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현병 치료 중단 땐 80% 이상 재발…‘가족 역할’ 중요

김동주 기자 nicedj@busan.com
부산닷컴 기사퍼가기

[닥터큐 전문의를 만나다] 가나병원
증상 심해질수록 치료 거부…가족의 개입 필요
환자 증상 이해와 투약 관리 등 ‘돌봄 교육’ 필수

가나병원 서민효 정신건강의학과 진료과장이 조현병 가족 교육을 하고 있다. 가나병원 제공 가나병원 서민효 정신건강의학과 진료과장이 조현병 가족 교육을 하고 있다. 가나병원 제공

조현병은 비교적 이른 나이에 발병하고, 망상, 환청, 이상행동, 음성증상, 사회기능 저하 등 정신기능 이상 증상이 다양하게 나타난다. 발병 후 지속적인 진료가 이어지지 않으면 80% 이상이 재발하고 만성화되는 뇌질환이다. 인생 전반에 걸쳐 증상이 나타나므로 질병을 포괄적으로 깊이 이해하지 못하면 환자의 가족들은 다양한 문제와 스트레스를 경험하게 된다. 이는 결과적으로 환자의 치료와 재활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므로 재발 위험도가 높아지게 된다. 그래서 가족의 꾸준한 돌봄 역할은 조현병 환자 건강에 중요하게 작용한다.

특히 조현병은 증상 발생 초기에는 환자 스스로 병원을 찾기도 하지만 대개 증상이 심해질수록 치료를 거부한다. 그래서 환자가 자신의 병을 깨닫고 치료의 필요성을 인정하도록 하는 데 가족의 개입과 역할이 중요하다. 또한 발견 즉시 치료하는 것이 회복에 큰 영향을 미치므로 가족의 조기 개입이 있어야 한다. 조현병은 초진 시 80% 이상의 환자가 2~6개월이면 정상 회복을 느끼게 되는데, 이때 치료를 중단하는 경우가 많다. 재발하면 만성화되므로 가족의 꾸준한 지지가 필요하다.

조현병은 다른 병에서 느낄 수 없는 좌절, 죄책감, 부끄러움, 슬픔 등을 느끼는데, 가족들이 이러한 심리적 고통을 이해하지 못하는 경우가 있다.

가나병원 서민효 정신건강의학과 진료과장은 “의료 상담과 당사자 단체의 지원을 받으면 환자의 어려운 감정을 극복하는 데 도움이 된다”며 “조현병이라는 의외의 상황에 환자를 특별한 존재로 대하는 경우가 있는데, 공감하는 자세를 갖되 과민반응이나 과잉보호, 과잉 간섭을 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러한 것들을 배우고 능동적으로 대처하기 위해서 가족 교육이 필요하다. 환자의 증상 변화를 가족도 이해할 수 있도록 하고 꾸준히 투약이 이뤄지도록 한다. 환자에 대한 부정적인 태도는 환자로 하여금 부정적 태도를 갖게 하므로 긍정적 태도를 갖도록 한다. 또한 수면 상태, 초조, 의심이나 공포, 일상생활 문제, 환청 등 재발 신호가 발생하면 즉시 병원에 방문하도록 한다.

가족교육은 단일 가족을 대상으로 하는 단일 가족 교육과, 가족 집단을 대상으로 하는 집단 가족 교육이 있다. 집단 가족 교육의 첫 번째 단계에서는 병에 대한 지식을 습득하고 재발을 방지하도록 하며, 사회‧직업적 재활을 촉진한다. 두 번째 단계에서는 환자와 가족을 좀 더 광범위한 사회적 지지망에 편입하도록 해 사회적 지지와 치료적 관찰을 지속해 유지할 수 있도록 한다. 사회적 지지가 강화될 때 환자의 치료 순응도가 향상되고 정신병리가 개선되며, 재발 기간과 재입원이 감소했다는 것이 연구에 의해 증명됐다.

서민효 진료과장은 “낮은 수가로 인해 정신의료기관은 전담 인력을 배치하기 어려워 가족 교육을 제공하지 않거나, 대안적으로 입원이나 개인 면담 시 가족 교육을 하기도 한다”며 “아쉽게도 지속적으로 효과적인 교육 프로그램을 제공하는 곳이 많지 않지만, 정신장애인 가족협회의 지원을 받아 가족 교육을 하는 기관이 늘고 있다”고 말했다.


김동주 기자 nicedj@busan.com

당신을 위한 AI 추천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