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란드 우유를 반값에… 소비자 마음 직격한 '직수입'

박지훈 기자 lionking@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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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의점 CU 1L 짜리 1800원에
벤더사 건너뛰고 직접 국내로
GS25 직수입 매출 7배 늘어
아사히캔 등 해외 특산품도 인기

물가에 소비자 부담이 늘어나자 유통가가 벤더사 없이 직접 수입해 비용을 줄인 ‘직수입’ 상품 비중을 늘려 가격을 낮추고 있다. 사진은 편의점 CU가 직접 도입한 폴란드산 멸균우유. 편의점 CU 제공 물가에 소비자 부담이 늘어나자 유통가가 벤더사 없이 직접 수입해 비용을 줄인 ‘직수입’ 상품 비중을 늘려 가격을 낮추고 있다. 사진은 편의점 CU가 직접 도입한 폴란드산 멸균우유. 편의점 CU 제공

최근 편의점에서 폴란드산 멸균우유를 국산 우유의 절반 가격에 선보이자 불티나게 팔려 이목을 끌었다.

편의점 CU는 폴란드 우유 제조업체 ‘믈레코비타’의 1L짜리 일반 우유·저지방 우유 2종을 2100원에 판매하고 있다. 특히 2월 한 달 300원 추가 할인 행사를 진행하면 1800원에 구매할 수 있다. 자사에서 판매하는 일반 흰 우유보다 최대 46% 저렴한 셈이다.

파격적인 가격의 비결은 ‘직수입’, 수입 벤더사 없이 직접 수입해 비용을 줄이는 방법으로 고물가에 지친 소비자를 공략할 수 있었다. CU 관계자는 “전 품목에 걸친 가격 인상으로 소비자 부담을 줄일 합리적 가격의 상품 발굴 필요성이 커졌다”며 “지속되는 물가 상승으로 소비자들의 가격 민감도가 높아져 저렴한 제품 선호가 늘었다”고 설명했다.

이처럼 고물가에 소비자 부담이 늘어나자 유통가가 ‘직수입’ 상품을 늘리며 돌파구를 찾고 있다.

30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최근 대형마트와 편의점 등 주요 유통채널은 중간 유통사를 거치지 않고 국내로 직접 들여오면서 가격을 낮추는 전략이다. 품목도 과일부터 멸균우유, 해외 여행 인기 디저트 류까지 다양하다.

실제 편의점 GS25의 지난해 직수입 상품 매출은 3년 전인 2020년과 비교해 7배가량 늘었다. 세부적으로 2021년 239.4%, 2022년 50.6%, 2023년 36.0% 등 급성장했다. GS25는 매년 20~30여 개의 상품을 베트남, 태국, 미국, 독일, 터키 등 20여 나라에서 직접 들여오고 있다. 우선 대형마트는 할당관세를 적용받는 수입 과일의 직소싱을 늘렸다. 설 명절을 앞두고 과일 선물세트도 가격이 크게 오른 사과 배 대신 수입 과일 구성을 확대했다.

이마트는 관세가 인하된 오렌지와 자몽 등 수입 과일을 저렴하게 준비했다. 특히 관세가 기존 50%에서 10%로 낮아진 오렌지는 시세가 오른 귤, 만감류(천혜향·레드향·아스미)에 대한 수요가 대체재로 각광받고 있다. 롯데마트 역시 할당관세를 적용한 미국산 오렌지를 비롯해 직수입한 베트남산 바나나를 한송이 2990원에 연중 판매 중이다. 이는 필리핀산과 비교해 약 70% 수준이다. 가격 인하 목적 외에 해외 여행에서 경험한 ‘인기 아이템’을 추억하는 수요도 직수입의 주요 타겟이다. 코로나 팬데믹 이후 해외 여행이 증가하면서 국내에선 구하기 힘든 해외 인기 상품을 선보여 차별화를 통한 고객의 마음을 사로잡는다는 전략이다.

지난해 품절 대란을 일으킨 ‘아사히생맥주 캔’이 대표적이다. GS25의 경우 일본 홋카이도 지역 특산품인 ‘홋카이도푸딩’을 직접 들여와 출시 2개월 만에 누적 판매 10만 개를 기록하기도 했다.

한편 해외 직수입 외에 국내 산지와의 직거래를 통한 비용 절감 사례도 눈길을 끈다. 편의점 세븐일레븐은 지난달부터 경북 고령의 직거래 딸기를 활용한 ‘베리스윗딸기샌드’를 판매하고 있다.

세븐일레븐 측은 “산지 직거래로 지난해 8월부터 제품에 사용할 딸기 양을 예측하고, 최상급 품질로 확보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박지훈 기자 lionking@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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