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이익 부진 BNK금융, 배당금도 510원으로 감소

김준용 기자 jundragon@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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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주친화정책 불구 115원 줄어
충당금 규모 73% 확대도 영향

BNK금융지주의 배당 규모가 축소돼 주주들의 반발을 사고 있다. 지난해 열린 BNK금융지주 정기 주주총회. BNK금융지주 제공 BNK금융지주의 배당 규모가 축소돼 주주들의 반발을 사고 있다. 지난해 열린 BNK금융지주 정기 주주총회. BNK금융지주 제공

BNK금융지주의 주당 배당금이 전년도 보다 감소해 그룹의 주주 친화 정책이 무색해졌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금융당국의 방침에 따라 충당금을 대거 적립했고 수수료 이익 감소 등으로 당기순이익 자체가 줄어든 탓인데, 배당금이 시장 예상치를 하회하면서 주주 친화 선봉에 섰던 지방 지주의 체면을 구겼다는 분석도 나온다.

지난 5일 발표된 BNK금융지주 2023년도 실적 공시에 따르면 BNK금융지주는 1주 당 510원의 배당(중간 배당 100원)과 130억 원 상당의 자사주 매입 후 소각을 진행한다. 하지만 시장의 반응은 냉랭하다. 지난해 결산 배당금 625원에 비해 115원이 감소했고 자사주 소각 규모도 130억 원으로 지난해 230억 원보다 100억 원 가량 감소했기 때문이다.

지난해 BNK금융지주는 지역 금융 지주사 중 처음으로 중간 배당과 함께 자사주를 매입 후 소각하고 개인 주주 대상 기업설명회를 여는 등 주주 친화 드라이브를 걸었다. 이에 따라 이번 실적 공시에서 배당금은 예년을 웃도는 700원 대까지 상승하지 않겠냐는 기대감이 시장에서 새어나오기도 했다.

배당금이 감소한 데는 충당금 증가 등이 가장 큰 원인으로 꼽힌다. 지난해 BNK금융지주의 누적 충당금은 9526억 원을 기록했는데, 지난해 한 해에만 3219억 원을 적립했다. 전년도와 비교해 충당금은 72.9% 늘어났다. 충당금은 통상 금융지주 영업 과정에서 위험 요인에 대비한 일종의 사내유보금이다. 충당금에는 지난해 4분기 부산은행 525억 원, 경남은행 307억 원의 고금리에 따른 상생금융 이자 캐시백 비용이 포함됐다.

BNK금융지주는 지난달 금융위원회 주관 회의 이후 예정 금액보다 충당금 규모를 대폭 늘리는 결정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달 열린 금융위 주관 금융지주 회의 등에서 지방금융지주와 저축은행 등에 금융당국은 충당금 규모 증액을 요청한 것으로 전해졌다. 올해 부동산 부실에 따른 PF 리스크 등을 사전에 대비하는 차원에서 은행 자산을 유지하라는 의미였다. 자연스레 충당금 규모가 이례적으로 폭증하면서 주주 환원 몫이 감소하게 된 것이다.

실적 상 당기순이익이 시장 예상치를 하회한 점도 배당을 늘리는 데 부담감으로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최근 시장분석업체 Fn가이드는 BNK금융의 당기순이익을 7465억 원으로 전년도 대비 555억 원 감소할 것으로 예상했다. 하지만 실제 당기순이익은 6303억 원으로 순이익 감소분은 1439억 원에 달했다. 은행부문에서 경남은행은 2476억 원의 당기순이익을 냈지만 부산은행은 3791억 원으로 전년 대비 16.8% 당기순이익이 감소했다. 비은행부문은 유가증권 관련이익 증가에도 불구하고 수수료 이익 감소 등으로 전년 대비 순이익이 34.2% 감소했다.

배당금이 시장의 기대치를 충족하지 못하면서 은행주를 중심으로 한 저PBR 주 열풍속에 52주 신고가를 기록하며 상승하던 주가에도 제동이 걸렸다. 실적 발표 다음 날인 6일 BNK금융지주 주가는 7500원으로 전날 대비 2.47% 가까이 하락하며 배당 축소에 대한 실망감이 주가에 반영됐다. 앞서 지난달 31일 금융지주 중 가장 먼저 실적을 발표한 하나금융은 총 주주환원율을 32.7%로, 전년 대비 5.3%포인트 끌어올린 주주환원책을 발표하며 최근 주가 상승 동력을 더욱 키운 것과는 대조적이다.

BNK금융지주는 올해는 당기순이익 증가와 함께 배당성향 확대 등 주주환원책을 최우선 경영 과제로 삼겠다는 입장이다. 권재중 재무부문장은 “올해는 수익성을 동반한 자산 확대, 자본효율성 개선 등으로 순이익을 올리고 배당성향 확대, 자사주 매입 소각 등의 적극적인 주주 환원책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김준용 기자 jundragon@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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