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해 NHN 데이터센터 건립, 공사비 갈등에 사실상 무산

이경민 기자 min@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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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HN·HDC현산, 조율 안 돼
“사업성 없다” 포기 의사 통보
협약 파기 기업 횡포 시민 공분

경남도·김해시, 강력 대응 예고
시 “최종 무산되면 전체 취소”

김해 NHN 데이터센터 건립이 사실상 무산됐다. 김해시청 앞 예정 부지에는 잡초만 무성하다. 김해 NHN 데이터센터 건립이 사실상 무산됐다. 김해시청 앞 예정 부지에는 잡초만 무성하다.

NHN클라우드와 HDC현대산업개발이 김해 NHN 데이터센터 공사비를 두고 갈등을 빚으면서 센터 건립 자체가 사실상 무산됐다. 500여 명 일자리 창출과 지역경제 활성화 등을 내세우며 시설 유치에 적극 나섰던 경남도와 김해시는 난감한 처지에 놓였다. 경남도와 김해시는 최종 무산 시 사업 전체 취소를 언급하며 강력 대응을 예고했다.

김해시는 2일 김해 NHN 데이터센터 건립사업의 주체인 NHN클라우드와 파트너 건설사 HDC현대산업개발이 공사비와 사업성 등을 문제 삼아 사업 포기 의사를 전달해왔다고 밝혔다.

앞서 2020년 6월 NHN(주)은 HDC현대산업개발, 경남도, 김해시와 업무협약을 맺고 김해시 부원동 564-1번지 일대에 5290㎡ 규모의 NHN클라우드데이터·R&D센터 건립을 추진해왔다. 지난해부터는 NHN클라우드가 이 사업을 이어받았다. NHN클라우드 측에 따르면 HDC현대산업개발이 전체 사업부지를 매입했고, NHN클라우드는 센터 건물을 설계했다. 향후 NHN클라우드가 공사비를 부담하면 HDC현대산업개발이 건물을 지어 땅과 함께 NHN클라우드에 넘겨주는 것으로 합의가 된 상태였다.

그런데 최근 자재비와 인건비 상승 등으로 HDC현대산업개발이 공사비 인상을 요구했고, NHN이 이를 거부하면서 사달이 난 것으로 알려졌다. NHN클라우드와 HDC현대산업개발의 공사비 이견은 360여억 원인 것으로 알려졌다.

NHN클라우드 관계자는 “단독으로 진행하는 사업이 아니기 때문에 파트너 건설사, 지자체와 협의가 필요하다”며 “시장 환경이 MOU 때와 많이 달라져 건설사가 처음보다 더 큰 비용을 요구한다. 신중하게 논의 중이지만 쉽지 않은 것은 사실이다. 곧 결론이 날 것”이라고 말했다.

당초 데이터센터 준공 시기는 내년이었다. 그동안 여러 가지 변수로 일정이 몇 차례 밀리더니 결국 사업은 원점으로 돌아가는 분위기다. 데이터센터 이외에도 인근 지역에서는 아파트, 공원, 도로 등을 조성하는 도시개발이 진행 중이었다.

경남도와 김해시는 사업의 원활한 추진을 위해 시공을 맡은 HDC현대산업개발에게는 공동주택 건립을, NHN클라우드에게는 경남도와 김해시의 공공데이터를 관리케하는 등의 인센티브를 제공하기로 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김해시 관계자는 “지난달 29일 경남도와 만나 대응책을 논의했다”면서 “당장 사업 포기 의사를 받아들이기보다는 7월 중순께 한 번 더 이들과 접촉해 결론을 낼 것”이라고 전했다.

시는 그동안 NHN 데이터센터가 건립되면 시민을 포함한 경남도민을 중심으로 IT 연구개발 인력 500명 이상을 신규로 채용하게 될 거라고 주장해왔다. 사업이 무산되면 이에 따른 시민 기대도 물거품이 될 예정이어서 시는 강력하게 대응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게다가 지금까지 추진해왔던 여러 가지 행정조치들을 되돌려야하는 부담도 안게 됐다.

홍태용 김해시장은 지난달 28일 열린 취임 1주년 기념행사를 통해 해당 사업 추진이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을 전했다. 당시 홍 시장은 “현재 두 기업을 설득·중재하고 있다”며 “데이터센터 건립이 무산되면 해당 구역 전체 사업을 취소할 것이다”고 강조했다.

한편 NHN클라우드는 경남도, 김해시와의 협약 이행이 매끄럽지 않은 상황에서 얼마 전 강원도 원주시와 다른 업무협약을 맺은 것으로 알려져 공분을 사기도 했다. 이에 NHN클라우드 측은 “최근 원주시 관련 보도는 데이터센터 건립이 아니라 클라우드 전환 협력·디지털헬스케어서비스연구개발 MOU이다. 이번 건과는 전혀 다른 사안”이라고 해명했다.

글·사진=이경민 기자 min@busan.com


이경민 기자 min@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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