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역대급 태풍, 복구까지 총력 대비로도 모자란다

부산닷컴 기사퍼가기

카눈, 10일 오전 남해안 상륙 북상할 듯
가용 자원 총동원, 피해 최소화 진력해야

제6호 태풍 ‘카눈’이 한반도를 정조준한 듯 북상해 10일 오전 경남 남해안에 상륙할 것으로 예보되면서 전국이 초비상 상태다. 9일 오후 제주 서귀포시 성산읍 삼달리 해안에 강한 파도가 휘몰아치고 있다. 연합뉴스 제6호 태풍 ‘카눈’이 한반도를 정조준한 듯 북상해 10일 오전 경남 남해안에 상륙할 것으로 예보되면서 전국이 초비상 상태다. 9일 오후 제주 서귀포시 성산읍 삼달리 해안에 강한 파도가 휘몰아치고 있다. 연합뉴스

제6호 태풍 ‘카눈’이 한반도를 정조준한 듯 북상해 10일 오전 경남 남해안에 상륙할 것으로 예보되면서 전국이 초비상 상태다. 북상하는 태풍의 길목에 있는 제주도는 배편이 완전히 끊긴 가운데 이미 9일 오후부터 직접 영향권에 들었다. 기상청에 따르면 카눈은 10일 오전 9시께 경남 통영 서쪽 30㎞ 부근 해상으로 접근한 뒤 상륙해 한반도를 수직 관통할 것으로 예보됐다. 우리나라 전역이 하루 동안 완전히 태풍에 갇히는 꼴이어서 어느 때보다 더 피해가 우려된다. 정부도 태풍 위기경보를 최고 단계로 격상해 대응 중이지만, 충분하다고 할 순 없다. 가용 자원을 총동원한 역대 최고 수준으로 대비에 나서야 한다.

카눈 대비를 지나치리만큼 철저히 해야 하는 이유는 이번 태풍의 특이성을 살펴보면 충분히 고개가 끄덕여진다. 카눈은 순간 최대 풍속이 초속 35m로, 등급은 ‘강’이다. 지붕이 날아가고, 기차가 탈선할 정도의 강풍이다. 그런데 한반도 상륙 때 위력이 약해지는 통상적인 경우와 달리 카눈은 오히려 세력이 더 강해질 것이라고 한다. 남해상의 고수온 해역에서 에너지를 보충할 수 있기 때문이다. 거기다 이동 속도 또한 느려서 한반도가 더 오래 카눈의 영향권에 있게 된다. 2002년 5조 원이 넘는 역대 1위의 재산 피해를 냈던 ‘루사’와 비슷한 이동 속도라고 한다. 또다시 이런 엄청난 피해를 겪을 수는 없는 노릇이다.

이미 우리는 지난달 내린 집중호우로 전국에서 47명의 안타까운 목숨을 잃었다. 피해가 집중됐던 경북 예천과 충북 오송 지역은 제대로 된 상황 수습도 아직 이뤄지지 않았다. 이런 마당에 카눈의 북상은 정말 엎친 데 덮친 격이지만,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결국 철저히 대비하는 길밖엔 없다. 정부가 태풍 위기경보 수준을 최고 단계로 올리고, 비상 태세에 돌입한 것은 당연한 수순이다. 지자체의 지하차도, 하천변 등 통제와 산사태에 대비한 연락체계 점검 역시 기본 중 기본이다. 통제와 당부, 지시만으로 정부와 지자체의 할 일이 끝난 건 절대 아니다. 책상머리가 아닌 현장을 발로 뛰면서 직접 상황을 관리해야 한다.

지난달 집중호우 피해나 잼버리 파행과 같은 실책을 반복하지 않으려면 무엇보다 정부의 확실한 컨트롤타워 역할이 필수적이다. 전국 지자체와 빈틈없는 공조 체제 확립으로 카눈의 실시간 피해 상황을 점검하면서 향후 복구까지 총괄적으로 대비해야 한다. 국민은 이제 더는 ‘예고된 재난’, ‘막을 수 있었던 참사’, ‘총체적 부실’과 같은 사후의 허무한 말을 듣고 싶어 하지 않는다. 태풍 카눈이 역대급의 특이한 행로로 불가항력적인 피해가 설혹 발생한다고 해도, 최소한 ‘인재형’ 사고만은 용납할 수 없다. 정부도 이점을 충분히 인식하고 있을 것이다. 정말로 정권의 명운을 건다는 각오로 피해 최소화에 진력해야 한다.


당신을 위한 AI 추천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