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탁구 한·중·일 ‘삼국지 대전’, 이변 새 역사 쓸까

이대진 기자 djrhee@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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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세계탁구선수권 관전포인
최강 중국, 단체전 6연패 도전
세계 2위 일본, 옛 영광 재현 꿈
홈 이점 한국, 극적 반전 노려

세계랭킹 8위 한국의 신유빈. 부산세계탁구선수권 조직위 제공 세계랭킹 8위 한국의 신유빈. 부산세계탁구선수권 조직위 제공
세계랭킹 1위 중국의 순잉샤. 부산세계탁구선수권 조직위 제공 세계랭킹 1위 중국의 순잉샤. 부산세계탁구선수권 조직위 제공
세계랭킹 5위 일본의 하야타 히나. 부산세계탁구선수권 조직위 제공 세계랭킹 5위 일본의 하야타 히나. 부산세계탁구선수권 조직위 제공

오는 2월 16~25일 부산 벡스코에서 열리는 ‘BNK부산은행 2024 부산세계탁구선수권대회’ 여자단체전에서는 한·중·일 ‘삼국지 대전’이 펼쳐질 전망이다. 세계 최강 중국에 맞서 일본과 한국이 강력한 도전자로 나선다.

순잉샤(세계랭킹 1위)·왕이디(2위)·첸멍(3위)·왕만위(4위)·치엔티엔이(7위)로 구성된 중국 여자팀은 우승후보 0순위다. 역대 22차례나 우승했고, 이번 부산 대회에서 6연패에 도전한다.

결승에서 중국에 대적할 가장 유력한 팀은 일본이다. 중국에 이어 국제탁구연맹(ITTF) 팀랭킹 2위인 일본은 자국에서 열린 2014년 도쿄 대회부터, 가장 최근 2022년 청두(중국) 대회까지 4연속 결승에서 중국과 만났다. 매번 고배를 마신 일본은 이번 부산 대회에서 만리장성을 넘어선다는 각오다. 중국 최강자들 속에서 세계 5위까지 상승한 하야타 히나와 함께 동갑내기 라이벌 이토 미마(10위)·히라노 미우(18위) 등 3총사가 건재하다. 여기에 오빠 하리모토 토모카즈 못지않은 천재성으로 주목받는 하리모토 미와(16위), 범실 없는 탁구를 구사하는 키하라 미유우(25위)가 가세했다.

일본은 근래 다른 대회에서 중국탁구를 넘어선 경험이 여러 번 있다. 히라노 미우는 중국 안방에서 열린 2017년 아시아선수권대회 8강·4강·결승에서 딩닝·주위링·첸멍을 모두 꺾고 우승했다. 2020 도쿄올림픽 혼합복식 금메달리스트 이토 미마는 2018년 세계선수권대회 결승전 첫 경기에서 당시 최강자 류스원을 꺾는 이변을 일으켰다.

에이스 하야타 히나도 지난해 항저우아시안게임 단식 4강전에서 왕이디를 꺾었다. 순잉샤에 패해 은메달을 목에 걸었지만, 비 중국출신 선수로는 무려 57년 만에 결승에 진출하며 존재감을 알렸다.

1950~60년대 세계탁구 최강국이었던 일본은 1965년 류블랴나(유고) 대회에서 중국에 밀려 5연속 우승에 실패한 뒤 줄곧 세계정상 자리를 중국에 내줬다.

중국과 일본의 양강 구도 속에 이번 부산 대회에서는 홈 이점을 등에 업은 한국도 도전장을 던진다. 한국 여자팀은 1973년 사라예보(유고) 대회 때 우승후보 일본을 꺾고 한국 구기스포츠 사상 처음으로 세계를 제패했다. 1991년 지바(일본) 대회에선 남북단일팀 ‘코리아’가 중국의 9연패를 저지하며 정상에 올라 전 세계를 감동시켰다.

한국 여자팀은 최근 연이어 국제무대에서 승전보를 올리며 좋은 분위기를 이어가고 있다. 지난해 말 ITTF 혼성월드컵에서 준우승으로 선전한 대표팀은 쌍두마차 신유빈(대한항공·8위)과 전지희(미래에셋증권·23위)가 올해 카타르 도하와 인도 고아에서 치른 WTT 컨텐더 시리즈에서 4차례 우승트로피를 들었다. 지난해 항저우아시안게임에선 21년 만에 금메달도 수확했다.

이번 부산 대회에서 홈 팬들의 열광적인 응원 속에 한국 여자대표팀이 과거 선배들이 넘었던 일본과 중국을 상대로 또 한 번 극적인 승부를 연출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이대진 기자 djrhee@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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