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IFF 2022] 18년 만에 BIFF 찾는 량차오웨이, 그의 ‘화양연화’는?

이자영 기자 2young@busan.com
부산닷컴 기사퍼가기

개·폐막작/갈라/양조위의 화양연화

아시아영화인상 수상자로 방문
특별전·내달 7일 오픈토크 행사
기로디·마르첼로 감독 등 거장
갈라 프레젠테이션서 관객 만남
개막작 이란 영화 ‘바람의 향기’
폐막작은 일본 작품 ‘한 남자’

올해 부산국제영화제(BIFF) 개막식에는 홍콩의 스타 배우 량차오웨이(양조위)가 참석한다. ‘올해의 아시아영화인상’ 수상자로 18년 만에 BIFF를 찾게 돼 팬들의 기대가 높다.

올해의 아시아영화인상은 매해 아시아영화 산업과 문화 발전에 있어 가장 두드러진 활동을 보인 영화인 또는 단체에게 수여하는 상이다. 올해 수상자는 ‘비정성시’(1989), ‘중경삼림’(1994), ‘해피 투게더’(1997), ‘화양연화’(2000) 등을 통해 홍콩영화를 이끌고 세계 무대에서 종횡무진 활약 중인 량차오웨이로 결정됐다.


■개·폐막작은

올해 개막작은 이란의 하디 모하게흐 감독이 연출한 ‘바람의 향기’다. ‘아야즈의 통곡’으로 2015년 BIFF ‘뉴 커런츠상’을 수상한 모하게흐 감독의 네 번째 영화로, 감독이 직접 주연을 맡았다.

이란의 외딴 시골 마을, 하반신 장애가 있는 남자가 전신 마비 상태의 아들을 간호하며 살고 있다. 등장인물들은 장애를 갖고 있거나 장애물에 걸려 어찌할 바를 모르는 사람들이다. 그럴 때마다 그들은 서로를 외면하지 않고 작은 도움의 손길을 내민다. 누군가를 돕는 장면만으로 영화는 잊을 수 없는 풍경들을 만들어낸다.

남동철 BIFF 수석 프로그래머는 “인간의 선의가 아직 남아 있는지 의심스러운 세태 속에서 ‘바람의 향기’는 사람에 대한 믿음을 확인시켜 주는 영화다”며 “숱한 영화가 세상의 비참에 주목하는 동안 그 비참을 이겨내는 인간의 따뜻한 마음을 전하는, 귀한 작품이다”고 소개했다.

폐막작은 일본의 이시카와 케이 감독의 ‘한 남자’가 선정됐다. 일본의 스타 배우 쓰마부키 사토시가 재일 교포 변호사 역할을 맡았다. 2018년 요미우리문학상을 받은 히라노 게이치로의 동명 소설을 영화로 옮겼다.

이혼하고 아이와 함께 고향에 내려와 살던 리에(안도 사쿠라)는 다이스케(구보타 마사타카)라는 남자를 만나 사랑에 빠진다. 어느 날, 다이스케가 사고로 세상을 떠난다. 장례 중에 다이스케의 형이라는 사람이 찾아와 죽은 남편의 사진을 보며 이 사람은 내 동생이 아니라고 한다. 리에는 변호사에게 남편이 누구였는지 알아봐 달라고 부탁한다. 남 수석 프로그래머는 이 영화에 대해 “자신의 과거를 지우고 싶은 욕망과 나를 나로 만드는 정체성에 대한 진지한 질문을 미스터리 속에 충실히 담아냈다”고 설명했다.

개막작 ‘바람의 향기’(위)와 폐막작 ‘한 남자’. BIFF 제공 개막작 ‘바람의 향기’(위)와 폐막작 ‘한 남자’. BIFF 제공

■거장과 만나는 갈라

갈라 프레젠테이션은 거장 감독의 신작이나 세계적으로 주목 받는 화제작의 감독이나 배우가 참석해 영화를 직접 소개하고 관객과의 만남을 갖는 섹션이다. 올해는 알랭 기로디 감독의 ‘노바디즈 히어로’(2022)와 피에트로 마르첼로 감독의 ‘스칼렛’(2022) 2편을 선보인다.

기로디 감독은 올해 부산국제영화제 ‘뉴 커런츠’ 심사위원으로도 참여한다. 다음 달 10일에는 ‘알랭 기로디: 창의적이고 희귀한 시네아스트의 낯선 세계’라는 주제로 ‘마스터 클래스’도 열 예정이다.

그의 새 영화 ‘노바디즈 히어로’는 ‘테러가 난무하는 암울한 시대에도 웃는다는 것이 가능할까?’라는 질문을 던지는 영화다. 올해 베를린국제영화제 파노라마부문 개막작이다. 서승희 프로그래머는 “감독은 대부분은 유머로, 혹은 진지함으로 프랑스 사회 도처에 깔린 인종차별이라는 클리셰를 교묘하게 낚아챈다”며 “작품에 묘사된 동성애, 종교, 인종차별, 매춘 등의 현실은 저널에 소개되는 그것보다 두텁고 복잡하다”고 소개했다.

‘마틴 에덴’으로 널리 알려진 마르첼로 감독의 ‘스칼렛’은 딸에 대한 아버지의 사랑을 서정적으로 그린 작품이다. 감독과 함께 주연 배우가 부산을 찾아 관객과 만날 예정이다.

■양조위의 화양연화

량차오웨이는 특별기획 프로그램 ‘양조위의 화양연화’를 통해 관객과의 만남을 가진다. 개성 있는 연기와 독특한 분위기로 여전히 그만의 ‘화양연화’를 살고 있는, 량차오웨이의 눈빛을 다시 스크린에서 만난다. 그가 직접 선택한 영화 △동성서취 △해피 투게더(리마스터링) △암화 △화양연화(리마스터링) △무간도 △2046(리마스터링) 총 6편을 상영한다. 박선영 프로그래머는 “양조위는 ‘2046’과 ‘무간도’ 두 편의 영화 상영 때 관객과의 대화를 할 예정이다”며 “양조위 굿즈도 기획하고 있다”고 귀띔했다.

량차오웨이는 또 다음 달 7일 영화의전당 야외무대에서 열리는 ‘오픈토크’에 참석해 이동진 평론가와 함께 관객과 만날 예정이다. 이어 핸드 프린팅 행사도 진행된다.


이자영 기자 2young@busan.com

당신을 위한 AI 추천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