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후 13일 아기 바닥에 떨어뜨린 산후조리원…원장 등 금고 6개월

안준영 기자 jyoung@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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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호조무사 자리 비운 사이 85cm 높이서 추락
“외관상 문제 없다” 하루 뒤에서야 부모에 알려
원장은 제때 의료기관에 옮기지 않은 혐의도

생후 13일 아기를 처치대에서 떨어뜨려 다치게 한 혐의로 산후조리원 관계자들이 금고형을 선고 받았다. 사진은 낙상 피해 아기 머리 CT 사진. 낙상 피해 부모 측 제공 생후 13일 아기를 처치대에서 떨어뜨려 다치게 한 혐의로 산후조리원 관계자들이 금고형을 선고 받았다. 사진은 낙상 피해 아기 머리 CT 사진. 낙상 피해 부모 측 제공

생후 13일 된 아기를 처치대에서 떨어뜨려 다치게 한 혐의를 받는 산후조리원 관계자들이 1심에서 금고형을 선고 받았다.

부산지법 서부지원 형사5단독 이은혜 판사는 업무상 과실치상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부산 사하구의 한 산후조리원 원장과 간호사, 간호조무사 등 3명에게 금고 6개월을 각각 선고했다고 10일 밝혔다.

산후조리원 원장에게는 아이를 제때 의료기관에 옮기지 않은 혐의(모자보건법 위반)가 유죄로 인정돼 벌금 500만 원이 추가됐다.

이들은 지난해 11월 28일 사하구의 한 산후조리원에서 생후 13일 된 아기를 높이 85cm의 처치대에서 떨어뜨린 혐의를 받는다. 사건 당시 이 아기를 돌보던 간호조무사는 자리를 비웠고, 그 사이 처치대 위에 혼자 있던 아기가 아래로 떨어졌다.

수사기관에 따르면 조리원 측은 사고 직후 같은 건물 병원의 의사에게 아기를 살펴봐달라고 했고, 외관상 큰 문제가 없다고 진단했다. 조리원은 엑스레이를 찍은 뒤 외부 의료기관에 판독을 의뢰했다.

조리원은 사고 하루 뒤인 29일 엑스레이 검사 결과 골절상 등을 확인해 그제서야 부모에게 사고 사실을 알렸다. 아기는 뒤늦게 대학병원으로 옮겨져 수술을 받았고, 건강을 회복해 퇴원했다. 하지만 아기가 너무 어린 탓에 5살 때까지 추적 검사를 통해 지적 능력 등을 지켜봐야 한다.


이 판사는 “신생아를 처치대에 홀로 눕혀놓고 자리를 이탈해 낙상사고가 발생한 점에서 주의의무 위반 정도가 상당히 무겁다”며 “그런데도 피고인은 즉시 피해자 부모에게 사고 사실을 알리지 않은 채 사고가 발생한 지 하루가 지난 뒤에야 병원으로 이송했다. 산모에게 모유수유를 하게 했음에도 40시간이 지나 알리는 등 범행 후 정황이 좋지 않다”고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한편 이 산후조리원에서는 간호조무사가 생후 19일 된 아기를 학대해 왼쪽 귀를 다치게 한 사건도 발생해 재판이 진행 중이다. 검찰은 아동복지법 위반(아동학대) 등 혐의로 이 간호조무사에게 징역 2년을 구형했고, 1심 선고를 앞두고 있다.


안준영 기자 jyoung@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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