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적 대박 행진’ 통신 3사, 소비자 혜택은 ‘…’

김종우 기자 kjongwoo@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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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산 영업이익 4조 원 돌파 예상
5G 가입자 증가로 ARPU 성장
2년 연속 호실적 속 배당 잔치
혁신 서비스, 2년 째 감감무소식
LTE 차별화 ‘진짜 5G’ 어디에

통신 3사의 합산 영업이익이 1, 2분기에 이어 3분기에도 1조 원을 돌파했다. 사진은 이동 통신 3사의 로고. 연합뉴스 통신 3사의 합산 영업이익이 1, 2분기에 이어 3분기에도 1조 원을 돌파했다. 사진은 이동 통신 3사의 로고. 연합뉴스

통신 3사가 올해도 합산 영업이익 4조 원 돌파에 성공할 전망이다. 11년 만에 합산 영업이익 4조 원 돌파 기록을 세웠던 지난해에 이어 2년 연속 ‘호실적 행진’이다. 통신 3사는 ‘실적 연동형 배당’ 정책으로 ‘배당 잔치’도 계속하고 있다.

그러나 정작 소비자 혜택은 개선이 더딘 모습이다. 연말 발표될 예정인 ‘청년·어르신 맞춤형 요금제’에 대해서도 통신사 이익에 영향을 주지 않을 것이라는 예상이 지배적이다. 5G가 처음 등장할 때 약속했던 ‘혁신 서비스’의 등장에 대해서도 5.5G, 혹은 6G 시대가 열려야 가능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5G가 이끄는 통신 3사 실적 행진

각사 실적발표 자료에 따르면 통신 3사 3분기 합산 영업이익은 1조 2036억 원을 기록했다. 1분기(1조 3202억 원)와 2분기(1조 1672억 원)에 이어 3개 분기 연속 1조 원을 넘어섰다. 증권가에선 통신 3사의 올해 합산 영업이익을 4조 3000억 원 정도로 예상한다. 지난해 4조 원을 넘긴 이후 2년 연속 4조 원을 넘기게 되는 셈이다.

호실적이 이어지면서 통신 3사는 ‘주주 환원’ 정책을 강조하고 있다. 증권가에서도 “실적 개선이 주주 환원으로 연결될 것”(대신증권)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실제로 통신 3사는 지난해보다 배당금이 늘어나면서 ‘배당 잔치’가 이어지고 있다. 통신 3사의 실적행진을 견인하는 요인은 5G다. ‘고가 요금제’인 5G 가입자가 꾸준히 증가하며 통신 3사의 가입자당매출(ARPU) 성장이 계속되고 있다. “일반적으로 5G 가입자는 LTE 가입자 대비 ARPU가 1.4배 이상 높다”는 분석(신한투자증권)도 나왔다.

5G 가입자 비율은 올 연말 SK텔레콤 58%, KT 62%, LG유플러스 54%에 달할 전망이다.

■힘 못 쓰는 정책 요금제

5G 가입자 증가율이 점차 둔화하고 있지만 통신 3사의 설비투자도 감소하면서 이익 증가가 계속되는 모습이다. 통신 3사의 설비투자는 2019년을 정점으로 점차 하락세를 보인다. 통신 3사의 설비투자에 대해선 내년에도 감소세가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이 때문에 “마케팅비, 설비투자(CapEx) 부담 완화에 따른 (통신 3사의) 수익성 개선 그림은 (내년에도) 여전히 유효하다”는 분석(신한투자증권)이 나오고 있다.

특히 ‘진짜 5G’ 논란이 여전한 28㎓ 대역 투자와 관련해선 “매우 제한적 수준에서 이뤄질 전망”이라는 분석(유안타증권)이 나온다. 정부가 28㎓ 5G ‘특화망’ 정책에 집중하면서 일반 가입자를 위한 28㎓ 5G 지원 이동전화 단말기는 아직도 국내에 출시되지 않고 있다.

정부가 소비자 편익 확대를 위해 밀어붙인 ‘5G 중간요금제’가 소비자들의 외면을 받는 가운데 올 연말 출시되는 ‘청년·어르신 전용 요금제’에 대해서도 효과가 없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청년 맞춤형 5G 요금제도 신규 ‘요금제’인 만큼 전체 ARPU를 출렁이게 할만한 부정적인 영향은 없을 것”이라는 게 증권가(신한투자증권)의 예상이다.

■‘진짜 5G’는 어디에

5G에 대해선 “국내에 도입된 지 2년이 지났지만, LTE와 차별성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도심 지역에서의 다운로드 속도 이외에 LTE 대비 나아진 게 없어서다. ‘진짜 5G’ 논란은 이제 핸드폰 단말기가 아닌 5G 사물인터넷(IoT)으로 넘어가는 모습이다. 소비자들이 체감하는 ‘혁신’은 5G를 이용한 사물인터넷, 자율주행차, AI, 빅데이터, 가상현실(VR) 등의 서비스가 시작된 이후에나 가능하다는 분석에서다.

그러나 사물인터넷 중심의 5.5G(5G Advanced) 기술은 2025년에나 상용화될 전망이다. 이 때문에 “5G 서비스에 실망한 투자가들이 6G 이야기를 꺼내고 있다”는 말도 나온다. “6G야말로 혁신적인 네트워크가 될 것이란 기대감” 때문이다. 결국 통신사에게 ‘확실한 돈벌이’를 안겨주는 것 이외에 ‘혁신 서비스’가 없는 5G의 현실은 앞으로도 2~3년간 계속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 나온다.



김종우 기자 kjongwoo@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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