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메이커, 전기차 기술 업그레이드 ‘가속 페달’

배동진 기자 djbae@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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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 V2L, 가정용 전자기기 충전
영국법인, 배터리 전력으로 호텔 운영
단점 꿀렁거림 해소 회생제동 장착
2030년까지 ‘충전 5분’으로 단축

글로벌 자동차 메이커들이 첨단 기술을 장착한 전기차들을 잇따라 선보이고 있다. 메르세데스-벤츠 ‘더 뉴 EQE’. 벤츠코리아 제공 글로벌 자동차 메이커들이 첨단 기술을 장착한 전기차들을 잇따라 선보이고 있다. 메르세데스-벤츠 ‘더 뉴 EQE’. 벤츠코리아 제공

글로벌 메이커들이 전기차 생산을 본격화한 가운데 전기차 기술도 갈수록 진화를 거듭하고 있다. 차량 배터리를 외부 가전제품으로 보낼 수 있는 ‘V2L’은 이제 차량간 충전이 가능해졌고, 전기차 회생제동시 단점인 꿀렁거림을 줄여주는 자동 회생장치도 등장했다. 충전시간을 단축시켜주는 급속충전도 오는 2030년이면 80% 충전에 5분 걸리는 기술도 개발중이다.



■V2L, 차량간 충전까지

현대차는 지난해 첫 순수전기차 ‘아이오닉 5’를 출시하면서 V2L 기능을 장착했다. V2L은 전기밥솥이나 TV와 같은 가정용 전자기기의 콘센트를 전기차에 꽂아 쓸 수 있는 장치다.

현대차 영국법인은 지난 19일부터 다음 달 5일까지 14일간 에섹스주에서 아이오닉 5로만 전기를 공급하는 콘셉트호텔 ‘호텔 현대’를 운영 중이다.

전기차 배터리 전력으로만 호텔을 운영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현대차는 단독주택 형태의 객실 내부 조명과 커피포트, 외부 영화관 빔프로젝터와 스피커, 팝콘 기계 등을 모두 아이오닉 5 배터리 전력으로 공급한다.

현재 포드 ‘F-150 라이트닝’, BYD(비야디) ‘아토3’, 미쓰비시 ‘아웃랜더’ PHEV(플러그인하이브리드), 상하이자동차(SAIC) 산하 MG의 ‘ZS EV’ 등도 이 기술을 적극 도입하고 있다.

볼보는 V2L에서 아직 시도하지 않은 차량간 양방향 충전을 다음 달 초 국내 출시하는 전기 SUV(스포츠유틸리티차량) ‘EX90’에 선보인다. 기본적으로 V2L처럼 전자 제품에 전력을 공급하고, 호환이 가능할 경우 다른 볼보차와도 서로 충전을 지원한다.

GM도 내년 출시 예정인 픽업트럭 ‘실버라도 EV’에 최대 10개의 콘센트를 탑재하고, 가정용 가전제품 사용과 다른 전기차 충전을 지원할 계획이다.


현대차 ‘아이오닉 5’와 외부 가전으로 전기를 공급하는 ‘V2L’ 기능 작동 모습. 현대차 제공 현대차 ‘아이오닉 5’와 외부 가전으로 전기를 공급하는 ‘V2L’ 기능 작동 모습. 현대차 제공
메르세데스-벤츠 ‘더 뉴 EQE’ 자동 회생제동 기능인 ‘인텔리전트 회생제동’ 모습. 벤츠코리아 제공 메르세데스-벤츠 ‘더 뉴 EQE’ 자동 회생제동 기능인 ‘인텔리전트 회생제동’ 모습. 벤츠코리아 제공

■회생제동 꿀렁거림 없앤 자동회생도

전기차의 장점이자 단점이 회생제동이다. 회생제동은 자동차가 감속할 때 에너지로 배터리를 충전해, 주행 거리를 늘릴 수 있다.

하지만 차량이 가다서다를 반복하는 바람에 일부 예민한 탑승객들 중에는 멀미를 호소하기도 한다. 이런 점 때문에 전기버스나 전기택시 탑승을 기피하는 이들도 적지않다.

메르세데스-벤츠는 이를 보완하기 위해 최근 출시한 ‘더 뉴 EQE’에서 ‘인텔리전트 회생제동’을 장착했다. 실제 주행에서 이 기능을 켜면 앞차와의 간격과 교통상황 등을 반영해 차량간격을 조절해주고, 회생제동도 자동으로 해준다. 거의 ‘스마트 크루즈 컨트롤’로 주행하는 느낌이다.


■급속충전, 2030년 80% 충전에 5분

전기차 확대의 최대 걸림돌은 충전시간이다. 내연기관의 경우 2~3분이면 연료주입이 끝나지만 전기차는 80~100% 충전까지 최소 수십분에서 1시간이상 걸리기도 한다. 때문에 더 빠른 속도로 배터리를 충전하기 위한 기술 개발이 속속 이뤄지고 있다.

초급속 충전시스템에선 크로아티아의 슈퍼 전기차 회사 리막의 기술을 도입한 현대차와 포르쉐가 가장 앞서 있다.

현대차그룹은 현대차 ‘아이오닉 5’와 ‘아이오닉 6’, 기아 ‘EV6’가 단 18분 만에 배터리 용량 10%에서 80%까지 충전 가능하다고 밝히고 있고, 포르쉐는 ‘타이칸’이 5%에서 80%까지 22분 정도 걸린다고 얘기하고 있다.

벤츠 EQE도 급속 충전시 배터리 잔량 10%에서 80%까지 충전하는 데 아직 32분이 걸린다. 전기차 판매 1위인 테슬라도 아직 현대차나 포르쉐 수준의 기술을 확보하지 못했다. 4680 배터리를 탑재한 최신 ‘모델Y’는 0%에서 80%까지 충전에 32분이 소요된다.

우리 정부는 초급속 80% 충전 기준으로 현재 18분 수준인 충전 속도를 오는 2030년까지 5분으로 줄이기로 했다.

전기차 충전플랫폼 기업 차지인의 최영석 대표는 “충전속도가 높아질수록 전력설비와 충전기 등의 비용이 높아져서 수익성이 떨어지는 단점이 있다”면서 “충전속도는 검의 양날과 같은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배동진 기자 djbae@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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