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어 있는 봄이 오길 갈망하다

최학림 기자 theos@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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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안나 시집 '은신처에서 내려오는 봄'
낯설기 기법의 모더니즘 시 60편 묶어

정안나 시인의 네 번째 시집 <은신처에서 내려오는 봄>. 작가마을 제공 정안나 시인의 네 번째 시집 <은신처에서 내려오는 봄>. 작가마을 제공

2007년 <시와사상>으로 등단한 정안나 시인이 네 번째 시집 <은신처에서 내려오는 봄>(작가마을)을 냈다. ‘모르는 사람 쳐다보는 듯 쓴다’는 시인의 말처럼 모더니즘의 낯설기 어법으로 쓴 60편이 실렸다.

맨 처음 게재한 ‘장희빈의 시’는 ‘인형에 자신(의 바람)을 토’하는 장희빈을 빌어와 시 쓰기를 은유했다. 밤새 시를 붙드는 시인은 ‘시에 자신을 토하느라 밤의 바늘로 찌르고 뜯’는, ‘믿음의 가장자리를 잡고 자신인지 시인지 찌르고 있’는 장희빈 같은 운명이란다.

시집 제목은 ‘다시힘을내봄’이란 시의 한 구절이다. ‘은신처에서 내려오는 봄’은 숨어있는 봄이 오기를 갈망한다는 뜻을 품고 있다. 봄의 상징은 시의 개화, 삶에 대한 빛나는 눈뜸 등 여럿이다. 이태원법, 부마항쟁 발발일(1979.10.16.)을 시에 가져온 것으로 보아 또한 봄은 사회정치적 진전, 우리 사회의 성숙한 민주화, 상식과 공정이 통하는 사회를 상징한다고 할 수 있다.


최학림 기자 theos@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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