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재 이후 '롤러코스터' 탄 비트코인, 이유는?

김백상 기자 k103@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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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TF 승인 직후 기대감 치솟아
이틀 만에 급락… 투자자 혼란
당분간 상승·하락 반복될 듯

비트코인이 가상자산 시장의 큰 호재라던 비트코인 현물 상장지수펀드(ETF) 승인과 미국 증시 상장 이후 장기간 하락세를 걸었다. 최근 다시 반등을 보이고는 있지만, 기대와 다른 시장의 흐름이 투자자에게 큰 혼란을 야기하기도 했다.

4일 세계 가상자산 시황 사이트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지난달 10일 미 증권거래위원회(SEC)의 현물 ETF 승인 직후 비트코인은 4만 9000달러까지 치솟았다. 국내 가상자산 거래소 업비트와 빗썸 등에선 최고 거래가가 6600만 원을 넘기도 했다.

이는 ETF 승인에 따른 기관들의 비트코인 투자 활성화에 대한 기대감 때문이었다. ETF가 상장되면 가상 자산 투자에 소극적이었던 자산운용사·증권사·은행·연기금 등이 ETF 상품을 사들이며 비트코인 매입을 유도할 것이라는 게 시장의 기대였다.

하지만 승인 이틀 만에 비트코인은 큰 폭으로 떨어졌고, 꾸준히 하락했다. 지난달 23일 전후로 코인마켓캡에선 3만 9000달러 아래로, 국내 가상자산 거래소에선 5300만 원 부근까지 거래가가 떨어졌다. 최고가와 비교하면 2주 만에 20% 가까이 빠진 셈이다. 개미 투자자들 사이에선 ETF 승인 효과는 ‘신기루’였다는 좌절감이 퍼지기도 했다.

예상 밖의 하락세는 개인들의 단순한 차익 실현에서 비롯된 것이 아니었다. 시장점유율 1위인 자산운용사 그레이스케일은 오랫동안 비트코인 신탁 상품을 운영했는데, 여기서 2주 동안 수조 원 규모의 매도 물량이 대거 쏟아졌다. 특히 파산 절차 중인 글로벌 가상자산 거래소 FTX도 보유 중인 그레이스케일 펀드 물량을 거의 전량 처분했다.

여기에 그레이스케일의 ETF 수수료가 상대적으로 비싸, 기관 투자자들이 수수료가 저렴한 블랙록 등 다른 운용사 ETF로 갈아타면서 가격 변동성이 커졌다. 결국 이번 하락세는 비트코인 ETF 상장에 따른 전환기에 벌어진 특수성이 있고, 비트코인 가치의 근본적 변화에 따른 것은 아니라는 평가가 많다.

실제로 지난달 25일 전후로 다시 비트코인 가격은 반등해, 4일 오후 현재 국내에선 5900만 원을 넘어 거래되고 있다. 그레이스케일 매도 물량이 거의 소진된 것이 반등의 이유로 분석된다.

하지만 이 역시 중장기적인 관점일 뿐 단기적으로는 상승과 하락이 반복될 수밖에 없다. 가상자산 전문매체 유투데이는 4일 가상자산 변화 추이 데이터를 근거로 “투자자들이 비트코인을 장기 보유하는 방향으로 전환하는 것으로 간주되며, 이는 비트코인이 자산 클래스로서 성숙해졌다”는 분석을 내놓기도 했다.


김백상 기자 k103@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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