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션 뷰] 월드엑스포와 글로벌 ODA 도시 부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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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영수 부경대 총장

부산, 해양수산 공적개발원조 활발
빈곤국 수산 발전·식량난 해소 기여
개도국 마음 얻어 엑스포 유치해야
세계 인재 양성 중심도시 우뚝 서길

2030부산월드엑스포(세계박람회) 유치를 위한 총력전이 펼쳐지고 있다. 정부와 부산시뿐만 아니라 산업계 등 민간에서도 다양한 유치 노력이 이어지고 있다. 유치에 도전하는 경쟁국은 사우디아라비아, 이탈리아, 우크라이나 등이다. 월드엑스포 개최지는 오는 11월 말 프랑스 파리에서 열리는 국제박람회기구(BIE) 정기총회에서 179개 회원국 투표로 정해질 예정이다. BIE 회원국의 3분의 2가량은 개발도상국이다. 따라서 이들 국가와 우호적인 관계를 형성해 마음을 얻는 것이 엑스포 유치에 무엇보다 중요하다.

지난달 29일 우리 정부 주최로 BIE 10개 회원국이 포함된 태평양 도서 17개국의 정상 및 장관이 참여한 ‘2030한·태평양 도서군 정상회의’가 열렸다. 이 회의에서는 기후변화 대응, 해양, 무역 및 투자, 안보, 관광 등 분야에서 한국과의 협력 강화와 상호 외교 인프라를 확대하기 위한 선언문을 채택했다. 이를 통해 우리나라의 공적개발원조(ODA)를 확대해 경제개발 성공 노하우를 공유하고 전문가 양성을 지원하는 등 협력적인 외교 관계로 나아가는 계기를 마련했다. 특히 이 회의 참여 국가들은 부산의 엑스포 유치 신청을 환영하거나 직접 지지 의사를 밝히기도 했다.


이같이 우리가 태평양 도서 국가 등 개도국과 우호적인 관계를 형성한 것에는 해양수산 분야의 장기적인 ODA 노력이 자리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2000년대 이후 태평양 도서와 아시아, 아프리카의 다양한 개도국을 대상으로 해양수산 ODA를 통해 수산 인프라 구축과 어업인 교육, 수산기술 이전, 전문 인재 양성 등의 사업을 활발하게 전개하고 있다. 한국의 해양수산 ODA 사업 규모는 2014년 27억 원에서 2022년 144억 원, 올해 287억 원 규모로 대폭 늘어났다. 올 사업은 세계 해양강국의 위상에 걸맞는 국제사회 기여와 부산엑스포 유치 지원을 위해 지난해보다 배 정도나 증가한 대규모 예산을 편성해 외교 역량을 강화한 게 특징적이다.

현재 개도국을 중심으로 한 빈곤과 식량 부족 문제가 전 세계의 이슈로 대두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수산업은 개도국이 식량난과 빈곤을 해소하는 데 기여도가 큰 산업일 뿐 아니라 국내총생산(GDP)의 높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어 매우 중요하다. 개도국들은 선진국들의 축적된 산업 발전 경험과 기술을 전수받는 교육이 절실한 실정이다.

유엔식량농업기구(FAO)에 따르면 2020년 세계 기아인구는 약 8억 1000만 명으로 추정되고, 기아인구는 매년 1000만 명씩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또 유엔세계식량계획(WFP)은 기온 상승, 가뭄 등 기후변화로 농·축·수산업에 생계를 의지하고 있는 국가와 인구가 심각한 타격을 입을 것으로 전망한다. 이 때문에 유엔의 지속가능개발목표(SDGs)는 ‘지속가능한 개발을 위해 바다와 해양 자원을 보존하고, 지속가능하게 이용하는 것’을 제시하고 국제적인 협력을 촉구하고 있다. 앞으로 개도국에게는 기후변화, 환경 오염, 자원 고갈 등 다양한 문제 속에서 지속가능한 개발이 가능한 기술 전수와 인재 교육이 매우 중요한 상황인 것이다.

이런 점에서 오래전부터 ODA로 수많은 개도국과 깊은 인연을 이어 온 부산은 글로벌 해양수산 인재 양성 도시라고 할 수 있겠다. 국립부경대는 2005년 해양수산 ODA 수행을 위한 해외어업협력센터를 발족한 뒤 한국국제협력단(KOICA·코이카)과 연계해 매년 아시아, 아프리카, 오세아니아, 중남미, 중동 등지 국가의 해양수산 공무원과 전문가를 연수생으로 초청해 선진 수산과학 기술과 전문 지식을 전수하고 있다. 연수생들은 부산에서 체험하며 습득한 각종 전문 지식을 자국에서 활용하며 산업 발전에 공헌하고 있다. 부경대는 현재까지 글로벌수산대학원 국제수산과학협동과정(KOICA 석사학위 연수과정)을 통해 총 46개국, 204명의 석사학위 졸업자를 배출하는 성과를 거두었다. 이들은 고국으로 돌아가 해양수산 분야 전문가로 활동하는 한편 우리나라의 중요한 협력 파트너로서도 인연을 이어 오고 있다.

향후 부산은 2030월드엑스포 유치를 뛰어넘어 글로벌 해양수산 인재 양성 중심도시의 역할을 하면서 세계 속에 더욱 우뚝 서야 할 것이다. 지금도 많은 개도국에서 한국의 해양수산 분야 선진 기술과 산업 발전 노하우를 전수받기를 희망하고 있다. 한국은 원조를 받던 가난한 나라에서 공여국과 선진국으로 전환한 세계 유일의 국가이다. 우리가 가진 고도의 경제개발과 성장 경험은 전 세계 국가들에게 희망적인 벤치마킹의 대상이 되고 있다. 부산이 이를 바탕으로 2030월드엑스포를 반드시 유치해 엑스포의 주제인 ‘세계의 대전환, 더 나은 미래를 향한 항해’를 시작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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