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 위력… 보수동 #BookTok 120만 회 조회

박종호 기자 nleader@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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틱톡, 책방골목 재조명 캠페인
크리에이터 100여 명 직접 체험
정세랑 작가 북토크 등 행사도
“부모님 참고서 사러 다니던 곳”



틱톡이 보수동 책방골목에서 이달 31일까지 #BookTok 팝업 스토어를 운영하고 있다. 틱톡 제공 틱톡이 보수동 책방골목에서 이달 31일까지 #BookTok 팝업 스토어를 운영하고 있다. 틱톡 제공

글로벌 숏폼 동영상 플랫폼인 틱톡이 오는 31일로 지난 석 달간 보수동 책방골목에서 운영해 온 #BookTok(북톡) 팝업 스토어를 마감한다. #BookTok은 틱톡의 책 추천 커뮤니티이자 대표 해시태그다. 서평이나 독후감, 글쓰기 팁, 인기 소설 줄거리 재현 등 독서 관련 콘텐츠 조회수가 2100억 뷰 이상을 기록하고 있는 글로벌 캠페인이다.

틱톡은 지난 석 달간 10개국에서 온 틱톡 크리에이터 100여 명이 보수동 책방골목 체험을 했고 부산시, 보수동 책방골목과 같은 위치태그와 함께 포스팅해 전 세계 커뮤니티에 부산의 매력을 알렸다고 밝혔다. 정재훈 틱톡코리아 운영 총괄은 “지난 3개월간 약 1만 5000명이 북톡 팝업 스토어를 찾았고, #BookTok 팝업 스토어 해시태그 조회수가 120만 회를 넘긴 것으로 집계됐다. 국내외 크리에이터의 책방골목 체험 영상을 통해 틱톡이 역사와 문화가 깃든 보수동 책방골목을 재조명한 것은 의미 있는 일이다. 앞으로도 지역 커뮤니티와 상생할 수 있는 다양한 프로그램을 만들어 가겠다"라고 말했다.

틱톡은 25일 특별프로그램으로 정세랑 작가와 함께 ‘보수동의 역사, 정세랑의 시간’ 북토크를 진행했다. 정 작가는 드라마로도 만들어진 <보건교사 안은영> 등을 썼고, 한국 문학계를 대표하는 젊은 작가로 꼽힌다. 다음은 북토크에 앞서 <부산일보>와 가진 단독 인터뷰의 주요 내용이다.


24일 부산 중구 보수동 아테네학당에서 정세랑 작가의 북토크가 열리고 있다. 24일 부산 중구 보수동 아테네학당에서 정세랑 작가의 북토크가 열리고 있다.

-부산과의 인연이 있다면 소개해 달라.

“외할아버지가 부산에서 교편을 잡았다. 부산은 어머니 고향이고 부모님이 부산대 경영대 캠퍼스 커플이라 제2의 고향처럼 느낀다. 엄마 아빠가 보수동 헌책방에 참고서를 사러 다녔다는 이야기도 들었다. 학생 때는 부산국제영화제를 보러 부산에 자주 왔다. 부산은 매력과 활기로 가득한 곳이라고 생각한다.”

-SF, 판타지 소설 작가로 알려져 있는데 스스로 어떤 작가라고 생각하나.

“다른 문학 작품도 쓰지만 기본적으로는 장르 작가다. ‘반지의 제왕’ 같은 영화를 보고 자라서 그런지 우리 세대 작가는 여러 장르를 자유롭게 오가는 편이다. 한 우물만 파는 작가도 존경하지만 나는 탐색하면서 멀리멀리 다니는 작가 같다. 지난해 말에 나온 역사 미스터리 <설자은, 금성으로 돌아오다>를 계기로 이제는 역사소설을 계속 쓰고 싶다.”

-SF 소설 독자는 많이 늘었는데 왜 한국 SF 영화는 계속 실패하는 것일까.

“스타워즈나 스타트렉 같은 해외의 고전 SF가 이미 다룬 이야기를 영화로 설정해 요즘 관객들에게 잘 맞지 않았던 것 같다. 조금 더 한국적이고, 동시대 한국에서 막 태어나는 이야기를 영화로 만든다면 앞으로 더 좋은 작품이 많이 나올 것이다. 최근 개봉한 ‘외계+인’은 재밌게 봤지만 드라마로 6부작 정도 했으면 훨씬 좋았을 뻔했다. 긴 이야기는 형식이 중요하다.”

-소설 속 아이디어를 어떻게 얻는가.

“아이디어를 얻으려면 긴장 없는 이완의 시간이 중요하다. 멍하게 있는 것처럼 보이더라도, 스마트폰도 보지 않고 완전히 이완하는 시간이 있어야 좋은 아이디어가 떠오른다. 산책이나 버스 타기가 효과적이다. 잠이 중요한데 적어도 7시간은 자야 좋은 아이디어가 떠오른다. 나는 오전 9시부터 12시까지 쓰고 오후에는 글을 고치는 편이다.”

-소설 외에도 틱톡과의 협업처럼 새로운 일에 도전하는 이유는 뭔가.

“애니메이션과 뮤직비디오 텍스트를 썼을 때 나에게 남는 게 있더라. 다른 영역에서 활동하는 분을 만나면 새로운 아이디어를 얻는다. 자주 실패도 하지만 해 보지 못했던 일을 시도해 보는 것을 좋아한다. 나는 언어와 이야기를 통해 모험하는 사람이라고 생각한다. 가능하다면 인터랙티브 스토리도 만들어 보고 싶다.”

-작가를 꿈꾸는 많은 이들에게 조언을 한다면.

“나도 처음에는 책 한 권만 쓸 수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는데, 그 이후로 많은 일을 하게 되었다. 너무 어렵게 여기지 말고 먼저 짧은 이야기를 한 편 완성하고, 점점 긴 이야기도 시도해 보면 좋겠다. 완성의 경험이 중요하다. 계속 고치고만 있으면 힘이 빠진다. 못마땅해도 일단 완성하고 나면 그다음 것을 또 쓰게 된다.”


박종호 기자 nleader@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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