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언론 “우크라 대반격 개시”… 러 점령지 일부 탈환

김형 기자 moon@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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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YT 등 미군 분석가 인용 보도
군사위성으로 군 활동 증가 감지
젤렌스키 “기다린 소식 들었다”
러 “남부 전선 대규모 공격 저지”

5일(현지 시간) 우크라이나 병사들이 군사작전 지역인 도네츠크주 바흐무트에서 장갑차를 타고 이동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5일(현지 시간) 우크라이나 병사들이 군사작전 지역인 도네츠크주 바흐무트에서 장갑차를 타고 이동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우크라이나가 ‘대반격’을 개시했는지 불확실한 가운데 우크라이나가 사실상 대반격을 시작했다는 분석이 미국에서 나왔다. 실제 러시아가 장악한 동남부 전선에서 연일 격전이 벌어지는 등 전쟁이 새로운 국면을 맞고 있다.


우크라이나를 지원하는 미국 내부에서는 대반격 징후가 나타났다고 평가하고 있다. 미국 뉴욕타임스(NYT)는 미국 관리들이 군사위성으로 우크라이나군 활동이 증가한 것을 적외선으로 감지한 자료를 토대로 대반격이 시작된 것으로 보고 있다고 전했다.

미군 분석가들은 우크라이나군이 러시아군의 위치와 전력을 평가하기 위해 초기 진격을 하는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이는 미국이 우크라이나군에 훈련시킨 전통적인 전술로, 러시아군 약점을 파악하기 위해 이러한 활동이 며칠간 계속될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가들은 내다봤다.

미국 워싱턴포스트(WP)도 “미 관리들은 우크라이나의 대반격이 진행 중인 것으로 보고 있다”면서 우크라이나군이 기갑부대를 적진에 침투시키는 전통적 작전과 다르게 서방에서 훈련받은 현대 기동전이나 러시아 본토 내 사보타주, 공작 활동 등 새로운 방식을 전개할 수 있다고 판단한다.


우크라이나 도네츠크주 클리시우카 인근 전선에서 군사용 차량이 파괴돼 연기가 피어오르고 있다. AP연합뉴스 우크라이나 도네츠크주 클리시우카 인근 전선에서 군사용 차량이 파괴돼 연기가 피어오르고 있다. AP연합뉴스

미 전문가의 분석대로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접경지에서는 연일 대규모 공세 소식이 이어지고 있다.

영국 로이터통신과 러시아 타스통신 등에 따르면 러시아 국방부는 6일(현지 시간) 텔레그램을 통해 우크라이나 남부 도네츠크주에서 우크라이나군의 또 다른 대규모 공격을 저지했다고 밝혔다. 러시아 국방부는 이날 우크라이나군 병력의 총 손실은 1500명이 넘으며, 탱크 28대와 장갑차 109대를 파괴했다고 밝혔다. 앞서 러시아 국방부는 우크라이나군이 지난 4일(현지 시간) 도네츠크주 5개 전선에서 6개 기계화 대대와 2개 전차 대대를 동원해 대규모 공세를 시작했지만 러시아군이 이를 저지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우크라이나군 대변인은 5일 러시아 국방부 발표에 대해 “우리는 그러한 정보가 없고 어떤 종류의 가짜에 대해서도 논평하지 않는다”고 반박하면서도 일부 지역에서 공세적 행동으로 전환했다고 인정했다.

미국 CNN, 영국 BBC 방송 등에 따르면 한나 말랴르 우크라이나 국방부 차관은 5일 텔레그램을 통해 “군이 동부 전선에서 공격을 수행하고 있고, 바흐무트 주변에서 여러 방향으로 전진했다”고 밝혔다. 말랴르 차관은 바흐무트 북부 오리호보-바실리우카 정착지와 파라스코우이우카에서 200∼1600m, 남서부 이바니우스케와 클리쉬우카 주변에서 100∼700m 일대를 각각 탈환했으며, 러시아군은 방어 태세를 취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우크라이나군 공세가 여러 방향으로 진행되고 있다”면서 “오늘은 우리 군대에 성공적인 날”이라고 자평했다.

이에 대해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이날 야간 화상 연설에서 “군이 기다리던 소식을 전했다”며 “모든 전사에게 감사하다”고 격려했다. 바흐무트는 지난 수개월간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의 최대 격전지였으나, 러시아군은 지난달 초 이 지역을 완전히 점령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우크라이나는 바흐무트 주변을 지키면서 탈환을 다짐하고 있었다.

한편 우크라이나 국경과 인접한 러시아 본토에서는 블라디미르 푸틴 정권에 반대하는 친우크라이나 성향 러시아 민병대가 연일 포격에 나서고 있다. 독일 dpa통신에 따르면 ‘러시아 의용군단’(RVC)은 5일(현지 시간) 러시아 서남부 벨고로드 지역의 노바야 타볼잔카 마을을 차지했다고 주장했다. 다른 친우크라이나 단체인 ‘러시아자유군단’(FRL)을 이끄는 일리야 포노마레프(전 러시아 하원의원)는 국경에서 약 6.5km 떨어진 셰베키노 마을에서 FRL이 활동하고 있으며 이 마을을 점령해 유지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밝혔다.


김형 기자 moon@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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