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놀이·학습기능 더한 복합문화공간
첨단 기술·콘텐츠 접목한 미래형 놀이터
현재 17곳,내년 상반기까지 47곳 추가
휴관일·운영 시간 달라 사전 확인 필수

지난해 9월 첫선을 보인 부산 미래형 공공 놀이터 ‘들락날락’은 현재 17곳이 개관했으며 내년 상반기까지 47곳이 추가로 문을 열 예정이다. 어린이들과 가족을 위한 독서와 놀이, 학습 공간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들락날락 1호인 ‘부산시청 들락날락’ 전경. 부산시 제공

모래판이 깔려 있고 그네, 시소, 미끄럼틀 등의 놀이기구들이 있는 그 옛날 놀이터. 동네마다 하나쯤 있던 놀이터들은 도시 개발로, 소음과 유해 환경 등을 이유로 대부분 사라졌다. 재개발로 곳곳에 들어선 아파트 단지 내 놀이터는 입주민들에게만 허용돼 아쉽다. 모든 아이들에게 문이 활짝 열린 놀이터가 부족한 시대다.

놀이 공간에 대한 아이들의 갈증을 해소해 줄 놀이터가 부산 곳곳에 문을 열고 있다는 반가운 소식을 들린다. 지난해 9월부터 시작해 벌써 17곳이 문을 열었다. 내년 상반기까지만 해도 47곳이 추가로 개관할 예정이라고 하니 늘어나는 속도가 빠르다. 부산의 미래형 공공 놀이터이자, 새로운 어린이 복합문화공간인 ‘들락날락’을 소개한다.

부산 미래형 공공 놀이터 ‘들락날락’ 로고. 어린이를 중심으로, 성별·나이에 구애 없이 누구나 찾을 수 있는 공간이라는 의미를 담았다. 부산시 제공

부산시청 들락날락에 있는 도서관. 곡선과 원으로 공간을 디자인했다. 자연스러운 동선으로 이동 편의를 높이고 시각적으로 편안함을 준다.

부산시청 들락날락에 있는 텐트. ‘혼자만의 공간’ 감성으로 책을 읽을 수 있어 아이들에게 인기다.

VR 체험공간과 영어존. 영어존에서는 원어민이 태플릿을 활용해 다양한 영어 놀이 활동을 진행한다.

한 어린이가 부산시청 들락날락 VR 체험공간에서 직접 VR 체험을 해 보고 있다. 부산시 제공

부산시청 들락날락 영어존에서 진행되는 영어 놀이 프로그램. 부산시 제공

■첨단 기술 접목한 신개념 공공 놀이터

부산시청에 지난해 9월 개관한 부산시청 들락날락. 1층에 있던 카페와 만남의 공간 등을 리모델링해 992㎡의 널찍한 공간이 작은 도서관, 미디어아트 전시관, 3D 동화체험관, LED 미디어월, VR체험공간, 프로그램실 등으로 채워졌다. 곡선과 원으로 공간을 디자인하고 구분해, 자연스러운 동선으로 이동 편의를 높이고 시각적으로 편안함을 준다.

작은 도서관에는 어린이와 부모가 읽을 수 있는 책 1만 권이 비치돼 있다. 크고 작은 책상과 의자가 놓여 있고, ‘혼자만의 공간’ 감성으로 누워서 책을 읽을 수 있는 텐트 2개도 있는데, 아이들에게 단연 인기다. 이곳의 핫플레이스는 총 길이 18m의 몰입형 디지털 체험 공간인 미디어아트 전시관이다. 전시관 벽면은 오후 1시부터 6시까지 빈센트 반 고흐, 클로드 모네, 구스타프 클림트의 미술 작품과 자연을 주제로 한 현대 미술 작품 등으로 화려하게 물든다. 3D 동화체험관에서는 메타버스 세상이 펼쳐진다. 어린이들은 동화 구연 선생님과 함께 동화체험관 속에 펼쳐지는 ‘세상에서 가장 큰 도서관’과 ‘4차원 공룡세계 탈출 대작전’ 이야기 속으로 들어간다. 6~10세 어린이가 대상이며, 1회당 8명 이내로 참여할 수 있다. 단체는 수요일, 개인은 토·일요일 온라인 사전 예약을 통해 참여할 수 있다. 수요일은 하루 3회, 토·일요일은 하루 4회 진행된다.

부산시청 들락날락은 다양한 학습 프로그램도 운영 중이다. 프로그램실과 영어존에서는 블록 코딩과 스토리텔링·액티비티 등 영어·디지털 강좌가 열린다. 부산시청 들락날락 홈페이지에서 ‘신청 예약’에 들어가 참가 신청을 하면 된다. 제한된 인원 수에 인기도 많아 서둘러 신청해야 한다. 이 밖에도 태플릿으로 AR책을 읽고, VR 체험도 할 수 있다. 안내 로봇 ‘클로이’도 볼 수 있다. 클로이는 사진 촬영을 해 주고 사진을 메일이나 스마트폰으로 보내 준다.

