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리아 리포트] 외신 “한국, 젊음 선물 받았다”… 나이 중시 위계 문화 바뀔까?

김형 기자 moon@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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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디언 등 ‘만 나이 통일법’ 조명
도입 배경·한국인 반응 보도
“나이로 인한 혼란 줄어들 것”
연령 중시하는 사회 바뀔지 관심

주요 외신들은 지난달 28일 한국이 도입한 ‘만 나이 통일법’에 큰 관심을 가지고 도입 배경, 한국 국민 반응 등을 자세히 보도했다. 시내 한 편의점에서 직원이 진열된 담배를 정리하고 있다. 연합뉴스 주요 외신들은 지난달 28일 한국이 도입한 ‘만 나이 통일법’에 큰 관심을 가지고 도입 배경, 한국 국민 반응 등을 자세히 보도했다. 시내 한 편의점에서 직원이 진열된 담배를 정리하고 있다. 연합뉴스

‘한국 정부가 국민에게 젊음을 선물했다.’

지난달 28일 한국의 ‘만 나이 통일법’ 시행으로 한국인들이 1~2세 어려지자 주요 외신은 ‘부러움 반, 흥미로움 반’ 시선으로 만 나이 통일법을 집중 조명했다. 일부 외신은 만 나이 통일법과 도입 배경을 자세히 소개했으며 또 다른 외신은 나이상으로 젊어진 한국인의 반응을 생생하게 전달했다. 특히 한국 내 나이에 따른 위계질서 문화가 어느 정도 타파될지에도 관심을 가졌다.

■하룻밤 새 1~2세 어려진 한국인

영국 가디언과 BBC, 미국 뉴욕타임스 등 주요 외신은 만 나이 통일법을 통해 한국인이 1~2살 어려진다는 점을 부각했다. 또 한국의 기존 나이 계산법 탓에 건강, 노동 등 분야에 일부 혼란이 있었다며 만 나이 통일법 도입 취지를 자세히 설명했다.

가디언은 지난달 28일 ‘한국은 시간을 되돌리고 국민들을 젊게 만들었다. 저도 가입시켜 주세요’라는 제하의 제목에서 “누군가가 당신의 나이를 2년 줄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했다고 상상해 봐라. 당신이라면 덤벼들겠지”라며 “한국 정부는 시민들에게 젊음이라는 선물을 주었고 그들 모두를 하룻밤 사이에 1~2세 더 젊게 만들었다”고 보도했다. 또 잉글랜드 토트넘의 손흥민, 스코틀랜드 셀틱의 오현규 등 한국인 축구 스타가 소속된 구단의 연고지 언론들도 이들이 공식적으로 어려진다는 내용의 기사를 잇따라 보도했다.

BBC는 이날 ‘한국인들, 나이를 세는 새로운 법에 따라 더 젊어진다’는 기사에서 한국의 기존 나이 계산법을 자세히 소개했다. BBC는 “한국은 사람이 태어나자마자 한 살로 간주하고 자궁 속의 시간을 재는 전통적 나이 계산 제도를 폐지했다”고 보도했다. BBC는 그동안 한국의 기존 나이 계산법은 사람이 태어나자마자 한 살이 되고 1월 1일에는 무조건 1년을 얻는 시스템이다. 이로 인해 12월 31일에 태어난 아기는 다음 날에는 두 살이 된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전했다.

뉴욕타임스는 이날 ‘하룻밤 사이에 더 젊어진 일부 한국인들’의 제하의 기사에서 “그동안 한국식 나이 계산법은 건강, 노동 등 특정 분야에서 한국 국민을 혼란스럽게 했다. 만 나이 통일법은 이러한 혼란을 줄일 것으로 보인다”고 만 나이 통일법의 도입 배경을 설명했다.

■어린 나이 생일 다시 맞아 기뻐

주요 외신은 만 나이 통일법 적용 이후 나이 변화에 대한 한국인의 기뻐하는 모습에 대해서도 기사의 많은 부분을 할애했다. 미국 CBS뉴스는 27세 직장인과 19세 학생을 각각 인터뷰해 지난달 28일 보도했다. 직장인은 기사에서 “내년에 한국 나이로 30세가 되어야 하는데 이 새로운 나이 시스템 덕에 두 살 더 젊어졌다”며 “점점 젊어지고 있다는 것을 느끼는 것은 매우 훌륭하다. 올해 더 어린 나이에 생일을 다시 한 번 축하할 수 있어 너무 기쁘다”고 말했다. 또 학생은 “영국에 유학을 갈 계획이다. 이제 한국도 국제 나이 시스템을 채택해 굳이 한국 나이에 대해 설명할 필요가 없다”며 “만 나이 통일법으로 음주가 금지될까봐 걱정했는데 지금은 술을 마실 수 있어 안심이 된다. 다시 십대로 돌아와 행복하다”고 말했다.

또 BBC의 인터뷰에 응한 한 한국인은 “두 살 더 어려져 좋다. 제 생일은 12월에 있어 항상 한국 나이 시스템이 저를 실제 나이보다 사회적으로 더 늙게 만들고 있다고 느껴왔다”고 말했다.

■‘나이 중시’ 한국 위계 문화 타파?

주요 외신은 만 나이 통일법이 ‘나이가 들수록 사회적 계층이 높다’는 한국의 위계 문화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에 주목했다.

BBC는 지난달 28일 콘텐츠 제작자의 인터뷰를 통해 “일부 사람들은 이 변화가 한국의 위계 문화를 타파하는 데 도움이 되기를 바라고 있다. 한국 사람들의 행동에는 잠재 의식적인 연령층이 있다. 이것은 나이에 따른 복잡한 언어 체계에서도 명백하다. 한국의 기존 나이 계산법 폐지와 국제 표준의 도입이 과거 오래된 유물들을 제거하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카타르 알자지라는 지난달 28일 ‘왜 한국인들은 갑자기 젊어졌을까요’라는 제하의 기사에서 “한국에서는 누군가가 나이에 따라 사회적 계층에서 우월성을 주장하는 것은 매우 흔한 일이다. 나이가 들수록 더 존경을 받는다. 한국에서 나이는 한 사람의 상대적인 사회적 지위에 영향을 미치고 다른 사람들을 위해 어떤 호칭과 존댓말을 사용해야 하는지를 지시한다”며 “이 때문에 한국에서 사람의 나이를 모른 채 의사소통을 하는 것은 어렵다. 그래서 한국인들은 보통 그들이 몇 살인지 정확히 말한다. 그러나 만 나이 통일법의 도입으로 특정 학년의 모든 사람들이 같은 나이로 간주돼 존댓말을 사용하지 않고 서로에게 말할 수 있을 것”이라고 보도했다.


김형 기자 moon@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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