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칼럼] ‘짱구 엄마’ 괴롭힌 대장암 간 전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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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종우 창원한마음병원 간담췌외과 교수

국가암정보센터의 최신 자료(2020년 기준)에 따르면 암 발생률 가운데 위암과 대장암의 순위가 바뀌어 대장암 발생률이 3위를 기록하고 있다. 암 관련 사망률이 높지 않은 갑상선암을 제외한다면 대장암은 폐암에 이어 두 번째로 높은 발병률인 셈이다. 더욱이 한국의 20~40대 대장암 발생률은 세계에서 가장 높은 상황이다.

대장암 환자의 50%이상에서 간 전이가 일어나고 대부분이 이로 인하여 사망하는 것으로 알려진다. 특히 10개 이상 다발성 대장암의 간 전이인 경우엔 항암치료를 받더라도 평균 2년 안에 운명을 달리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대장암의 간 전이로 진단되면 대부분 환자들이 항암치료를 받게 되는데 60~80%는 항암치료로 전이 병변의 크기가 감소한다. 그러나 항암치료를 계속 받다 보면 내성이 생겨서 전이 병변의 크기가 다시 커지는 결과를 가져오고, 약제를 바꾸어 쓰다 보면 전이 병변은 더 커지고 더 이상 처방할 약제가 없는 상황에 이를 수 있다. 그런 상황에서 상담을 오는 환자들은 수술이 불가능한 경우가 대부분이기에 정말 안타깝다. 그러므로 우선적으로 대장암 간 전이의 수술 가능성 여부를 확인해 보는 게 중요하다.

대장암의 간 전이가 10개 이상으로 오른쪽과 왼쪽 간에 퍼져 있는 경우에도 알프스 수술법을 적용하면 모든 병변을 제거할 수 있다. 우선 일차 수술로 좌측에 전이 병변을 모두 제거하고 좌측 간과 우측 간을 분리한 후 우측 간으로 가는 간문맥을 차단한다. 2주 경과 후 모든 병변이 제거된 좌측 간이 충분히 자란 뒤 이차 수술에 들어가 우측 간을 제거하게 된다.

짱구 엄마로 유명한 성우 강희선 씨도 2021년 3월에 서울 대형병원에서 다발성 대장암의 간 전이로 진단받았다. 그는 필자를 찾아와서 대장암 간 전이 17개 병변을 제거하는 알프스 수술을 받고 거의 3년째 건강히 잘 지내고 있다. 2020년 2월 서울 대형병원에서 20개 이상 대장암의 간 전이 병변을 진단받은 56세 남자 환자도 수술받고 4년째 건강히 지내고 있다. 이외에도 제주도를 포함한 우리나라 각지의 대장암 간 전이 환자들이 한마음병원을 찾고 있는데 2023년에만 43명의 환자들이 치료받았다.

대장암의 간 전이는 수술이 가능하다면 수술적으로 제거하는 게 생존율을 높일 수 있다. 하지만 항암 치료를 적절하게 하는 것도 그에 못지않게 중요하다. 선행 항암으로 종양 크기가 감소하면 수술이 가능한지 집도의와 상의하는 것도 꼭 필요하다. 환자를 수면 마취로 안정시키고 정확한 위치 선정하에 고주파 치료로 수술과 병행해서 전이 병변을 제거하는 것도 중요한 치료 수단이라고 할 수 있다. 그리고 전신 항암 치료에 내성이 생긴 환자에게 방사선 동위 원소 색전술 및 간동맥 항암 주입술은 중요한 추가적인 선택지가 될 수 있다. 한마음병원은 이 모든 시스템을 갖추고 대장암의 간 전이 환자들에게 도움이 되려고 최선을 다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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