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도심서 차량 총격·에콰도르 무차별 난사… 슬픈 ‘아버지날’

김형 기자 moon@busan.com
부산닷컴 기사퍼가기

미 18일 전후 최소 12명 희생
유명 관광지서 차량 간 총질
브라질 학교서 20대 졸업생 난사
10대 여학생 숨지고 남학생 중태

19일(현지 시간) 총기 사고가 발생한 브라질 파라나주 캄베의 한 공립 중고등학교에서 군경이 경계근무를 서고 있다 EPA연합뉴스 19일(현지 시간) 총기 사고가 발생한 브라질 파라나주 캄베의 한 공립 중고등학교에서 군경이 경계근무를 서고 있다 EPA연합뉴스

최근 전 세계 곳곳에서 총격 사건이 발생해 수십 명의 사상자가 발생했다. 미국 도심에서는 영화에서나 나올 법한 차량 간 총격전이 벌어졌으며 에콰도르 남부 최대 도시에서는 갱단으로 추정되는 괴한들이 지나가는 시민들에게 무차별적으로 총을 쏘았다. 특히 학교에서 총격 사건이 자주 발생하는 브라질에서는 이번에 또 다시 학교 내 총격 사건이 발생해 충격을 주고 있다.

미국에서는 지난 16~18일 3일간 10여 곳에서 총격이 발생해 최소 12명이 목숨을 잃었고 약 100명이 다친 것으로 집계됐다고 CBS 방송이 19일(현지 시간) 보도했다. 샌프란시스코에서는 지난 18일 오후 6시 48분 ‘피어39’ 바로 맞은편 비치 앤 스톡턴 도로에서 총격 사건이 발생했다. 흰색 승용차와 검은색 SUV 등 두 대의 차량이 서로를 향해 총알 수십 발을 쏘아대 6명이 부상했다. 피어39는 연안에 있는 쇼핑센터로 샌프란시스코에서 유명한 관광명소 중 한 곳이다.


이 총격으로 차 안에 있던 두 명이 부상을 당했으며 이 중 한 명은 크게 다쳤다고 경찰은 밝혔다. 주변에 있던 나들이객 3명도 유리 파편에 맞아 다쳤고 또 다른 10세 소녀는 이들 차에 치여 다치는 등 모두 6명이 다쳤다 이날은 일요일인 데다가 ‘아버지의 날’이어서 가족 단위 나들이객들이 많았다.

앞서 18일 새벽에는 일리노이주 윌로브룩의 한 쇼핑가 주차장에서 총격 사건으로 1명이 숨지고 23명이 다쳤다.

남미에서는 에콰도르 최대 도시 한복판에서 괴한들이 시민을 향해 무차별 총기를 난사해 10대 청소년을 포함해 6명이 숨졌다.

19일 에콰도르 일간 엘우니베르소 등에 따르면 이날 자정께 과야스주 주도인 과야킬의 과스모 지역에서 검은색 차량과 오토바이 등을 타고 온 사람들이 ‘아버지의 날’을 기념해 주택가 골목에 모여 있던 주민들을 향해 무차별 총격을 했다.

총에 맞은 주민 중에서 15세 청소년을 포함해 6명이 숨지고 임신부 등 6명이 다친 것으로 나타났다. 경찰은 현장에서 130여 개의 탄피를 수거했다고 밝혔다. 경찰은 이번 사건을 영역 다툼을 벌이는 갱단의 소행으로 보고 있다.

과야킬은 태평양에 접한 항구 도시로 최근 유럽과 미국으로 향하는 마약 밀매 루트로 악용되면서 카르텔과 연관된 각종 강력 사건이 끊이지 않고 있다. 지난 14일에는 거리를 걷던 한 학생이 오토바이를 탄 괴한의 총에 맞아 숨졌다. 에콰도르 경찰에 따르면 올해 과야킬 평균 살인사건 발생 건수가 지난 11일 기준 하루 6.4건에 이른다. 이는 지난해 하루 4.2건보다 늘어난 수치다.

브라질 남부의 한 학교에서는 졸업생이 모교 교내에서 총격을 가해 이 학교 재학생 1명이 숨졌다.

19일 오글로부와 G1 브라질 등 현지 매체에 따르면 이날 오전 9시 20분 파라나주 캄베에 있는 한 공립 중고등학교에서 이 학교 졸업생이 “성적증명서가 필요하다”며 안으로 들어온 뒤 갑자기 총을 쏘기 시작했다. 그의 총에 맞은 16세 여학생이 그 자리에서 숨졌다. 다른 남학생 1명은 머리에 총을 맞아 인근 대도시에 있는 대학 병원으로 이송됐으나 심각한 상태다.

총격범은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에 의해 현장에서 붙잡혔다. 범인은 21세로 이 학교 졸업생으로 확인됐다.

최근 브라질에서는 교육기관 내 강력 사건이 빈번하게 보고되고 있다. 지난 4월에는 산타카타리나주 블루메나우 한 사립 어린이집(한국의 유치원 개념)에 침입한 25세 남성이 흉기를 마구 휘둘러 원생 4명이 숨지고 5명이 다쳤다. 지난 3월에도 상파울루의 한 학교에서 10대 학생이 흉기로 교사 1명을 숨지게 하고 학생 등 4명을 다치게 했다. 브라질에서 가장 치명적인 교내 살인 사건은 2011년에 발생했다. 당시 리우데자네이루 교외에 있는 초등학교에서 남성이 총기를 난사해 12명의 어린이를 살해한 후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김형 기자 moon@busan.com

당신을 위한 AI 추천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