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름뿐인 상권’ 진주 로데오거리, 부활 신호도 ‘까마득’

김현우 기자 khw82@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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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때 전국 명성 불구 시민 외면
차 없는 거리 불법주정차 빼곡
보도 곳곳 해지고 흉물로 변해
시 “환경개선 예산 아직 검토 중”

‘차 없는 거리’ 경남 진주시 로데오거리에 불법주정차된 차량들이 즐비하다. ‘차 없는 거리’ 경남 진주시 로데오거리에 불법주정차된 차량들이 즐비하다.

서부경남 대표 상권이자 ‘차 없는 거리’로 지정돼 있는 경남 진주시 로데오거리가 이름 뿐인 상권으로 전락하고 있다. 보도 노후화는 물론 불법주정차까지 넘쳐나면서 사람들의 외면을 받고 있다.


진주 로데오거리 상인회 등에 따르면 해당 위치에 상권이 형성된 건 1950년대부터다. 원래는 전통시장 배후 상권 정도였지만 고층건물과 영화권, 브랜드 옷가게 등이 잇따라 들어서면서 사람들이 모이기 시작했고 1990년대 초중반부터는 전국적인 상권으로 유명세를 떨쳤다. 진주시는 사람들이 꾸준히 몰리자 2001년 해당 상권을 ‘차 없는 거리’로 고시했고, 오전 10시부터 오후 10시까지 차량 통행을 제한했다. 또 2005년에는 패션 거리를 뜻하는 ‘로데오거리’로 명칭을 바꿨다.

하지만 20여 년이 지난 현재 로데오거리를 가보면 차 없는 거리라는 명칭이 무색할 정도로 불법주정차가 판을 치고 있다. 평일 낮에는 거리를 걷는 사람보다 불법주정차된 차가 더 많을 정도다. 상권이 침체기를 겪고 있는 데다 주차공간까지 부족하다 보니 불법주정차를 어느 정도 허용하고 있는 것인데, 결과적으로는 상인들이나 이용객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만들고 있는 실정이다.

진주 로데오거리의 한 상인은 “이게 차 없는 거리가 맞는지 모르겠다. 이렇게 시간이 지나면 모두가 다 불법주정차를 하게 될 것이고 결국 이용객들은 로데오거리를 걷기 싫어하게 될 것이다. 좀 더 적극적인 대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진주 로데오거리가 직면한 또 하나의 문제는 노후화된 보도다.

시는 2012년, 약 20억 원의 사업비를 투입해 전선 지중화사업을 비롯해 하수관거 정비사업, 보도 포장까지 모두 마무리했다. 당시엔 최신 공법을 사용해 새단장했지만 이후 11년 동안 개선작업이 이뤄지질 않았다. 차가 다니는 아스콘 도로는 일반적으로 2~3년이면 노후화돼 새로 정비하는데, 이름 뿐인 차 없는 거리는 10년 넘도록 개선이 이뤄지지 않은 것이다.

그 결과 거리 곳곳의 아스콘이 갈라지고 해져 흉물처럼 변했다. 비가 내리면 아스콘 알갱이들이 빗물을 타고 굴러다닐 정도다. 특히 벌어진 틈새가 꽤 넓어 굽이 높은 구두로는 걷기 힘들다는 지적이 오래 전부터 계속됐다.

홍혁 진주 로데오거리 상인회장은 “다른 유명 상권들은 차량 통행을 막고 거리 자체를 공원화하고 있다. 하지만 진주 로데오거리는 오래된 거리라는 느낌이 강하다. 현재 공실이 많고 주차공간도 부족하지만, 일단 사람들이 찾아올 수 있는 환경부터 만들어져야 한다”고 말했다.

최근 민원이 이어지자 진주시도 로데오거리 환경 개선 검토에 들어갔다. 보도 개선과 불법주정차 등 문제점에 대해 인식하고 상인들의 의견을 듣고 있는 상황이다.

시는 이르면 내년 관련 예산을 편성해 개선에 들어갈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진주시 관계자는 “아직 검토 중이지만 로데오거리에 문제가 많고 개선해야 한다는 점은 공감하고 있다. 도시재생 차원에서도 반드시 필요한 부분이라고 생각한다. 일단 예산을 확보하는데 집중할 생각”이라고 설명했다.

글·사진=김현우 기자 khw82@busan.com


김현우 기자 khw82@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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