이크 설리번 국가안보보좌관은 러시아의 상임이사국 퇴출 방안도 논의하느냐는 질문에 “바이든 대통령이 내일(21일) 연설에서 제기할 현안은 아니다”라면서도 “러시아가 경로를 바꾸도록 전세계가 연대해 압박을 행사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승훈 기자·일부연합뉴스


이승훈 기자 lee88@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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