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 오른 국힘 당권 레이스… PK 주자들도 ‘몸풀기’

이은철 기자 euncheol@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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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현, 동분서주하며 당원 접촉
안철수, 도전 공식화 후 광폭 행보
조경태, 쓴소리 내며 ‘비윤’에 손짓
인지도나 지지율은 여전히 낮아
지지부진 지역 현안도 극복해야

국민의힘이 비상대책위원회를 띄우고 원내대표 선출까지 마무리하는 등 지도부 구성을 마무리하면서 전당대회 열기도 조금씩 달아오르는 분위기다. 특히 부산·울산·경남(PK) 주자들이 일찍이 몸을 풀고 나서면서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다. 다만 인지도나 지지율에서 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윤석열 정부 출범 후 정치적 중량감이 떨어진 PK 여권 현실을 여실히 보여 주는 것이란 아쉬운 목소리가 나온다.


21일 여권에 따르면, 일찍이 당권 도전을 공식화한 4선 김기현(울산 남을)은 전국 당원들을 만나는 순회 간담회 중이다. 김 의원은 최근 한 달간 전남·대구·서울·제주·경기·부산 등을 동분서주하며 당원과 만남을 갖고 있다. 김 의원은 현재 당 대표 후보군 가운데 가장 분주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그는 야당 시절 원내대표를 맡아 정권교체에 성공하고 임기를 모두 채웠다는 점을 적극적으로 피력하고 있다.

지난 18일 정치 입문 10주년을 맞아 당권 도전을 공식화한 안철수(경기 성남 분당갑) 의원도 숨 가쁜 나날을 보내고 있다. 그는 전날(20일) 경북 영주·구미와 대구를 돌며 당심을 다진 데 이어 이날엔 2020년 총선 직전 코로나19 의료 봉사를 했던 대구 동산병원을 찾았다. 그는 이 자리에서 “다른 사람을 도와주는 봉사 정신과 문제를 해결하는 능력이 정치인에게 필요하다. 이를 갖춘 사람만이 정치를 할 자격이 있다”며 지지를 호소했다. 안 의원의 지역구는 경기도 성남이지만 지난 13일 서울 목동구장에서 열린 제50회 봉황대기 전국고교야구대회 결승전을 찾아 모교인 부산고를 응원하는 등 당권 레이스에서 부산 출신임을 적극 활용하고 있다.

국민의힘 내 최다선 의원인 조경태(부산 사하을) 의원은 PK 대표 주자 자리를 노리고 있다. 중진 의원임에도 올 7월 명예직으로 꼽히는 부산시당 위원장에 직접 손 들고 나섰다. 부울경 주요 현안과 관련한 목소리도 적극적으로 내고 있다. 조 의원은 지난 20일 〈부산일보〉와의 통화에서 부울경 특별연합이 좌초 국면에 놓이자 박완수 경남지사와 김두겸 울산시장 등을 본인이 만나 풀겠다는 의지를 내비치기도 했다. 조 의원은 최근 여권 내부를 향해 연일 쓴소리를 쏟아내는 동시에 초 ·재선 의원들과의 접점을 늘리고 있다. 당내 비윤 그룹의 표심을 끌어안으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이처럼 PK 주자들이 정국 혼란기에 존재감을 과감히 드러내면서 당권 경쟁에 본격적으로 가세했지만 전망은 다소 어둡다. 여론조사 기관 코리아리서치가 MBC 의뢰로 지난 7~8일 성인 남녀 1001명을 대상으로 한 국민의힘 차기 당대표 선호도 조사(중앙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에서, 안 의원이 12.3%로 1위인 유승민 전 의원(23.6%) 뒤를 이었지만 11.3%포인트의 적지 않은 차이를 보였다. 김 의원은 2.5%에 그쳤으며 조 의원은 여론조사에 포함되지 못했다.

PK 출신 당권 후보들의 이 같은 처지를 두고 지역에서는 예견된 결과라는 자조 섞인 목소리가 나온다. 지역 정치권 관계자는 “부울경 주민들이 이번 대선에서 윤석열 대통령에게 압도적인 지지를 보냈지만 정작 지역 정치권은 친윤과 비윤으로 갈라져 당내 권력 투쟁에 몰두하느라 중앙에서의 존재감은 줄었다”며 “부울경 특별연합 좌초 등 지역 현안들도 위기에 놓이면서 주민들이 과연 이들을 우리 후보라 생각하고 지지를 보내겠느냐”고 불만을 토로했다.

한편, 정진석 비상대책위원장은 21일 국회에서 취재진과 만나 전당대회 시점과 관련, "광역 단위 합동 연설, TV토론 등 일정을 역산하면 전대 준비위가 연말에 발족되는 등 아무리 일러도 내년 2월에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은철 기자 euncheol@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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