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3년 만에 돌아온 BIFF '영화의 바다'로 출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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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27돌 맞아 ‘완전 정상화’ 개최
포스트 코로나 대표 축제 도약 기회

제27회 부산국제영화제(BIFF) 개막을 하루 앞둔 4일 오후 부산 해운대구 영화의전당 비프힐 앞 거리에 상영작을 소개하는 대형 입간판이 설치돼 영화제 분위기를 고조시키고 있다. 김종진 기자 kjj1761@ 제27회 부산국제영화제(BIFF) 개막을 하루 앞둔 4일 오후 부산 해운대구 영화의전당 비프힐 앞 거리에 상영작을 소개하는 대형 입간판이 설치돼 영화제 분위기를 고조시키고 있다. 김종진 기자 kjj1761@

올해 27돌을 맞은 부산국제영화제(BIFF)가 5일부터 14일까지 열흘 동안 영화도시 부산의 가을을 물들인다. 코로나19 팬데믹으로 2020년 ‘행사 없는 영화 상영’ 형태로 명맥만 이었고 2021년에는 사회적 거리 두기 탓에 객석의 50%만 운영되었던 BIFF다. 올해는 초청작 상영 극장 7곳과 30개 스크린의 모든 좌석을 사회적 거리 두기 없이 100% 활용한다. 비로소 3년 만에 완전히 정상화된 모습으로 돌아온 것이다. BIFF 집행위원회는 “양과 질에서 아시아 최고 영화제의 지위를 복원하겠다”는 각오를 밝혔다. 여기에 더해 새롭게 선보이거나 변신을 꾀한 행사와 프로그램에 거는 기대도 크다. 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명실상부한 시민 축제로서 BIFF가 다시금 도약하는 계기를 맞길 바란다.


올해 초청·상영 규모는 팬데믹 이전 수준을 회복했다. 공식 초청작 71개국 242편과 ‘커뮤니티 비프’ 111편 등 총 353편이 상영된다. 해운대구 영화의전당이 영화제의 중심 공간이지만 부산 전역 16개 구·군 모두가 영화제 행사장이 된다는 점이 이번 BIFF의 각별함이다. 지난해 일부 지역을 빼고 처음 시작한 ‘동네방네 비프’가 올해 범어사를 비롯해 모든 구·군이 자랑하는 풍경 명소를 상영 장소로 품는 것이다. 함께 주목되는 것이 마을영화 만들기 프로젝트다. 누구나 영상을 만드는 시대의 흐름에 발맞춘 것으로 단편영화와 다큐멘터리가 소개된다. 주민들 품속으로 녹아들려는 노력이 영상도시 부산의 새로운 변신 가능성을 엿보게 한다.

그렇다고 단순히 팬데믹 이전 수준으로의 복귀에 만족하는 건 아니다. 우선 영상 축제의 장을 기존 영화 말고도 OTT(온라인 동영상 서비스)의 드라마 시리즈까지 넓혀 눈길을 끈다. 지난해 시범 운영의 경험을 발판 삼아 올해 본격적인 상영 기회를 마련했는데 하반기 국내외 온라인 플랫폼의 주요 작품들을 BIFF에서 처음으로 만날 수 있다. 영화 제작의 원천인 스토리 지식재산권을 거래하는 ‘부산스토리마켓’의 신설도 이목을 끈다. 세계 첫 스토리마켓으로서, 3년 만에 정상화된 아시아콘텐츠·필름 마켓의 성장을 뒷받침할 것으로 기대된다. 관객들로서는 밤새 영화를 즐기는 ‘미드나잇 패션’, 영화인과 함께 식사하며 감상을 나누는 ‘시네마 투게더’의 재개가 더 반갑게 다가올 듯하다.

부산시는 올해 BIFF 관객 수가 17만여 명에 달할 것으로 추산한다. 많은 인파가 몰리는 대형 행사인 만큼 안전 관리 및 교통 대책에 만전을 기해야 함은 물론이다. 3년 만에 정상화한 BIFF의 성공적 개최는 월드엑스포 유치를 추진 중인 부산의 문화 역량과 매력을 세계에 알릴 좋은 기회이기도 하다. 이런 소망을 실현하려면 BIFF 주최 측의 철저한 준비와 부산시의 적극적인 지원, 그리고 자율적이고 성숙한 시민의식이 삼박자를 이뤄야 한다. 이번 BIFF는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대표할 가을 축제의 시금석이라 할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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