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하마스 전쟁서 첫 미군 사망… 미국 “즉각 보복”

권상국 기자 ksk@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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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르단 기지 4곳 드론 공격
미군 3명 숨지고 34명 부상
친이란 민병대 소행으로 추정
미국 정부 “모든 조치 취할 것”
이란 “이번 공격과 무관” 해명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 조직 하마스의 전쟁이 발발한 이후 처음으로 28일(현지시간) 미군 사망자가 발생했다. 미국 정부는 즉각 보복하겠다는 뜻을 밝혀 중동 지역의 긴장이 최고점에 이르렀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이날 성명을 통해 “시리아 국경과 가까운 요르단 북부 미군 주둔지 ‘타워 22’가 전날 밤 무인기(드론)의 공격을 받아 미군 3명이 숨지고 다수가 부상했다”고 밝혔다.

그는 “사실관계를 확인 중이지만 이란이 후원하고 시리아와 이라크에서 활동하는 극단주의 민병대가 공격했다는 것으로 보인다”면서 “우리는 테러와 싸우겠다는 그들(희생 장병)의 신념을 이어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미국은 2021년 ‘테러와의 전쟁’ 공식 종료를 선언한 뒤에도 이라크와 시리아에 병력을 남겨 대테러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이를 상대로 시리아와 이라크의 친이란 무장 단체들은 하마스의 작년 10월 7일 이스라엘 테러 이후 중동에 주둔한 미군을 계속 공격해 왔다. 그전까지는 부상자는 있었지만 사망자가 발생한 적은 없었다.

올해 재선 도전을 앞두고 낮은 지지율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는 바이든 대통령 입장에서는 돌발 악재에 봉착한 만큼 강하게 대처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관측된다. 공화당은 그간 중동에서 제한적 공격을 이어온 바이든 행정부를 비난하며 이란이 지원하는 단체들에 대한 강경 대응을 압박해 온 까닭이다.

실제로 내달 3일 민주당의 대통령 후보 선출을 위한 첫 공식 프라이머리(예비선거)를 앞두고 사우스캐롤라이나를 방문 중인 바이든 대통령은 유세에서도 미군 사망자 애도를 위한 묵념을 제안하며 “우리는 보복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로이드 오스틴 국방장관 역시 이날 별도 성명을 통해 “대통령과 나는 미군에 대한 공격을 용인하지 않을 것”이라면서 “미국과 우리 군대, 국익을 지키기 위해 필요한 모든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천명했다.

현재 미국의 우방인 요르단에는 통상 미군 3000여 명이 주둔 중이다. 요르단 아즈락 공군 기지에 2000여 명의 병력을 주둔하고 있으며, 이번에 공격받은 ‘타워22’에는 시리아 알 탄프 미군 주둔지를 지원하는 특수 작전 부대와 군사 훈련병, 군사요원들이 배치돼 있다.

당초 미 중부사령부는 부상자가 25명이라고 발표했다. 그러나 이후 미 당국자는 “최소 34명에 대해 외상성 뇌 손상 여부를 관찰하고 있다”고 로이터 통신에 전했다. 미군 방어 시스템이 민병대의 드론 공격 요격에 실패한 원인은 아직 전해지지 않고 있다.

한편, 이란의 지원을 받는 이라크 무장 조직 ‘이슬라믹 레지스턴스’는 이날 요르단과 시리아 국경을 따라 미군 기지 여러 곳을 공격했다고 주장했다. ‘이슬라믹 레지스턴스’는 이날 텔레그램 채널에 “이라크에 있는 미국 점령군에게 저항하고 가자지구에서 우리 국민들에 대한 (이스라엘의) 학살에 대응하기 위해 드론 공격을 가했다”고 밝혔다. 이번 공격은 4개 기지를 표적으로 삼았으며, 그중 3곳은 시리아에 있다고 전했다.

반면, 민병대를 지원하고 있다는 의혹을 받는 이란 정부는 주유엔 이란 대표부를 통해 미군 3명의 목숨을 앗아간 요르단 미군 기지 공격에 자국이 관여했다는 의혹을 공식 부인했다.

이날 이란 국영 IRNA 통신은 주유엔 이란 대표부의 성명을 인용해 이란은 이번 공격과 무관하며 이와 관련해 어떠한 역할도 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IRNA 통신은 "주유엔 이란 대표부가 성명을 낸 것은 미 대통령이 이끄는 정부를 비판하는 인사들과 공화당 매파가 시리아 알탄프 기지에 대한 공격을 이란과 관련지으려는 가운데 이뤄진 것"이라고 짚었다.


권상국 기자 ksk@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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