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명 구하는 119 ‘영상통화’… 시민 응급조치 부산서 큰 효과

이우영 기자 verdad@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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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영상 응급처치 지도 1857건
환자 구조하거나 생존율 증가에 일조

부산소방재난본부 종합상황실에서 영상통화로 응급처치 지도를 하는 모습. 부산소방재난본부 제공 부산소방재난본부 종합상황실에서 영상통화로 응급처치 지도를 하는 모습. 부산소방재난본부 제공

부산 해운대해수욕장 인근 거리에 갑자기 사람이 쓰러졌다. 지난 13일 오전 10시 21분 부산소방재난본부 종합상황실에 “달리기 준비 운동을 하던 사람이 쓰러져 의식이 없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119 구급상황센터는 곧장 신고자에게 영상통화를 걸었다. 구급차 도착 전 응급 처치를 지도하기 위해서다. 심정지 환자 상태를 휴대전화 영상으로 전달한 신고자는 지시에 따라 심폐소생술을 해냈다. 달려온 구급대원이 심장전기충격기를 한 번 사용했을 때 환자 심장 박동은 정상으로 돌아왔다.

부산에서 응급처치를 위해 119 영상통화 활용이 증가하는 추세다. 위급한 상황에 신속하게 환자를 구조하거나 생존율을 높이기 위한 조치다. 구급상황관리사들이 초기 조치를 위해 적극적으로 영상통화를 활용한 결과다.

28일 부산소방재난본부에 따르면 지난해 부산에서 영상통화 응급처치 지도는 1857건 있었다. 2022년 853건보다 117.7% 증가한 수치다. 환자 상태는 심정지 515건, 소아경련 439건, 실신 229건, 호흡곤란 85건 순으로 많았다. 환자 상태 분석은 1265건, 심폐소생술 안내는 495건, 기도 폐쇄 응급처치 지도는 22건이었다.

응급처치 동영상을 실시간으로 제공하기도 했다. 지난해 총 377건으로 성인 심폐소생술(CPR) 357건, 성인 하임리히법 11건, 영아 하임리히법 3건, 소아 PCR 3건, 영아 CPR 3건 순이었다.

도랑에 빠진 차량 속 사람들을 구할 때도 영상통화는 활용됐다. 부산소방재난본부는 지난해 10월 3일 “강서구 대저동 한 도랑에 차량이 뒤집힌 채 빠진 상태”라는 신고를 접수했다. 상황실 근무자는 신고자에게 영상통화를 걸어 현장을 확인한 뒤 구조 방법을 안내했다. 신고자는 구급대원 도착 전 뒤집힌 차량 문을 열어 3명을 구조했다. 당시 도랑은 성인 무릎 높이로 물이 찬 상태였다.

소방 당국은 영상통화가 다양한 위급 상황에 결정적인 도움이 된다며 협조를 당부했다. 지난해 영상통화를 거부한 경우는 10건인 것으로 확인됐다. 나머지는 구급대원 현장 도착 658건, 환자 상태 회복 239건, 통신과 연결 장애 37건, 명백한 사망 8건 순이었다.

부산소방재난본부 강호정 종합상황실장은 “영상 응급처치 지도는 신속하고 정확한 응급처치 내용을 신고자에게 전달하는 방법”이라며 “응급 상황에 신고자가 영상 연결에 적극 협조하는 게 응급 환자 생명을 구하는 길”이라고 말했다.


이우영 기자 verdad@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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