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국제금융진흥원장에 이명호… 논란 딛고 쇄신 나설까

이은철 기자 euncheol@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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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원기관 총회 만장일치 의결
거대 조직 예탁원 이끈 경험
진흥원 무용론 불식 최대 과제
대대적인 조직 개편 나서야

이명호(사진) 전 한국예탁결제원 사장이 27일 부산국제금융진흥원 신임 사장으로 확정됐다. 부산국제금융진흥원 무용론과 함께 공공기관 퇴직자 일자리 챙겨주기 등 각종 논란을 털고 부산 금융중심지 싱크탱크로 쇄신에 성공할지 관심이 집중된다.

부산국제금융진흥원은 이날 부산 남구 부산국제금융센터(BIFC)에서 사원기관 총회를 열고 이 전 사장을 신임 원장으로 선출했다. 사원기관 총회 복수의 참석자에 따르면, 만장일치 분위기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 전 사장은 공직유관단체 임원 출신으로 공직자윤리위원회의 취업 승인 절차를 거친 후 정식으로 원장에 취임할 예정이다. 부산국제금융진흥원 관계자는 “글로벌 금융중심지인 런던에서 경제·금융 담당 참사관으로 근무하면서 런던의 금융시장을 분석한 경험과 현지 네트워크를 활용해 부산금융중심지 육성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이 전 사장은 1년 매출액 3000억 원, 총 직원 500명이 넘는 거대 조직인 예탁결제원을 이끈 경험이 있지만 어깨는 무겁기만하다. 부산국제금융진흥원이 출범 3년을 맞이하지만 당초 설립 취지인 국제금융도시 발전과 금융산업 육성 전략 수립에 있어 제대로 된 역할을 못 하고 있다는 것이 지금까지의 냉정한 평가다. 이에 지역사회에서는 대대적 조직 개편과 쇄신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분출해왔다.

여기다 새롭게 수립된 부산 금융중심지 기본 계획에 맞춘 새로운 비전을 제시해야 하는 당면 과제도 놓여있다. 앞서 정부는 지난 21일 제6차 금융중심지 기본계획을 통해 부산 금융중심지 육성 전략으로 금융 인프라 및 금융 생태계 강화, 해양특화금융 활성화, 디지털금융 역량 강화 등을 내놓은 바 있다.

특히 이 전 사장 개인에게 달린 공공기관 퇴직자라는 꼬리표를 털어내는 것도 필요하다. 부산국제금융진흥원 측은 이 전 사장에 대해 ‘국제협력업무에 정통하다’고 평가하지만 1대 김종화 원장에 이어 2대인 이 전 사장까지 공공기관 퇴직자가 연이어 원장에 취임하면서 지역의 시선이 곱지만은 않은 상황이다. 지역 금융권 관계자는 “이 전 사장이 가진 역량을 얼마나 발휘하느냐에 지역 사회는 물론 금융권도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며 “시민들이 가진 여러 우려를 불식시키기 위해서는 조직의 전면 개편은 물론 이 전 사장 또한 개혁 의지를 적극적으로 보일 필요가 있다”이라고 강조했다.

이 전 사장은 서울대 법대 83학번으로, 행정고시 33회로 공직에 입문했다. 금융위원회 자본시장과장, 구조개선정책관, 외교부 소속 주영국한국대사관 참사관, 주인도네시아한국대사관 공사 겸 총영사 등을 거쳐 예탁결제원 사장을 지냈다.


이은철 기자 euncheol@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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