핵 재앙 위기 자포리자 원전 IAEA "위험 요소 확인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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접근 막혀 조사 수행하지 못해
우크라·러 "서로 공격 음모" 주장

미국 위성기업인 플래닛 랩스가 제공한 자포리자 원전 사진. AP연합뉴스 미국 위성기업인 플래닛 랩스가 제공한 자포리자 원전 사진. AP연합뉴스

국제원자력기구(IAEA)는 핵 위기설이 제기된 자포리자 원자력발전소 지붕 등을 직접 확인하기 위해서는 IAEA 접근을 확대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우크라이나와 러시아가 서로 자포리자 원전을 폭파하거나 공격할 음모를 꾸미고 있다는 의혹을 제기하면서 핵 재앙 우려가 커지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5일(현지 시간) CNN, AFP통신에 따르면 IAEA는 자포리자 원전에 정말로 폭발물 등 위험 요소가 있는지 확인해야 한다면서 이 원전에 대한 접근권 확대를 요청했다. 앞서 IAEA는 폭발물이 설치됐다는 의혹이 제기된 자포리자 원전의 3~4번 원자로 지붕 등을 살펴보려 했으나 접근이 막혀 조사를 수행할 수 없었다고 했다. IAEA 라파엘 그로시 사무총장은 이날 성명에서 “이 원전이 위치한 지역에서 군사적 긴장이 증가하고 있는 만큼 우리 전문가들은 현장에서 진실을 확인할 수 있어야 한다”면서 “(전문가의) 독립적, 객관적 보고는 현재 상황을 명확히 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확인되지 않은 주장과 반론이 제기되는 지금과 같은 시기에 이는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IAEA의 이 같은 촉구는 우크라이나와 러시아가 상대방이 자포리자 원전을 공격할 음모를 꾸미고 있다고 주장하는 상황에서 이뤄졌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전날 화상 연설에서 러시아군이 자포리자 원전 지붕에 ‘폭발물과 유사한 물체’를 설치했다고 주장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는 아마 (자포리자) 원전 공격을 모의 실험하기 위한 것”이라면서 “자포리자 원전을 위험하게 하는 건 다른 누구도 아닌 러시아뿐이라는 걸 전 세계가 알고 있다”고 말했다.

단일 시설로는 유럽 최대 규모인 자포리자 원전은 지난해 2월 개전 직후 러시아군에 점령됐다. 원전 주변에서 전투가 끊이지 않은 탓에 방사능 유출 등에 대한 우려가 꾸준히 제기돼왔다. 특히 지난달 인근 카호우카 댐이 원인 불명 폭발로 파괴되면서 원전 안전에 대한 우려가 더욱 커졌다.

젤렌스키 대통령의 화상 연설 이튿날인 5일 러시아는 우크라이나가 자포리자 원전을 겨냥한 사보타주(파괴 공작)를 계획하고 있다고 맞섰다.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기자회견에서 자포리자 원전 상황에 대해 “매우 긴장돼 있다”면서 우크라이나군이 이곳을 겨냥해 사보타주를 가할 가능성이 높고 이는 치명적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고 화살을 날렸다. 자포리자 원전을 중심으로 핵 위기감이 커지자 우크라이나 주재 중국대사관이 자국민들에게 핵사고 대응 지침을 전달했다. 6일 중국신문망 등에 따르면 중국대사관은 전날 위챗 공식 계정을 통해 우크라이나 보건당국이 핵 사고 대응 지침을 발표했다며 자국민들에게 관련 내용을 전달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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