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은 거꾸로 간다] 긍정적 노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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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의수 신라대 사회복지학과 교수

‘Ageing is cool!(나이 드는 것은 멋진 일이다!)’

최근 몇 년 동안 서구 사회에서 노화를 바라보는 시각이 달라지고 있다. 바로 ‘긍정적 노화(Positive Ageing)’의 관점이다. 노화란 삶보다는 죽음에 가까운 단계이며, 노인은 활력을 잃은 존재라는 기존의 편견을 넘어서야 한다는 개념이다. 오히려 나이 든다는 것이 전체 삶에 있어서 긍정적이고 생산적인 경험이 될 수 있다는 새로운 시각이 등장한 것이다. 이러한 생각은 미국과 유럽에서 지난 10년 동안 크게 확산되고 있으며 특히 고령친화적인 도시와 공동체를 목표로 삼은 지역에서 긍정적 노화라는 새로운 운동으로 진행 중이다.

긍정적 노화란 나이 들면서 축적한 삶의 풍부한 경험과 관용같은 정신적인 성숙을 최대한 활용할 수 있는 노년의 삶의 강점을 강조한다. 삶의 후기 단계에서 성장, 성취, 웰빙 등의 잠재력을 강조하는 것으로서 노화에 대한 부정적 고정관념이나 가정을 벗어나 낙관적이고 노인의 역량 증진에 중점을 두는 입장이다. 긍정적 노화의 담론은 낙관성과 같은 변화에 대한 적응력과 수용적 태도뿐 아니라 본인과 함께 공동체도 바꾸는 노인의 적극적인 참여, 노인을 포함하여 모든 세대가 함께 행복한 지역사회를 만드는 전략까지 포괄한다.

긍정 노화론은 비록 긍정심리학에 큰 영향을 받았지만 단순히 태도나 개인적 특성에 한정되는 것은 아니다. 댄 뷔트너(Dan Buettner)는 2005년 내셔널 지오그래픽에서 세계적 장수지역인 블루존을 제시했다. 오키나와(일본), 사르데냐(이탈리아), 니코야(코스타리카), 이카리아(그리스), 캘리포니아 로마린다(미국) 등이다. 이들 지역민의 행복한 장수비결로 개인들의 긍정적인 태도뿐만 아니라 긍정적 노화를 지지할 수 있는 공동체와 환경이 매우 중요하다는 것이다.

긍정 노화의 국가전략은 이미 다양한 나라에서 진행 중이다. 아일랜드는 2015년 아예 ‘건강하고 긍정적인 고령화 선도계획’을 마련하여 긍정 노화를 국가전략으로 적극 실천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아직 노화를 부정적인 것으로 보고 노인을 사멸의 길에 들어선 이로 보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초고령사회로의 진입을 목전에 두고 우리가 더 많이 만나게 될 노인들을 성숙한 지혜와 다양한 가능성을 가진 존재로 인식해야 한다. 노인 스스로도 자신의 삶을 긍정적으로 바라볼 수 있는 용기가 필요하고 공동체는 노인의 행복 역량이 적극 발휘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야 한다.

“당신이 노인이 되었기 때문에 웃음을 멈춘 것이 아니라, 더 이상 웃지 않기 때문에 노인이 된다.” 성장기의 고통을 해학의 문학으로 완성한 조지 버나드 쇼의 이 말은 긍정적 노화를 되새기는 좋은 격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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