망미작은도서관 들락날락은 옛 수영구 구민정보화교육장을 리모델링해 지난해 12월 개관했다. 218㎡의 공간이 어린이 도서관과 그림놀이터, 상상놀이터, 미디어숲, VR어드벤처, 상상탐구실 등으로 꾸며졌다. 그림놀이터에서는 아이들이 색칠한 그림을 스캐너에 올리면 화면에 그림이 나타나 움직인다. 인터랙티브 체험 공간인 상상놀이터는 화면에 나타난 자연, 동물과 상호 작용하며 놀 수 있는 공간이다. 미디어숲에서는 벽면에 미디어아트(세계 명화, 자연, 드론쇼 등의 주제)가 펼쳐지고 아름다운 음악이 어우러진다. 망미작은도서관 들락날락에서는 스피드 스태킹, 지오보드 만들기, 종이꽃 만들기, 탁구공 계란 놀이 등 놀이 교구를 활용한 신체 놀이 프로그램도 운영 중이다. 수영구청 홈페이지에서 ‘통합 예약’으로 들어가 도서관 문화강좌 프로그램 일정을 확인하고 예약하면 된다.

부산시청 들락날락 3D 동화체험관에서 어린이들이 체험 활동을 하고 있다. 부산시 제공

부산시청 들락날락 미디어아트 전시관. 전시관 벽면은 오후 1시부터 6시까지 빈센트 반 고흐, 클로드 모네, 구스타프 클림트의 미술 작품과 자연을 주제로 한 현대 미술 작품 등으로 화려하게 물든다.

부산시청 들락날락 미디어아트 전시관. 부산시 제공

■교육 프로그램 확대로 학습 기회 넓힌다

부산시는 현재 15분 생활권 내에 들락날락을 잇따라 조성해 개관하고 있다. 어린이 도서관이나 다양한 놀이 시설을 갖추고, 디지털 교육·체험, 영어 학습 등이 가능한 복합문화공간을 지향한다. 들락날락은 어린이를 중심으로, 성별·나이에 구애 없이 누구나 찾을 수 있는 공간이라는 의미를 담았다. 시는 부산 지역 모든 어린이와 시민들에게 접근성을 높이기 위해 2026년까지 200곳, 2030년까지는 300곳으로 늘린다는 목표다. 들락날락 조성 공간은 기존 시와 구·군 청사, 산하 기관, 공공 시설 등을 활용하고 있다. 공기업이나 공공 도서관, 민간 기업 등으로부터도 공간을 제공받고 있다.

현재 개관한 들락날락 17곳은 공통점도 있지만, 특화된 콘텐츠와 시설로 차별화도 꾀하고 있다. 대부분의 들락날락에 도서관이 있지만, 없는 곳도 있다. 도서관이 있더라도 도서 대출이 아직 불가능해 열람만 가능한 곳도 있다. 대출은 공공도서관 책이음 회원에 가입한 경우에만 가능하다.

들락날락 조성 사업을 담당하는 부산시 창조교육과 옥진화 주무관은 “다양한 콘텐츠와 차별화된 놀이 시설, 학습의 기회를 경험하고 싶다면 부산시청 들락날락, 서구 구덕문화공원 내 숲속놀이터 들락날락, 사하구 회화나무작은도서관 들락날락 등 규모가 크고, 특화 시설과 프로그램이 많은 곳을 추천한다”고 말했다.

들락날락은 앞으로 더욱 다양한 특화 프로그램을 선보일 예정이다. 인공지능 영어 학습 콘텐츠, 초등학교 음악·미술·체육 과목과 연계한 AR 콘텐츠, 번개맨과 AR을 이용해 쓰레기를 분리 수거하는 콘텐츠 등을 체험·학습할 수 있는 ‘EBS랑 놀자’ 학습존을 설치한다. 문화·예술 교육, 아동·부모 상담, 코딩·메타버스 디지털 교육, 독서 토론·놀이, 재활용 교육 등 교육 공간으로 기능도 확대한다.

들락날락은 각각 휴관일과 운영 시간이 다르다. 부산시청 들락날락은 공휴일과 국가가 정한 임시 휴일을 제외하고 모두 개방한다. 이번 달에는 석가탄신일인 27일과 대체 공휴일인 29일 휴관한다. 평일은 오전 9시부터 오후 7시까지, 주말은 오전 10시부터 오후 6시까지 연다. 찾고 싶은 들락날락이 있다면, 각 들락날락 홈페이지나 구청 홈페이지를 통해, 또는 전화로 휴관일과 운영 시간을 미리 알아보고 방문하면 좋다.

망미작은도서관 들락날락 입구. 옛 수영구 구민정보화교육장을 리모델링해 지난해 12월 개관했다.

수영구 망미작은도서관 들락날락의 몰입형 미디어 전시관인 미디어숲. 세계 명화와 자연, 드론쇼를 주제로 한 미디어아트가 음악과 어우러져 환상적인 공간으로 변한다.

수영구 망미작은도서관 들락날락에 비치돼 있는 어린이 서적들.

이대성 기자 nmaker@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