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공동어시장 ‘바닥 위판’ 2025년 사라진다

박혜랑 기자 rang@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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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선 자동선별기’ 연내 발주
내년 하반기 1~2대 시범 도입
2026년까지 현대화 사업 진행
‘비위생 꼬리표’ 벗어나기 본격화
고부가 수산업 탈바꿈 청신호

부산공동어시장에서 갈치가 대량으로 위판되고 있는 모습. 부산일보DB 부산공동어시장에서 갈치가 대량으로 위판되고 있는 모습. 부산일보DB

부산공동어시장의 비위생적인 일명 ‘바닥 위판’ 환경을 개선하기 위한 ‘생선 자동선별기’가 이르면 2025년 도입될 전망이다. 부산공동어시장은 이를 위해 자동선별기 발주를 연내에 마무리하고, 내년 하반기에 자동선별기를 시범 도입하기로 했다.

9일 부산공동어시장과 수산업계 등에 따르면 어시장은 올해 안에 어획물의 크기를 자동으로 분류하는 자동선별기 사업자 공개모집을 통해 발주를 완료할 계획이다. 어시장은 현대화사업의 일환으로 총 200억 원의 예산(국·시비 포함)으로 자동선별기 도입을 추진 중인데, 우선 어시장 별도 예산으로 자동선별기 1~2대를 내년 하반기에 시범적으로 도입해 운영한 뒤 추가 도입한다는 방침이다. 현대화사업 일정에 따라 2025~2026년에는 자동선별기 도입이 완료된다.


이를 위해 어시장 측은 국내외 자동선별기 제작업체들로부터 자동선별기 사양에 대한 정보를 수집하고 국내 어장 환경에 맞는 자동선별기 공모 기준을 마련 중이다.

자동선별기는 크게 유럽, 일본, 국내 업체 등의 기계가 유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유럽형 기계는 업체별로 차이는 있지만 기계 대당 분류할 수 있는 단계가 세분화돼 있는 반면 배송비 등을 고려하면 비용이 다소 높다. 일본과 국내의 경우 사후 수리가 비교적 용이하지만 기계 대당 분류할 수 있는 단계가 유럽 기계보다 적어서 여러 단계로 어획물의 크기를 분류하려면 여러 대를 설치해야 해 면적을 많이 차지한다는 문제가 있다. 어시장 측은 중도매인과 선사 등 관계자들과 논의를 통해 어시장에 적합한 기계의 기준을 정하고, 공개입찰을 통해 선별기 제작업체를 선정한다는 방침이다.

어시장은 공정성을 위해 유럽 업체 3곳, 국내 업체 2곳, 일본 업체 1곳의 기계를 둘러보고 검토 중이다. 어시장 관계자는 “혼획이 많은 우리나라 어장 특성에 맞는지와 어시장 설치 면적, 분류 속도 등을 우선적으로 검토하고 있다”면서 “연내 공개입찰로 업체가 선정되면, 제작에 6개월 이상이 걸릴 것으로 예상돼 내년 하반기쯤 시범적으로 도입될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어시장의 생선 선별은 ‘부녀반’이라고 불리는 인력들이 수작업으로 하고 있다. 위판장 바닥에서 분류 작업을 하다 보니 비위생적이라는 꼬리표가 이어져 왔다.

특히 부녀반의 인력 부족과 고령화 등으로 어획물 처리량이 매년 떨어지고 있고, 이는 어가(생선값)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생선 10만 상자를 경매가 시작되는 오전 6시까지 처리하려면 인력이 1000명 이상 필요한데, 현재 어시장에서 작업을 하는 부녀반은 500여 명 정도로 최대 6만 상자 정도가 한계인 상황이다.

수산업이 고부가가치 산업으로 탈바꿈하기 위해서는 선사가 잡아온 어획물을 최대한 짧은 시간에 분류하고 포장까지 완료해 공급하는 게 중요하다. 선도를 유지하는 데는 자동선별기가 핵심인데, 사람 손으로 분류하면 속도가 느려 어획물이 공기에 노출되는 시간이 길기 때문이다. 노르웨이, 아이슬란드, 일본 등 주요 수산선진국은 선별기를 사용해 공기와 접촉하는 시간을 최대한 줄인 후 냉동하거나 가공해 포장하고 있다.



박혜랑 기자 rang@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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