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전략·무전술·무대책’ 한계 드러낸 클린스만호, 이대로 북중미 월드컵까지?

이대진 기자 djrhee@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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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안컵 4강 요르단전 0-2 완패
손흥민 황희찬 개인기에만 의존
한 방이 없는 빈약한 공격 전술
김민재 빠져 수비라인 자주 뚫려
클린스만 감독 “사퇴 의사 없다”


클린스만호의 캡틴 손흥민이 6일(현지시간) 카타르 알라이얀 아흐마드 빈 알리 스타디움 열린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4강전 요르단과의 경기가 끝난 뒤 얼굴을 감싸쥔 채 경기장을 나서고 있다. 연합뉴스 클린스만호의 캡틴 손흥민이 6일(현지시간) 카타르 알라이얀 아흐마드 빈 알리 스타디움 열린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4강전 요르단과의 경기가 끝난 뒤 얼굴을 감싸쥔 채 경기장을 나서고 있다. 연합뉴스
한국 축구대표팀의 조규성이 6일(현지시간) 카타르 알라이얀 아흐마드 빈 알리 스타디움 열린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4강전 요르단과의 경기가 끝난 뒤 고개를 숙이며 경기장을 나서고 있다. 연합뉴스 한국 축구대표팀의 조규성이 6일(현지시간) 카타르 알라이얀 아흐마드 빈 알리 스타디움 열린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4강전 요르단과의 경기가 끝난 뒤 고개를 숙이며 경기장을 나서고 있다. 연합뉴스

변명의 여지없는 ‘완벽한 패배’였다. 한국 축구대표팀이 아시안컵 4강에서 요르단에 무릎을 꿇으며, 64년 만의 우승 도전은 허무하게 막을 내렸다.

클린스만호는 손흥민(토트넘)·황희찬(울버햄프턴)·이강인(파리 생제르망)·김민재(뮌헨) 등 빅리그 유럽파를 보유한 역대 최강 전력으로도 아시아 정상 탈환에 실패했다. 스타 선수들의 존재가 외려 독이 됐다.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은 시종일관 이들의 개인 기량에 의존하다 맞춤 전략을 들고나온 상대에 무너졌다.

무전략·무전술이란 비판 속에 책임론이 거세지만 클린스만 감독은 “다음 목표는 2026 월드컵”이라며 사퇴 의사가 없음을 분명히 했다. 이대로라면 월드컵 예선도 험로가 예상된다.

한국 대표팀은 7일(한국시간) 카타르 알라이얀의 아흐마드 빈 알리 스타디움에서 열린 요르단과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준결승전에서 0-2로 완패를 당했다.

앞선 다섯 경기와 마찬가지로 공격 전술이 빈약했다. 최전방 스트라이커 손흥민과 좌우 날개 황희찬·이강인의 개인기에 의존했다. 이들 ‘삼각편대’가 요르단의 거센 압박과 밀집 수비에 막히자, 별다른 방법이 없었다. 90분 동안 단 한 개의 유효슈팅도 기록하지 못할 정도로 처참한 공격력이었다.

특히 세계 최고 무대인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에서 맹활약 중인 손흥민과 황희찬에게 기대를 걸었지만 침묵했다. 둘은 이번 아시안컵에서 단 하나의 필드골도 넣지 못했다. 손흥민은 페널티킥 2골·프리킥 1골, 황희찬은 페널티킥으로만 1골을 기록했다.

수비진도 기둥 김민재가 경고누적으로 빠지면서 속절없이 무너졌다. 후반 8분 박용우, 21분 황인범의 실수를 상대는 놓치지 않았다. 요르단의 공격 듀오 알나이마트와 알타마리가 골망을 갈라 클린스만호를 침몰시켰다. 조별리그 때부터 경계 대상 1·2호였지만 한국 수비진은 효과적으로 제압하지 못했다.

김민재의 부재를 탓하기엔 상대 누수가 더 컸다. 요르단은 주전 선수 2명이 경고누적으로 빠졌지만 구멍을 잘 메꿨다.

이날 패배로 한국 축구는 아시안컵 무관의 세월을 67년으로 늘렸다. 다음 대회는 2027년 1월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열린다. 한국의 마지막 아시안컵 우승은 우리나라에서 열린 1960년 대회. 이제는 67년 만에 정상 탈환에 도전해야 하는 처지가 됐다.

한국 축구는 2002년 한일월드컵 4강, 2012년 런던올림픽 동메달, 아시안게임 역대 최다 우승(6회) 등 눈부신 성과를 거두며 아시아 최강을 자부해왔다. 하지만 아시안컵 앞에만 서면 ‘종이호랑이’ 신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특히 중동의 ‘모래바람’에 여러 차례 발목을 잡혔다. 직전 2019년 아랍에미리트(UAE) 대회 땐 8강에서 카타르에 일격을 당했다. 2007년 동남아 대회에서는 승부차기 끝에 이라크에 져, 결승 진출에 실패했다. 2004년 중국 대회 때는 8강에서 이란, 2000년 레바논 대회에선 사우디와 준결승전에서 무릎을 꿇었다. 이번에도 중동의 복병 요르단에 덜미를 잡혔다.

1호 공약인 ‘아시안컵 우승’ 달성에 실패하며 비판 여론이 거세지만 클린스만 감독은 사퇴 의사가 없음을 분명히 했다. 경기 직후 기자회견에서 ‘계속 감독직을 수행할 것이냐’는 질문에 그는 “나는 어떤 조치도 생각하고 있는 게 없다”며 “한국으로 돌아가 이번 대회를 분석하고, 대한축구협회와 어떤 게 좋았고 좋지 않았는지를 논의해보겠다”고 말했다. 이어 “2년 반 동안 북중미 월드컵을 목표로 팀이 더 발전해야 한다. 매우 어려운 예선도 치러야 해 우리 앞에 쌓인 과제가 많다”며 다음 목표로 2026 북중미 월드컵을 제시했다.

한편, 한국을 꺾고 요르단을 사상 첫 아시안컵 결승에 올려놓은 후세인 아모타 감독은 “솔직히 더 크게 이길 수 있었다”고 흡족해했다. 요르단은 이란-카타르 준결승전 승자와 오는 11일 0시 결승전을 치른다.

6일(현지시간) 카타르 알라이얀 아흐마드 빈 알리 스타디움 열린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4강전 한국과 요르단 경기에서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과 요르단 후세인 아무타 감독이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6일(현지시간) 카타르 알라이얀 아흐마드 빈 알리 스타디움 열린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4강전 한국과 요르단 경기에서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과 요르단 후세인 아무타 감독이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대진 기자 djrhee@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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